숙면을 돕는 영양제 3총사, 글리신 트립토판 가바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편리한 방법은 영양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일본수면학회 의사이자 아마바리시 클리닉 부원장으로 있는 쓰보다 사토루 박사는 그의 책 『적게 자도 괜찮습니다』(길벗)에서 이것저것 바쁜 일로 신경 쓰기 싫은 사람은, 일단 영양제를 먹어보라고 제안한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아로마 향이나 허브차를 마시면서, 숙면을 유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이 모든 것이 귀찮다면 잠자기 전에 영양제 몇 알을 삼켜보자. 설마 이것도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양제를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잠자기 전에 특정 영양제를 복용하는 방법이 있고, 저녁 식사 때 이 특정 영양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 방법도 있다. 숙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영양소는 아미노산이다. 쓰보다 사토루 박사는 이 중 숙면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3가지 아미노산을 추천하고 있다.




글리신 효과, 3g의 신비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리신(glycine)은 단연 ‘숙면 아미노산’이라 칭함에 부족함이 없다. 분자량이 가장 적고 또 구조도 단순한 글리신은 어떻게 보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한 단백질이다. 다양한 신체 부위에 존재한다. 피부가 좋아지라고 돼지껍데기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은 콜라겐 때문이다. 그 콜라겐을 만드는 아미노산의 3분의 1이 바로 글리신이다. 허파에서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각종 영양소를 분해 저장하는 간의 효소 역시 글리신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글리신이 수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첫째 잠에 빠지는 시간을 단축해 준다. 요새는 스트레스와 더운 날씨로 속히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글리신은 이런 사람들에게도 쉽게 잠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이 잠이 들 때는 심부 온도가 내려가야 한다. 글리신은 혈관을 확장하여 더 빠르게 체온이 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 빠른 수면 진입 효과를 가진다.

둘째, 수면의 질을 높여준다. 글리신을 섭취하면 논렘수면 시간이 늘어난다. 논렘수면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깊은 휴식이 가능하다. 수면중 뇌는 렘수면과 논렘수면을 반복하는데, 꿈꾸는 수면이라 일컬어지는 렘수면은 말이 잠을 자는 것이지 뇌의 기능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진짜 뇌를 쉬게 해주기 위해서는 논렘수면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논렘수면은 진정 뇌가 휴식하고 있는 상태로, 일종의 뇌의 전원을 꺼준 상태와 같다. 우리 몸은 이 때야 비로소 뉴런의 연결이 재배치되고 유지관리가 이루어진다.

특히 글리신을 섭취하면 논렘수면 중 서파수면(slow-wave sleep)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데, 서파수면 상태에서는 성장 호르몬이 더 잘 분비된다.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면 성장과 발육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성숙기에 있는 성인들이라면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피부를 매끈하게 유지시키고 인체의 대사기능을 증진시켜 노화를 예방하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불면증과 우울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

쓰보다 사토루 박사는 최근의 글리신 임상실험 결과를 인용한다. 아무리 잠을 자도 계속 졸리며, 늘 머리가 개운하지 않고 피로가 풀리지 않아 매사에 의욕이 없다던 환자에게 글리신 3g를 섭취하게 했다. 그러자 환자는 다음날 개운한 상태로 깨어날 수 있었고 활력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수면 중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보니 환자는 곧 깊은 수면에 빠졌고, 부자연스럽던 수면의 리듬도 자연스럽게 회복되었다. 이것은 글리신이 뇌의 체내 시계와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사실 글리신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항염증 효과와 해독 기능 때문이다. 글리신은 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형성을 억제하고, 허혈성 심장 질환 예방에 좋으며, 독성 물질과 약물에 의한 간과 신장의 손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안티에이징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글리신은 영양제로 출시되어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 제약회사의 제품은 희귀한 것 같다. 쿠팡이나 아이허브를 통해 해외직구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상품평들을 보면 사람들이 글리신을 찾는 대부분의 이유가 수면개선을 위한 목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게중에는 섭취 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충분한 양을 복용하지 않은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인의 글리신 하루 권장량은 3~5g이다. 그런데 대부분 제품이 1000mg 캡슐 형태로 많이 판매된다. 적어도 하루 3알 이상 섭취해야 하지만 대부분 하루 1알 정도 복용을 한다. 수면의 문제를 갖고 있는 분들은 1000mg 1캡슐을 기준으로 3~5알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글리신은 음식으로 섭취할 수도 있다. 새우나 가리비, 게, 오징어 등 주로 어패류에 글리신이 풍부하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이들 재료를 가지고 해산물 요리를 저녁 식탁에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글리신을 먹는 사람은 핫도그, 소시지, 햄, 베이컨 등의 가공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들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질산나트륨은 글리신의 흡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트립토판, 수면 호르몬의 생산자

숙면에 너무 중요한 영양제라 잠 문제로 한번쯤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트립토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잠이 안온다고 바나나와 따뜻한 우유 한잔을 먹어본 사람들은 그 이유가 바나나와 우유에 많이 들어 있는 트립토판 때문임을 알 것이다.

필수 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Tryptophan)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원료가 된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트립토판을 충분히 섭취하여 세로토닌 생성을 늘리면 어두운 공간에서 그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으로 합성된다. 따라서 트립토판을 낮에 충분히 섭취해 주면 밤에 다량의 멜라토닌 생산을 통해 깊은 잠에 빠질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트립토판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세로토닌 부족으로 이어져,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이 어려워진다. 잠이 들기 어렵고, 잠을 자더라도 깊은 잠에 빠질 수 없는 얕은 잠의 수면 부족 증상을 겪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멜라토닌이 밤에 생성되기 때문에 저녁 식사나 자기 전에 트립토판을 섭취한다. 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잔에 바나나 하나를 먹고 잠을 청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합성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종의 해프닝이다. 멜라토닌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낮 시간에 충분한 양의 세로토닌이 생성되어야 한다. 세로토닌은 햇빛에 매우 민감한 호르몬이므로 적어도 햇빛의 양이 충분한 낮 동안에 그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을 먹어두어야 한다.

트립토판은 아침 공백시간에 먹어두는 것이 가장 좋다. 트립토판은 아미노산이므로 다른 아미노산과 함께 먹어 충돌하면 충분히 뇌 신경에까지 그 영향력이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립토판을 섭취할 때는 과일이나 주스 등의 당분을 함께 섭취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뇌의 출입관리를 인슐린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트립토판과 같은 아미노산이 뇌에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혈액 속에 들어가 인슐린을 분비하여 뇌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해야만 한다.

트립토판의 1일 권장량은 체중 1kg 당 2mg으로서, 체중 60kg이 나가는 성인이라면 대략 120mg를 섭취해야 한다. 일반인이라면 통상 음식을 통해 하루 100mg에서 200mg 가량의 트립토판을 먹고 있기 때문에 필수 아미노산으로서 별도로 섭취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유도하기 위한 트립토판 필요량은 하루 500mg ~ 1000mg에 달한다. 음식섭취만으로는 이 정도 양을 조달하기 어렵다. 영양제 섭취가 필요한 이유이다.

트립토판은 콩류와 바나나 아보카도 등 식물성 식품에도 소량 들어있으나 고기, 계란, 생선, 우유 유제품 등 주로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채식이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특히 부족해지기 쉬우므로 영양제 보충은 필수적이다.

트립토판은 아직 임산부와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어 있지 않으므로, 임신 전후한 산모의 트립토판 섭취에는 주의를 요한다. 그리고 트립토판 영양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우리 몸이 스스로 멜라토닌을 생산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므로 장기 복용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가바(GABA), 심신안정과 숙면을 동시에

GABA(γ-Aminobutyric acid, 감마아미노부티르산)라는 아미노산은 최근 들어 각광받는 영양소이다. 아마 건강에 관심이 있어 현미 채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GABA에 대해 수없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GABA는 포유류의 중추신경계에서 가장 널리 분포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GABA는 마음의 평화와 심신의 안정에 필수적이다. 워낙 하는 일이 많기에 중추신경계 전체 신경전달물질 중에서 30%나 차지하고 있고, 다른 신경전달물질에 비해 200~1,000배나 고농도로 존재한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장기인 뇌, 심장, 신장, 폐 등에 많이 발견된다. 그만큼 우리 몸에 중요한 물질이라는 뜻이다.





GABA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GABA의 주요임무는 뇌의 활동을 늦추는 것이다. 시력, 수면, 근긴장도와 운동 제어에 관여한다. GABA는 신경세포가 극도로 흥분되는 것을 막는다. 뇌의 흥분도를 조절하여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고 불안감을 덜어주며, 근육의 긴장도를 낮춰준다.

GABA가 주는 정신적 안정은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GABA의 항스트레스, 항불안 능력은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다. 또한 GABA는 혈압상승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시력증진과 성장호르몬 분비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GABA는 광범위한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GABA가 부족하면 많은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 GABA 기능장애가 가져 오는 질병과 장애는 매우 다양하다. 자폐증, 조울증, 조현병, 뇌전증, 근육통, 뇌막염과 알츠하이머와 노인성치매, 전두측두엽치매 등의 정신신경 질환뿐만 아니라 크론병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등의 장질환도 생기기 쉽고, 파킨슨병과 헌틴턴병과 같은 신경질환 등도 GABA의 낮은 수치와 연관이 있는 질병들이다.

그런데 이 GABA가 숙면에도 매우 큰 기여를 한다. GABA는 인간의 수면에 밀접한 기관인 뇌와 척수에 특히 많이 분포한다. GABA는 무엇보다 뇌파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을 통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사람들이 GABA를 섭취하면 수면 중에 알파파가 증가되고, 베타파가 감소된다. 알파파는 우리 몸에 이완된 상태를 만들고, 베타파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야기하기 쉽다.



GABA는 뇌 신경계의 흥분을 억제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진정효과를 통해 사람들을 숙면으로 인도한다. GABA를 충분히 섭취하면, 직장이나 학업, 진로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 때문에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편안한 잠자리에 들 수 있다. 특히 고민과 불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사람일수록 GABA 섭취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GABA 수치를 높이는 법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GABA를 높이는 법과 GABA 흡수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우선 음식으로 GABA를 섭취하려면, 유산균이 들어있는 발효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아일랜드 코크 대학 생물학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요구르트와 케피어, 김치, 샤워크라우트와 같은 프로바이오틱 음식들이 우리 몸에서 GABA를 생산하는 박테리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우리 동양인의 입장에서는 현미, 배아미, 조, 피, 보리 등의 잡곡 섭취를 통해 GABA의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현미 중에서도 발아현미는 GABA의 생산량을 특히 높인 것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방식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영양제를 통해 보충하는 방법도 나쁜 방법이 아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표준량은 정해져 있지 않으나 잠들기 전 500mg ~ 1500mg 사이의 양을 섭취하면 부작용 없이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체내 GABA 수치를 저해하는 요소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단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GABA가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GABA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또한 만성소화성 장애와 글루텐 불내성, 당뇨와 같은 질병도 GABA의 수치를 떨어뜨린다. 비타민 B6 결핍과 자가면역반응 역시 신경전달 물질 생산을 방해함으로 GABA 생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일단 GABA를 제대로 섭취하려면 최소한 카페인을 줄이고, 비타민 B6를 필수적으로 먹어주어야 한다.

참고로 운동이 GABA 생성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요가를 통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의 수치가 27%나 증가되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상으로 숙면에 도움이 되는 3가지 영양제, 글리신과 트립토판, GABA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장 좋은 것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지만 업무와 생활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음식 장만 역시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특히 1인 가정이 늘고 있어 매 끼니를 집에서 해결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분들에게 숙면에 도움을 주는 영양 보충제는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깊은 잠을 청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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