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인생의 상징, 잡동사니의 해로움

심하진 않지만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필자는 물건과의 이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사춘기 시절 친구들과 주고 받은 편지와 엽서, 이제는 보지 않는 대학시절 교재들과 영어 카세트 테이프, 이젠 모든 사람들이 이름조차 잊어버린 zip 드라이브 디스켓 등 삶을 무겁게 하고 복잡하게 하는 물건들을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일찍이 잡동사니 처리와 정리정돈에 관한 책들을 많이도 보았다. ‘내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는 모든 물건을 버리라는 곤도 마리에의 글이나, 운명을 개선시켜 준다는 공간 정리의 기술을 담은 각종 풍수인테리어에 대한 책들 또한 섭렵해 보았다. 그러나 물건을 버린다는 것은 나와 같은 어떤 유형의 사람들에겐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된다.

 

최근 삶의 한 형태로서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을 타고 있다. 현대인을 옭아매는 소유의 가치가 아닌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는 삶의 지향점으로서 매우 유익한 삶의 스타일이 분명하다.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인 컴퓨터와 핸드폰을 어린 아이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가장 단순화 시킨 스티브 잡스는 미니멀 라이프의 구루와 같은 존재이다. 삶에 불필요한 것을 너무나 싫어했던 그는 그의 회사 애플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 세계적 갑부가 되었음에도 자신의 집에는 일체의 가구를 들이지 않았고, 그의 모든 옷은 유니폼처럼 검정 터틀넥과 푸른 청바지로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회사에서 행한 회의들은 가장 최소의 인원들만 모인 소규모 회의였다.

 

중국 인구보다 많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제국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 역시 같은 옷만 반복적으로 입는 큐알코드의 대표 명사이다. 그는 페이스 북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 외에 입을 옷을 선택하느라 허비되는 시간조차 아까워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멋스러운 직업인 미국 대통령으로서 연임을 통해 8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오바마가 그의 피부색과 같은 검정 턱시도 한벌로 모든 야외 행사를 때웠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선한 소식이다. 못 믿겠다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 진짜 한 벌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훨씬 부유한 나라이지만 이런 대통령을 갖고 있다는 점이 부럽다 그리고 그런 인물을 존경할 수 있는 국민들이 있다는 것 역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단벌 신사는 청렴하고 고상한 삶을 대변한다기보다는 맵시 없고 비루한 인생을 대표하는 가난함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선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우리 생활 공간의 두 축인 집과 일터의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간의 청결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정리정돈 관련 도서가 이야기 하듯 세상의 모든 청소의 시작은 잡동사니 버리기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공간 정리에 관한 고전, 캐런 킹스턴의 저서 <아무 것도 못 버리는 사람>에서 얘기하는 잡동사니가 일으키는 삶의 문제들에 대해 한번 다뤄 볼까 한다. <아무 것도 못 버리는 사람>은 공간정리에 관해 읽은 수많은 책들 중에서 필자에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다.

 

그렇다면 잡동사니란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1. 피로와 무기력을 가져온다

 

잡동사니는 사람들에게 피로를 가져온다.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왜 잡동사니를 치우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그것을 청소해낼 힘이 없다고 말을 한다. 평소에 청소를 잘 하는 사람들은 그런 대답이 당혹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까짓 것 소매 한번 걷어붙이고 물건들과 한바탕 씨름 한번 치루면 될 것인데 무엇이 그렇게 힘드냐고?

 

그러나 잡동사니에 의해 짓눌려 온 사람들에겐 그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잡동사니 주변으로 오랫동안 정체된 에너지의 양이 그를 칭칭 감고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에너지의 자장을 볼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은 오래 된 잡동사니 주변으로 거미줄처럼 엮여진 에너지 사슬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먼지와 함께 두껍게 쌓여진 정체된 에너지는 사람의 발목을 잡고 몸을 짓누른다. 잡동사니가 많은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정체된 에너지의 무게에 눌려 심각한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집에 살고 있는 거주자들은 집에 돌아오면 쇼파나 침대에 그대로 뻗어버린다. 일어날 수 있는 힘조차 없다. 걸레는 물론 컵 하나 들 힘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집 안에 있는 물건들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래된 잡동사니 물건들은 현대인들의 에너지를 훔치는 뱀파이어와 같다.


 

2. 과거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삶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옛 것을 떠나보내는 일련의 과정이다. 새 음식을 먹고 옛 찌거기를 배설한다. 새로운 지식을 공부하고 옛 지식을 폐기한다. 한 학년이 올라가면 이미 배운 교과서는 밖으로 배출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옛 것을 버리는 이런 순환 로테이션이 제대로 작용되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집의 모든 공간이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는 상태라면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없다. 마치 집에 있는 책꽂이에 옛날 책만 가득하여 더 이상 새 책이 들어올 공간이 없는 것처럼, 옛날 물건인 잡동사니로 가득한 삶에는 미래로 나아갈 조금의 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흔히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의 집착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이미 쓸모없는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옛 추억과 옛 향수에 젖어 도저히 그 물건들을 버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에 헤어진 연인을 기억하며 옛날 사진과 편지를 보느라 새로운 만남을 시도할 생각도 전혀 하지 못한다. 현재의 시간을 과거에 대한 회상과 미련 속에 하염없이 흘려보내고 만다.


 

3. 몸을 무겁게 하며 몸무게를 불린다.

 

잡동사니는 의외로 비만과도 깊은 관련성이 있다. 인간은 과거에 빠져 현실로부터 도피할 때 몸에 일부러 살을 찌우는 본능이 있다고 한다. 불안과 두려움이 다가올수록 인간은 먹는 것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인간은 현재의 불안에 대응하여 근시일내에 에너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자가 생존 의식의 자각으로 식욕 호르몬을 작동시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여 더 많은 지방을 체내에 저장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피곤하거나, 불안하면 입에 단 것이 땡기는 현상이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체내에 지방을 더 축적하는 작용은 우리 집안에 더 많은 물건들을 쌓아두는 작용을 하는 것과 매커니즘은 동일하다. 하나는 몸 안에서 하는 일이고, 하나는 몸 밖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이 다를 뿐, 둘 다 잡동사니를 쌓아 현재의 불안과 두려움을 회피하고자 하는 노력이라는 차원에서는 동일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캐런 킹스턴은 <아무 것도 못 버리는 사람>에서 잡동사니가 많은 사람은 비만일 확률이 높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몸의 지방과 집의 잡동사니는 둘 다 삶의 방어기제라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지방의 두께를 불리거나 잡동사니의 양을 늘려 우리 인간은 삶의 충격으로부터, 혹은 다루기 힘든 삶의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그러나 큰 체중과 많은 잡동사니로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일뿐이다. 지금은 전 세계 여성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지만 과거에 13년간 무기력한 비만 여성으로 체중과 싸워온 오프라 윈프리는, 내면에 존재하는 쓸데없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 물건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진정한 살을 빼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4. 삶에 혼란과 혼돈을 가져온다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있으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의 저자 브룩스 팔머는 아무 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흰색 도화지야말로 예술의 원천이듯이 깨끗하게 정리된 삶의 환경이 예술적인 창조적 인생을 만들어 가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잡동사니가 주변에 널려 있으면 한 곳에 집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왜냐하면 세상의 물건들은 저마다 주인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책은 주인에게 말한다. “저를 읽어주세요.”, 커피는 저를 마셔주세요”, 컴퓨터는 인터넷 검색 한 번 해보시죠?” 등등 우리는 물건을 잠시 한번 쳐다볼 뿐이지만 그 물건들은 그 짧은 순간에 우리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은 마치 줄서지 않고 무질서하게 일제히 주문을 쏟아내는 손님들 사이에서 일하는 커피 바리스타와 같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너무 많은 주문이 일제히 쏟아지면 어느 것 한가지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잡동사니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은 한 가지에도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는 것이다.


 

5. 모든 것을 미루게 한다.

 

결국 잡동사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결론은 내일로 미루기이다. 잡동사니에 자신의 에너지가 붙들려 있고, 잡동사니들로 주의력이 산만해졌기 때문에 무엇을 하고자 하나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그 자신도 자신의 집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치우는 것, 구분하는 것, 선택하는 것, 떠나보내는 것, 정리하는 것의 고통 때문에 이 과정을 미루고 손쉬운 물건의 저장 행위만 반복적으로 지속하게 된다.

 

그러나 무거운 짐들을 버리고 잡동사니 청소를 마치게 되면,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강한 에너지가 솟아오르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대체적으로 잡동사니 청소를 마친 사람들은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새 직장으로 전변을 하는 등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거나 재도약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6. 수치심으로 외톨이가 된다.

 

잡동사니가 가득한 집 사람들은 대부분 외톨이가 된다. 사람들은 지저분한 상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집안이 온통 쓰레기로 덮혀 있거나 잡동사니로 무질서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경원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 집이 지저분한 잡동사니로 가득하다면 친구들은 나를 개인적으로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기는 어렵다.

 

따라서 잡동사니가 가득한 집 사람들은 이웃들을 자기 집에 초청하는 경우가 없다. 그리고 가끔 찾아오는 친척이나 택배 기사들을 맞이하는 데도 큰 부담감을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남이 볼까 두려워 창문을 여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긴장하는 삶은 사회로부터 개인을 고립시킨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들의 삶을 추적해 보면 의외로 집이 지저분한 사람들이 많다. 영화 <마츠코의 집>이나, <흔들리는 도쿄>, <김씨표류기>에 나오는 주인공과 그 방의 구조를 한번 살펴보라. 히키코모리는 그 방을 먼지와 각종 쓰레기로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용모 역시 더럽게 방치하고 있다.


 

7. 주변 사람들과의 불협화음을 가져온다.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들과 늘 잡동사니와 청소 문제로 다투기 마련이다. 단순히 집의 청결 수준을 놓고 다투는 부부싸움은 애교와 같다. 대부분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길에서 주운 쓰레기를 집으로 들고 오기 때문에 집안을 온통 고물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버려!” “아깝게 왜 버려?”, “왜 이런 쓰레기를 자꾸 들고 들어와?”, “야 이거 새 물건이야 봐!” 이런 대화로 늘 다투고 고성이 오가는 집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청결수준이 있다. 이런 공간의 질서와 청결 수준이 다른 사람과 삶을 공유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평균 수준보다 더 낮은 청결도를 갖고 있는 저장강박증 소유자들은 가족들의 근심이고 이웃들에게 심각한 가시와 같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



8. 우울증을 동반한다.

 

잡동사니가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니 정말 그럴까 하고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잡동사니가 우울증을 가져오는지 아니면 우울증의 결과로 저장강박이 오는 지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잡동사니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잡동사니 처리는 뇌를 많이 사용하는 작업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어떤 것이 유용하고 어떤 것이 불필요한 것인지를 구분하고, 선택하고 집중하는 작업은 뇌의 고도 기능인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회사의 고위급 간부들이 주로 행하는 의사결정 작업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고도의 판단 기능을 수행할 만큼 뇌에 충분한 신경전달물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집에 보유한 잡동사니가 많을수록 판단을 해야할 의사결정 과제가 많아지기 때문에 저장강박증이 심한 사람들은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사람들은 필히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우울증은 집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고 감성을 둔하게 하며 인생을 따분하게 만든다. 잡동사니가 가득한 집에 사는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그것은 집에 가득한 정체된 에너지의 무게 때문이다.

 

만일 우울증이 심해 집에 있는 물건을 도저히 처리할 수 없다면, 최소한 방바닥에 널려 있는 잡동사니라도 높은 곳으로 치워야 한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잡동사니를 바닥에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방바닥에 쌓여 있는 잡동사니는 집 안의 기의 흐름을 방해하고 에너지 정체를 수준을 가장 높이기 때문에 개인의 삶에 가장 해로운 잡동사니이다. 이럴 때는 최소한 벽이나 선반 위쪽으로 잡동사니를 올려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상승하여 기분이 어느 정도 좋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9. 쓸데없는 노동력과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잡동사니가 많은 집은 물건을 관리하는 데 노력이 곱절은 더 들어간다. 잡동사니가 많은 사람들의 집을 치우게 되면 같은 종류의 물건이 매우 많다는 점을 알게 된다. 잡동사니가 많다보니 물건이 몇 개나 있는지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여 같은 물건을 여러 번 반복해서 구매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제대로 물건을 관리하기가 어렵다.

 

잡동사니가 많은 집들은 청소하는 데도 노력과 시간이 10배는 더 들어간다. 청소를 잘 하는 사람들의 집을 보면 가장 큰 특징이 청소하기 쉽게 쓸데없는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집은 물걸레질 한번이면 청소가 다 끝난다. 그러나 잡동사니로 잔뜩 어질러진 장소는 물건을 치우고 물건에 쌓인 먼지를 구석구석 털어내고, 바닥을 쓸고 또 닦고 그 물건을 재배치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 안 그래도 피곤하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의 에너지와 자유시간을 청소하는 데 다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잡동사니가 많을수록 그 위에 쌓이는 먼지 량도 많아진다. 그리고 먼지가 많이 쌓일수록 정체된 에너지의 양도 많아진다. 정체된 에너지의 양만큼 개인의 인생도 꼬인다.

 

더구나 잡동사니가 많다보면 물건을 찾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사람들은 열쇠나 안경, 지갑처럼 평소에 늘 사용하는 물건은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사용하는 물건은 쉽게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 이유는 인간의 기억 용량의 한계 때문이다. 이럴 때 물건을 쉽게 찾기 위해서는 평소에 물건의 공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물건마다 지정된 장소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잡동사니가 많아지면 일일이 물건을 분류하고 장소를 지정해 주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개인의 공간질서 체계가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건을 정리 하지 않으면 물건을 찾느라 허둥대며 시간을 낭비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인생의 시간 중에 가장 쓸데없이 낭비되는 시간이다. 혹 당신은 손톱깎이를 찾느라 한 두 시간을 낭비한 적은 없는가? 인감도장을 찾느라 34일을 고통 속에 보낸 적은 없는가?

 

 

10. 건강에 해를 주고 화재의 위험성을 높인다.

 

잡동사니가 많다보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준다. 잡동사니 주변에는 먼지가 많이 끼고 청소를 제대로 못해 거미줄이 생겨나고 해충이 발생한다. 어떠한 아파트 한 집에 저장강박증 환자가 있으면 그 집에 생긴 벌레 때문에 전체 아파트가 피해를 당하게 된다. 바퀴벌레는 한 집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바퀴벌레는 각종 유해 세균을 퍼트리는 숙주이다. 바퀴벌레는 유효 기간이 훨씬 지난 썩은 음식물을 먹으며 그 소화기 속에 병원균을 한 달 이상 갖고 있다가 그 배설물과 조각난 몸의 부분을 통해 인간의 몸에 소화기 질환과 호흡기질환,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킨다.

 

저장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 책과 잡지, 문서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기중에 먼지 가루를 일으키고 그 활자 안에 많이 포함된 DPA는 포름알데이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한 공간에 너무 많은 물건이 쌓여 있게 되면 물건에서 나오는 각종 가스로 인해 화재가 발생되는 경우도 있다.

 

 

11. 불운의 상징이 된다.

 

주역과 풍수인테리어 연구가에 의하면 잡동사니로 가득찬 집은 불운의 상징이라고 한다. 인생의 모든 불행과 비애를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도둑들과 강도들이 범행 타켓으로 정하는 집들도 대부분 현관에 신발이 어지럽게 널려 있거나, 우편함에 물건들이 수북 쌓인 곳이라고 하지 않던가? 성추행범들도 몸맵시가 단정하지 못하고 무질서한 모습의 사람들을 범행 타겟으로 정한다고 한다.

 

이처럼 무질서함과 어지러움, 잡동사니로 가득 찬 집은 인생에 불운과 비극을 가져오는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인생이 비극적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복권을 사기 전에 먼저 잡동사니를 처분하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으로부터 인생역전의 발판을 삼도록 해야 한다.

 

 

12. 경제적으로 낭비하게 만든다.

 

이것은 잡동사니의 최악의 피해 이유가 아닐까 한다. 잡동사니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사람도 이 잡동사니의 경제적 손실 이유를 듣게 되면 정신이 번쩍 뜨이게 된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사람이 물건을 지배하는지 물건이 사람을 지배하는지 알게 되는 것이다.

 

우선 자신의 집을 한번 놓고 지금 당장 계산해 보자.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공간이 허비되고 낭비되고 있는지를 말이다. 퍼센트를 한번 매겨보라.

 

이 과정은 진짜 솔직해져야 한다.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으면 정확한 수치를 잡을 수 없다. 자신에게 무가치한 물건들에는 전혀 좋아하지 않는 물건, 1년에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물건도 포함시켜라.

 

계산의 편리성을 위해 책 <아무 것도 못 버리는 사람>에 나와 있는 사례를 한번 들어보겠다.

 

A씨의 집의 경우 현관 입구(허비 공간 비율 5%), 거실(10%), 식당(10%), 부엌(30%), 침실(40%), 건넌방(25%), 골방(100%), 욕실(15%), 지하실(90%), 다락방(100%), 창고(60%), 차고(80%)로서 총 12군데에 평균 47%의 허비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만일 집이 10억짜리 집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그 집 공간의 47%47천만원을 쓸데없는 잡동사니를 보관하느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47천만원을 벌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동해야 할까?

 

물론 이것은 미국 가정의 경우니까 차고나 골방, 지하실, 다락방, 창고 등 수납공간이 많아 허비공간이 더 늘어난 면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우 많은 공간이 쓸데없이 낭비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밀집된 형태에서는 창고나 골방에 있어야 할 물건이 침실이나 거실로 들어온다. 따라서 전체 평균 허비율은 낮아지더라도 실제 공간을 여유롭게 사용하는 면에서는 더 해롭다고 본다. 미국 가정은 쓸데없는 물건을 창고에 처박아 둠을 통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침실과 거실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한국이나 일본처럼 좁은 집에서는 쓸데없는 물건이 침실과 거실, 부엌에도 많기 때문에 실제 가용 공간이 더 좁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잡동사니가 훨씬 위험한 것이다.

 

물건은 그 물건 고유의 돈 가치보다 그 물건을 구입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 그 물건을 보관하는 데 들이는 가격이 훨씬 많이 든다. 참 아이러니 아닌가? 결코 사용하지도 않을 물건을 사기 위해 돈과 시간을 다 들이고도 또 그 물건을 보관하는 데 엄청난 돈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사진 출저: YTN, KBS,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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