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필수 사항

오늘 학교에 갔다 온 딸이 친구네 집 고양이 메롱이를 보고 고양이를 사달라고 생떼를 부린다면? 이제 만난지 1년 된 철우 미희 커플, 철우는 미희씨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애견센터 쇼윈도에 비춰진 예쁜 마르티즈 강아지를 보고 애인에게 선물을 할까 고민이 된다면? 날마다 혼자 공원을 산책하는 외로운 경순 할머니, 다른 사람들이 강아지들과 함께 즐겁게 산책하는 것을 보고 아침 산책의 동반자로 강아지를 분양할까 고민이 된다면?

 

최근 아이돌 출신 유명 배우 최시원씨가 기르던 프렌치불독이 역사 깊은 한식당 한일관 대표를 물어 치료 중 패혈증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 직접 사인은 병원의 녹농균 2차 감염에 의한 사인으로 밝혀져 최시원씨와 주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지만, 개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여 직간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관리 소홀의 책임은 씻을 수 없는 과오로 남을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반려동물 주인에게 생각보다 많은 책임을 동반하는 결정이다.

 


지금 반려동물을 키울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면? 우선 이 글만이라도 끝까지 읽고 찬찬히 결정을 내리도록 하자. 글의 내용이 길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들을 정리한 것이다. 긴 장문의 내용이 부담스런 독자라면, 앞부분의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은 점들은 일단 체쳐두고, 중반부 이후의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 겪게 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먼저 읽어보도록 하자.

 

반려동물 인구 1천만명 시대, 인구 5명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시대이다. 예전에는 인간의 장난감이라는 이름으로 애완동물이라 불렸던 존재들이 이젠 마치 삶의 반평생을 함께 하는 부부를 뜻하는 반려자의 지위를 획득하여 반려동물이라 불린다. 그만큼 예전엔 인간의 필요와 만족을 채워주기 위한 부속적 존재에서 이제는 어엿한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서로가 도움을 주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대우를 받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책임과 의무감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 분양은 이젠 호기심이 풍부한 아이들이 길러보고 싶다고 쉽게 시작하거나, 사랑하는 애인에게 애정의 증표로 선뜻 선물하거나, 아침 산책에 데리고 나갈 길벗을 선택하듯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개나 고양이를 키울 때 주인이 마음 내키는 대로 싫증이 나면 버릴 수도 있는 소유물의 의미에 더 가까웠다면, 이제는 마치 가족의 일부처럼 평생을 함께 하며 존재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반려동물에 대한 주인의 책임을 해마다 더 강화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농식품부의 동물유기에 대한 처벌 조항에서는 등록대상동물(3개월 이상의 반려견)을 잃어버린 경우, 7일 내에 주인이 동물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하지 않으면 동물을 유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동물소유자의 관리의무도 강화되어 맹견의 경우, 보호자 없이 외출할 수 없으며 외출시 목줄 외에 입마개 등 안전장비 착용이 의무화 되었고, 동물 소변에 대한 수거 의무가 확대되어 예전에는 사람이 눕거나 앉을 수 있는 의자나 평상 위의 것에만 한정되었던 수거 의무가 공동주택 엘리베이터 계단 등 건물 내 공용공간에까지 확대 적용되었다. 예전에는 아파트 복도에 싸놓은 개똥을 미화 아주머니나 경비 아저씨에게 전가할 수 있었지만, 이젠 직접 치우지 않으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20173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된 동물보호법에서는 동물을 학대한 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과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구형할 수 있다. 동물생산업 역시 이젠 허가제로 전환돼 비윤리적 강아지공장은 발붙일 곳이 없어졌다.

 


법이 규정하는 학대의 범위도 넓어졌다. 이젠 집에서 부부 사이에 화가 난다고 키우던 개를 발길로 찼다가는 쇠고랑을 찰 수 있다. 아이들이 재미삼아 고양이 수염을 태우거나 꼬리에 불을 붙이는 행위를 하는 것도 동물학대죄에 포함되어 2년 이하 2천만 원 이하의 법률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여기서 바뀐 법의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필자가 약간 과장한 면도 있지만 개정된 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생의 동반자가 아닌 특정 목적을 위해 키우는 행위도 법에 저촉된다. 도박을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젠 투견 도박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할 수 없다. 그리고 동물을 영리 목적으로 대여하는 행위도 불법으로 간주된다. 어떤 주인이 그런 일을 벌일 까는 모르겠지만 돈을 받고 반려동물을 빌려줄 수 없다. 반려동물 임대업은 창업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보신탕집을 찾아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판매나 죽일 목적으로 동물을 포획하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젠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미리 신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이 한 생명체에 대해 법적 경제적으로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될 때 분양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은 점은 무엇이 있고, 또 나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후반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때 겪게 되는 현실적 문제들을 알아보았다. 특히 좋은 점은 대부분 양육을 시작하기 전부터 다 알고 있겠지만 그 문제점은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는 제대로 알 수 없음으로 이 글에서는 좋은 점보다 문제점에 더 주안점을 두고 내용을 기술하였음을 미리 밝혀둔다. 이 점에서 동물애호가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필자는 어린 시절 친구들이 장래 희망을 대통령이라 말할 때 동물사육사가 꿈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순수 동물애호가입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은 점

 

1. 심리효과: 정서적 안정감과 유대감의 원천

 

사람의 체온이 36.5도라면 개의 체온은 몇 도일까? 38.5도이다. 개는 인간보다 2도 정도 더 따뜻한 동물이다. 이러한 체온의 차이는 개와의 스킨십에서 인간이 심리적 안정을 얻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개를 품에 안거나 쓰다듬으면 따뜻한 촉감이 전달되어 인간에게 안정적 정서를 줄 수 있다.

 

1970년대 미국에서 미숙아를 상대로 연구된 캥거루 케어 실험에서는 미숙아를 가슴에 품고 다독일수록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호흡수가 안정되는 효과를 보았고, 엄마들도 병원 생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수유량과 모유량이 늘어나는 큰 변화를 보았다고 한다.

 

원래 사람과 사람 사이의 터치는 인간의 심리적 안정감 형성에 중요한 작용을 담당한다. 그러나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와 자식 간의 스킨십 역시 쉽지 않은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동물과의 스킨십은 부족한 인간 사이의 신체 접촉량을 보충하는 작용을 한다.

 


서로 시선을 마주치는 상호 교감 역시 심리적 안정을 선사한다. 개와 사람이 눈을 마주치면 사랑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한다. 옥시토신은 공포와 스트레스, 우울함을 없애주고 사회성을 향상시키며 감정적인 기억을 좋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미국 국민과학원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자폐증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체내 옥시토신 양이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옥시토신 호르몬을 증가하게 만들자 자폐증 환자들이 타인들에 대해 가지는 공포감이 줄어들었고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며 어울리고자 하는 사회성이 증가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역시 국민과학원에 발표된 재미있는 사례가 있는데, 성인 남성들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한 결과, 어머니와 사이가 좋았던 남성들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더 좋게 극대화 됐고, 어머니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갖고 있던 남성들도 나쁜 추억이 더 좋게 변하고 종전 어머니를 비하하던 태도가 많이 누그러지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여성 혐오주의자들은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았나 보다.

 

그리고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고아와 입양아들이 일반 아동들에 비해 다른 사람들과 안정적 관계를 맺기 어려워하는 이유가 체내 옥시토신 분비량이 적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입양 후 어머니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옥시토신 분비량이 많아지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감과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졌다고 한다.

 

옥시토신은 연인들 사이에 잘 분비되는 애정의 호르몬이기도 하다. 따라서 옥시토신이 많이 형성되는 사람들은 연애감정이 잘 생길 수 있고 그 결과 결혼에 골인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흔히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려견이 연애세포를 죽인다는 논리는 하나의 사회적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반려동물은 진통제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미국 료욜라대 간호학과 연구진에 의하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 회복기간 중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반려견과 함께 한 그룹과 일반 환자 그룹을 비교 연구한 결과 반려견과 함께 회복기간을 보냈던 그룹에서 진통제 사용량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것은 반려동물과 보낸 시간 동안에는 웃는 시간이 늘어나 엔돌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통증 경감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 한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2년 미국에서 알렌 등에 의해 수행된 애완동물에 의한 스트레스 완충 효과 연구이다. 60명의 대상자를 혼자 있는 그룹’,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그룹’, ‘배우자와 함께 있는 그룹’, ‘친구와 함께 있는 그룹으로 나눠 산수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하여 스트레스 수준을 관찰하였다. 그 결과 가장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순으로 정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배우자와 함께 있는 그룹 친구와 함께 있는 그룹 혼자 있는 그룹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그룹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사람은 자신의 유능함을 보여야 하는 상대와 함께 있을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사람들은 잘 보여야 하는 강박관념과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러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반면에 반려동물과 있을 때는 평가를 받거나 잘 보여야 하는 강박관념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는 평안한 안정상태에 이르게 된다.

 

실험 결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으면 오답률도 높았다. 높은 강박감 때문에 충분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었다. 실험 대상자들 중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그룹이 정답률이 가장 높은 자기 효능감을 발휘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다른 세 그룹들은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았고,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그룹만이 스트레스 수준이 크게 낮았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은 배우자나 친구, 혹은 혼자 있는 것보다 훨씬 마음을 편하게 해주며 자기효능감을 체감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것이 실험의 결론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인간 심리에 안정감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반려동물의 특유의 성격 때문이다. 특히 반려견의 경우 견주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보여주는 무한한 신뢰와 관심, 철저한 복종과 전폭적인 애정에 있다.

 

직장에서 힘든 과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 집 문을 들어서자마자 발자국 소리와 주인 냄새를 맡고 반갑게 꼬리 치며 달려오는 강아지를 보고 어느 주인이 기쁘지 않겠는가? 주인이 사회에서 어떤 계급과 신분에 속하든 유능과 무능 여부에 상관없이 오직 나의 주인이 최고라고 믿고 한 주인에게만 충성하는 개들의 성품 때문에 인간은 반려견 앞에서 항상 영웅으로 대접받고 언제든 변함없는 정서적 안정감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이런 반려견의 성품에서 오는 인간에 대한 심리 효과를 많은 연구 결과로 뒷받침하고 있다. 1995년 맥니콜라스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과의 관계는 이해타산을 깔고 있는 인간과의 관계와 달리 동물 주인에 대한 맹목적이고 불변하는 애정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간끼리의 관계보다 훨씬 유익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1990년의 포레스키와 핸드릭스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을 보살피는 행위를 하면 사람들의 돌봄 능력을 향상시켜 주고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 시켜주기 때문에 자아존중감과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켜 준다고 한다

 


 

2. 건강 증진 효과: 신체 질병 예방 및 면역력 증가

 

반려동물과 건강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방대한 연구 기록들이 반려동물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놀라운 효과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많은 연구들이 전체 대상을 고루 다루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나 노인층에 편중하여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필자는 처음에 이 사실 때문에 어린이와 노인층에 편중된 연구라는 오해를 했으나 나중에는 이해가 갔다. 하루 중 반려동물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계층은 어린이와 노인들이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성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사람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려동물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과의 연관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연구 결과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을 다루고 있지만, 청년과 성인들의 건강에도 동일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럽게 자란 아이가 더 건강하다

 

먼저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신생아와 어린이 건강에 미치는 유익한 효과로서 소아들의 알레르기 질환과 아토피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반려동물의 털과 침, 분비물들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는 사회적 통념과는 반대 사실이다.



핀란드의 쿠오피오대학병원 소아과 전문의들은 2002년부터 2005년 사이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397명의 생후 1년 동안의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반려동물을 기른 가정 신생아들은 일반 가정에 비해 중이염을 앓은 비율이 44% 낮았고, 항생제 사용도 29%나 낮았다. 1년 중 건강한 기간은 반려동물을 기른 가정은 72~76%였고, 일반 가정은 65%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반려동물과의 접촉은 신생아의 호흡기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방어막인 면역체계 형성을 앞당긴다고 주장하였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과 환경청의 지원하에 조지아 대학연구팀의 10년간의 연구에서는 두 세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을 키우면 알레르기 면역력이 더욱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을 전혀 키우지 않는 가정 아이들은 15%가 알레르기에 시달렸으나, 한 마리를 키우는 가정은 12%가 알레르기 질환을 갖게 됐고, 두 마리 이상을 키울 때는 8%까지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영국 코번트리 워릭대학의 준 맥니콜라스 연구팀은 어린이 138명의 타액 속의 면역체계의 건강을 측정하는 항체 면역글로불린 A(lgA)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동물을 키우는 가정 어린이들의 항체가 훨씬 더 안정적이며 건강한 면역체계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잘 키운 반려동물 한 마리가 자식보다 낫다"

 

국제노령연맹(IFA)과 바이엘 헬스케어가 실시한 1980년부터 2013년까지 34년에 걸친 반려동물이 노인건강에 미치는 영향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노인들의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사회적 건강에 총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어 노인들의 웰빙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요소라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 연구는 고령화가 심화된 미래사회 복지에서 반려동물의 절대적 역할을 강조했다. 반려동물의 끼니를 챙기는 일만으로도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상실감이 커지는 시니어들에게 정서적 지지와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도 2006년 한명원에 의한 서울 거주 60세 이상 노인 299명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소외감 극복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9.3%, 건강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65.2%에 달했다. 노인들의 삶의 만족도에 있어서도 반려동물을 현재 키우는 사람 반려동물을 과거에 키웠던 사람 반려동물을 키운 경험이 없는 사람 순으로 나타나 반려동물과 행복감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과의 동거는 심장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퀸스대학교 웰즈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았다고 한다. 미국 심장협회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이 건강이 좋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스트레스 수준 완화와 규칙적인 산책으로 인한 운동효과로 혈관 건강성이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면 정말 건강과 행복감에 도움이 되는 걸까? 여기에는 최근 들어 반론이 존재한다. 주로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이후 발표된 연구들에서 나타나는 결과들인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는 사실로 판명되었지만, 그 이유가 반려동물 때문인지 아니면 경제적 수준과 사회계급적 안정성 때문인지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가정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수준이 높고 사회적 신분이 안정된 층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 반론들은 필자가 보기에 금융위기 여파로 경제적 중요성이 크게 대두된 시점에서 나온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배경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냉전시대에는 모든 문제를 이데올로기 문제로 보았고, 산업화 시대에는 긍정적 마인드의 문제로 보았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학계의 많은 문제들을 경제 문제로 환원 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런 점에서 사람의 건강과 행복감에 미치는 반려동물의 영향력을 결코 의심하지 않는 입장이다.

 


 

3. 교육 효과: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성인으로 성장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출산빈국이다. 그리고 이혼률의 상승으로 부모 한쪽이 기르는 외동아가 대세가 되었다. 부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직장생활과 가사노동을 하느라 정작 아이를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부모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자괴감에 오냐오냐 모든 것을 왕자나 공주처럼 떠받들어 기르다보니 아이들이 성장해도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배려심 없는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지속되는 경쟁 위주의 입시교육의 폐해로 교우 관계도 좁고 공부 외에는 잘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이것은 아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유치원과 학교, 학원을 전전해야 했던 외로운 아이들의 성장 시절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외동아로 독자적으로 살아왔던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도 못하고 홀로 태어나 홀로 살아가다 홀로 죽는 고독사의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보다 모든 것을 앞당겨 경험하고 있는 일본사회의 현실이 지금 이런 모양이다.

 

사회성이 없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자폐아동이나 친구를 만나고 유지할 수 있는 친화성을 상실한 아이들은 모든 일에 자신감을 상실하고 3포세대가 되고 n포세대가 된다. 일본에서는 모든 것을 초월한 핫토리 세대나 인간의 마지막 욕구인 이성에 대한 관심까지 포기한 초식남의 등장으로 홀로 성장한 아이들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유년시절 자기 유능감과 책임감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그런 전철을 밟게 될까 두려울 따름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 동물의 배변을 치워주고, 심심할 때 같이 놀아주는 등 돌봄과 보살핌을 경험하면서 한 생명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감을 배우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자신이 밥을 주지 않으면 한 생명체가 죽을 수도 있고 어떻게 교육을 시키고 돌보느냐에 따라 동물이 말을 잘 들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배우면서 리더십도 함양할 수 있으며, 병든 동물을 돌보는 경험 등을 통해 연약한 동물에 대한 자비와 연민을 배우고 자신에게 속한 동물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 역시 배울 수 있다.

 

미국 퍼듀 대학의 게일 F. 멜슨 교수에 의하면, 어떤 대상을 돌보거나 키운 경험이 전무한 청소년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정서적 발달과 안정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질병관리 본부에서도 반려동물은 아이들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자존감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반려동물의 교육적 효과를 실제 교육현장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인성교육 일환으로 동물 매개 심리치료를 진행했다. 개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만지며 동물과 사람이 소통하는 장을 열어 새로운 감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삼성복지재단이 원광대, 숭실대, 대구대와 함께 진행한 맞벌이 부부 자녀에게 2년 동안 반려견을 키우게 한 공동연구에선 아이의 내성적인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고 사회성이 크게 증가한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참으로 고무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4. 동반자 효과: 외로운 노후의 위안을 주는 친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나라이다. 1인가구의 비약적인 증가도 놀라울 정도이다. 결국 어느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는 외로운 노인의 증가 문제는 우리나라가 직면할 미래의 근원적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노인의 3대 문제로 빈곤, 질병, 고독을 일컫는데, 이 중 반려동물은 고독에 대한 치료책이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외로운 노년의 일상을 살아가는 노인층에게 삶의 활력소이자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존재이다.

 


미국노인병학회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년층이 그렇지 않은 노년층보다 우울증에 적게 걸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장수를 위한 인간의 10가지 방법 중 하나로 반려동물 키우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반려동물이 주는 생활자극들은 뇌세포를 활성화 시켜 치매를 예방하고, 다양한 동행 활동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삶의 경험을 풍성하게 해준다. 동물을 기르는 행위는 뇌의 피로를 풀고 뇌 활동을 자극하는 멘탈에어로빅의 한 형태이다. 이렇게 뇌가 자극되면 뇌신경세포의 수상돌기가 많아져 정보처리 능력이 개선된다.

 

반려동물 중 특히 반려견을 기를 때 노인들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었는데, 이는 활동시간을 늘려 운동효과를 증진시킨 결과로 보여진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캠브리지 대학교와 UEA 대학의 공동연구 결과를 통해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들은 일반 노인들보다 하루 평균 30분 이상 더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 일반 노인보다 20% 더 활발한 활동력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개입하여 여러 가지 활동량을 늘리려는 방법보다 매우 효과가 높아서 반려견 처방은 노년층의 활동 감소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노인층이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사전에 꼭 점검해 보아야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반려동물을 키울 때 겪게 되는 일반적인 문제점은 밑에 다룰 부분에서 참조하면 될 것이고, 여기서는 특히 노인층이 주의해야 할 점을 몇 가지 다루고자 한다.

 

첫째, 지난 2016년 서울연구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울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높은 관리비용을 들고 있는 만큼, 고정적 수입이 없는 노인층으로서는 반려동물 양육비 예산을 꼼꼼하게 따져본 후 충분히 부양능력이 있을 때 분양 받아 기르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둘째, 반려동물과의 생활은 육아활동과 같아 손이 많이 가고 체력이 필요한 일이다. 너무 활동력이 왕성한 종은 노인층의 체력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털이 많이 빠지거나 손질이 많이 필요한 종류는 손이 많이 가 노인층이 기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되도록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성품이 온순한 종류의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셋째, 펫로스증후군도 생각해야 한다. 펫로스증후군이란 자식처럼 정든 반려동물이 죽고 나서 겪게 되는 심리적 충격과 우울한 감정을 말한다. 일생의 마지막 기간에 오랜 시간 정든 반려동물을 잃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미국 심리학회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대 스트레스 1위가 배우자의 사망이라고 한 예를 생각해보라. 반려자인 배우자의 죽음만큼 반려동물의 죽음도 인생 말년에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다.

 

또한 펫로스증후군과 별개로 기르던 노인이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건강문제로 지속적으로 동물을 돌봐줄 수 없을 때를 대비하여 비상시 동물을 맡길 곳과 주인이 떠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에게 남길 유산 같은 사후 대책도 생각해 두어야 한다.

 

 

5. 사회적 효과: 이웃 바운더리 확장으로 지역사회 활성화

 

반려동물은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서호주 대학의 리사 우즈 박사 연구팀은 호주 퍼스와 미국 3개 도시(샌디에고, 포틀랜드, 내슈빌)에 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무작위 전화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반려동물과 이웃관계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의 경우 1.6배 정도 이웃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으며, 이 중 개를 키우는 경우 동물을 키우는 사람끼리의 친밀도가 높아 다른 동물을 키우는 사람보다 2.6배 친밀한 친구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40%는 동물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로부터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리사 우즈 박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이웃과 처음 만날 때 도움을 주는 이웃 상호간의 매개체로 작용하고 울타리 사이를 두고 대화를 할 때 주제가 되기도 하며,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에 강한 유대감이 나타나는 것은 이 산책으로 인해 동네 감시 수준이 높아지고 지역사회 안전 의식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 조사는 반려동물이 긍정적 이웃관계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끼리는 서로를 더 신뢰할 만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사람과 동물 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국제 학술지 ‘Society & Animals’에 발표된 역시 호주 서부에 거주하는 33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조사 결과 반려견을 기르는 행위는 사회적 교류와 서로 호의를 주고받기에 좋은 영향을 주고, 지역사회 행사에 시민들의 참여의식을 높여주고, 이웃 관계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경향을 가져왔으며, 지역사회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한다.

 

호주의 이 연구 결과에 대해 필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이 이론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어디까지나 인구 밀도가 낮고 이웃 간의 공간이 넉넉한 호주의 사례가 아닌가 한다. 아파트나 공동주택이 주 생활공간인 비좁은 우리나라와 달리 적어도 호주에서는 반려견이 짖는 소리 때문에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 간에 큰 분쟁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화장실에 물 내리는 소리와 아이들이 뛰는 소리로 이웃 간에 분쟁이 잦은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반려견의 짖음 소리와 배변물들이 이웃 분쟁의 불씨가 되곤 한다.

 

그러나 각종 펫카페와 유기견 보호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활발하게 교제하는 장들을 살펴보게 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훨씬 사회성이 높고 인적 교류도 활발하며, 서로 잘 뭉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댓가 없이 서로를 위해 정보와 물질을 나누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봉사정신도 더 뛰어나다는 점도 사실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의 사회적 효과는 구체적인 삶의 공간인 거주지 지역공동체에서는 기여도가 높지 않고 오히려 이웃 간의 분쟁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생활과 삶을 나누는 SNS와 인터넷 등의 온라인 공간에서는 호주보다 더 강력한 사회적 커뮤니티 결속력을 보여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위에 나열한 사례들에서 보듯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면 많은 유익을 얻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위에서 다루지 않은 더 많은 유익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준비할 때는 좋은 점 외에 문제점들을 더 집중적으로 알 필요가 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라 생각하지만, 반려동물 한 마리를 분양받아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삶을 동행해 다가는 데는 많은 장애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 맞닥뜨리게 되는 주요 장애 요인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게 될 때 접하게 되는 문제점

 

1. 반려동물 시장 성장에 따른 경제적 부담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증가의 영향으로 반려동물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시장 규모 역시 20129천억 원에서 201518천억 원으로 3년 새 두 배나 껑충 뛰어오르더니 2020년에는 현재의 세 배가 넘는 5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 여파로 의료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들의 성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동물 시장 규모의 비약적 증가는 매우 놀라운 것이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시장은 서구나 일본 등의 고령화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발전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반도체와 핸드폰 사업 이후 신사업 동력을 찾던 삼성전자마저 지난 20163월에 동물용 의료 기기 사업 분야에 뛰어들어 개·고양이·말의 건강을 검진하는 동물용 체외 진단기 ‘PT10V’를 선보였을 정도이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이처럼 크게 확대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생산자나 유통업자의 입장에서는 반려동물 산업이 그만큼 돈이 되는 산업이 되고 있다는 증거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계지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려견 먹거리의 변천사를 한번 따져보자. 1990년대 초반 애견이란 개념 자체도 희박했던 시절 사람들은 집에서 먹다 남은 음식 잔반들을 개들에게 주었다. ‘된장국에 동태머리는 당시 가장 많이 사육되던 잡견들의 대표 주식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 애견 사육 붐이 크게 일어나 실내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중심으로 수입 사료를 먹이는 것이 일반화 되었고, 최근에는 반려견으로 승격된 애완견들의 건강을 위해 친환경, 유기농 사료나 애견 종류의 체질과 특성에 맞춘 맞춤사료와 명품 브랜드 간식이 등장하게 되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에는 단순 먹거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애견 애묘를 위한 미용서비스도 필요하다. 1990년대 이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반려동물들은 전문 미용실에서 털을 예쁘게 다듬고, 유행에 따라 헤어스타일을 꾸미며, 털의 윤기를 위해 각종 팩을 하고, 마사지와 손톱 손질을 받는다.

 

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도 필요하다. 대형 동물병원들은 경쟁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 장치나 자기 공명 영상(MRI) 촬영장치를 도입하고 수술시 동물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극소화 하는 고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문제는 반려동물 의료서비스는 공공의료보험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보험 치료를 받다 보니 병원비 부담이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99년 동물병원의 자율경쟁과 반려동물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동물의료수가제를 폐지하면서 반려동물 진료비는 그야말로 병원마다 부르는 게 값이 되어 버렸다. 따라서 반려동물만을 위한 사보험 상품 가입도 필수적이다.

 


요새 반려견들은 유치원과 학교에도 간다. 반려견 훈련사와 관리사, 행동교정사 등 자격증을 갖춘 전문 기술진에 의해 배변활동, 예절 교육 등 체계적인 운동과 행동 교정을 받는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개를 키우는데 거의 돈이 들지 않았던 데 비해, 오늘날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 대부분이 부담스러워 할 만큼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되었다. 지난 2014년 소비자원 반려동물 관련 소비실태설문조사에서는 월 평균 135632원이 들었고, 2015년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835명을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월 평균 143712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2017년 최근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대충 어느 정도일까? 한국경제 최은석 기자가 쓴 2016525일자 <2020년 반려동물 시장 6조원... 삼성전자도 출사표’> 인터넷 판을 보면 최근 강아지 한 마리를 기르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대충 어림잡아 볼 수 있다.

 

최은석 기자는 강남에 살고 있는 7개월 된 요크셔테리어종 강아지 테리를 기르는 김모(32)씨의 예를 들어 1년 동안 강아지 한 마리에 들어간 비용을 산출했다.

 

[테리에게 드는 연간 비용]

사료비 22000X 12개월 = 267000(참치 주원료 1.3kg 수입산 사료)

간식비 12000X 12개월= 144000(300g 수입산 육포)

교육비 40만원 X 12개월 = 480만원(애견 유치원)

용품비 20만원(, 위생용품)

병원비 30만원(홍역, 장염 등 종합예방접종 X 5)미용비 57만원(2회 이용 가능한 정기관리 티켓)

6281000(한달 523420)

 

위 지출 목록에는 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려견의 사고나 질병에 의한 병원 치료비와 고가의 검사비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반려동물 관련 보험료와 의류 악세사리 장난감 비용, 집에 있는 반려견이 잘 있는 지 모니터링 하기 위해 설치하는 반려견 모니터용 CCTV 설치비와 유지비, 강아지들이 시청하는 DogTV 시청료, 가끔 기념일날 있는 특별 외식비, 주인의 출장이나 여행 때문에 임시로 애견호텔에 맡길 때 발생되는 호텔숙박 비용과 펫시터 인건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날마다 들어가는 소모성 일용품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물론 위 사례는 강남에 살고 있는 호사스런 강아지의 실례이다. 일반 흙수저 반려견에겐 애견유치원이나 프리미엄 애견미용샵 출입은 남의 일처럼 여겨질 것이다. 애견유치원 비용을 제외한다면 지출 총액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애견유치원 입학은 증가 추세에 있고, 앞으로 일반화 될 것이라 예상된다. 따라서 비용 산출에 있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 20177월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반려동물 양육 실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7%는 한달 평균 50만원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었다. 지출 목록을 합산해 보면 알겠지만 반려견의 주요 분양자인 혼자 사는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비용이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분양 받기 전에 꼼꼼히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2. 동물 접촉에 의한 질병의 감염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어떻게 주인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이는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사람과 동물 쌍방에 이환되는 전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하는데, 특히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되는 병을 지칭한다. 얼마 전 크게 유행하여 전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메르스나 신종플루, 조류독감 같은 병도 인수공통전염병에 속한다. 이 질환들에는 사람과 동물 양쪽에 중증의 질병을 유발하는 탄저, 페스트, 광견병, 우결핵병 등이나 동물들에게는 가벼운 질병에 불과하나 사람들에게 중증 질환을 유도하는 브루셀라병, 야토병, Q병 등이 있고, 반대로 사람에 대한 발병은 드물지만 동물에겐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구제역, 출혈성패혈증도 포함하여 대략 100여 가지에 이른다.

 


이 중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때 가장 흔하게 발생되는 질환은 피부나 호흡기에 생기는 알레르기 증상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인체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위험신호로 발생하여 기침, 콧물, 두드러기 등을 일으킨다.

 

알레르기의 원인은 동물 털과 동물의 비듬, , 소변 등인데 특히 개보다는 고양이의 항원이 더 큰 문제가 된다. 고양이는 침을 묻혀 털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고, 고양이 항원은 집먼지진드기의 항원보다 작고 미세해서 공기 중에 더 오래 떠 있으며, 기도 내에도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를 예방하려면, 털이 짧은 종을 선택하거나 털을 최대한 짧게 깎거나 동물에게 옷을 입혀 기르는 것도 방법이 된다. 때때로 털을 자주 빗어줘 고양이가 침으로 털을 고르지 않도록 미리 손을 쓰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 앞에서도 다루었지만, 일정 수준의 알레르기 항원의 노출은 오히려 인체의 호메시스 작용을 활성화 시켜 어린이들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오히려 알레르기 아토피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있으니 반드시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리사바이러스에 속한 광견병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광견병은 너무나 유명한데, 우리의 상식과는 별개로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여우, 너구리로부터도 전염될 수 있다.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상처를 통해 동물의 타액 속 바이러스가 몸 안에 침입할 때 발병한다.

 

초기에는 발열, 두통, 구토 증상들이 나타나고 제대로 치료가 안 되면 목 근육에 경련과 함께 우울 불안 증상이 나타난다. 급기야 몸이 마비되고 혼수상태에 빠지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 질환을 예방하려면 반려동물에게 반드시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그리고 동물에게 물렸을 때는 해당 동물이 광견병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바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바이러스 활성도를 낮추는 면역글로불린과 예방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산책을 자주 시키는 반려견들은 가끔 진드기를 옮아오는 경우가 있다. 개의 피부와 털에 기생하는 진드기는 여러 종류인데, 그중 이라고 일컬어지는 개선충은 사람에도 전염이 된다. 개선충은 계절에 상관없이 번식하며 동물의 피를 빨아 먹고 산다. 개선충에 감염되면 심하게 가렵기 때문에 피부에 상처가 남을 정도로 긁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개를 산책시킨 뒤에는 가능한 빨리 목욕을 시켜주고 그것이 어렵다면 반드시 촘촘한 빗으로 빗어주고, 수시로 발가락 사이나 눈 주변에 딱지처럼 이물질이 붙어있다면 진드기의 일종일 수 있음으로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 최근에는 진드기 예방 목걸이도 출시되었고, 목 뒤에 떨어뜨려 진드기 서식을 막는 약물도 시판되고 있으니 산책시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파상풍균에 의해 전염되는 파상풍 역시 반려동물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이다. 파상풍에 걸리게 되면 신경 독소에 의해 몸이 쑤시고 아프며 근육이 수축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전신형 파상풍의 경우에는 입이 잘 벌어지지 않을 정도의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심장마비까지 동반하여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다.

 

보통은 녹슨 쇠나 깨진 화분 조각 같은 오염된 환경에서 상처 부위로 전염된다고 알고 있으나, 동물에게 물렸거나 할퀸 상처에서도 파상풍이 생길 수 있다. 고양이에게 물리는 것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고양이는 이빨이 날카로워 상처가 깊이 생기고 그만큼 균이 몸속에 침투할 확률이 높다. 순한 동물로 알려진 토끼도 주의해야 한다. 발길질 하는 버릇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상풍을 예방하려면 평소 반려동물의 발톱을 자주 손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동물에게 물리거나 할퀸 자리는 물로 깨끗이 씻은 후 소독약을 발라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에 가서 본격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를 예방 하려면 파상풍 예방주사 접종을 받는 것이다.

 

JTBC 예능 프로 <효리네 민박>을 보면 효리가 수시로 반려동물과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기르는 반려동물과 입맞춤을 하는 주인들이 많은데, 반려동물과 입을 맞추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까?

 

적어도 가장 입맞춤을 많이 하는 동물인 반려견의 경우에는 안전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015년 건국대 수의대 전염병학연구실 이중복 교수팀에 의한 반려견과 주인 네 쌍에 대한 입안 세균총 연구 분석 결과를 보면 개와 사람의 구강 세균총의 염기서열이 전혀 달랐다고 한다. 세균총은 그에 맞는 특정 환경에서만 살 수 있기에 서로 다른 구강내 세균총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구강 내 세균이 전염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을 의미한다.

 

또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감기나 기생충 감염을 또한 걱정하게 된다. 개와 고양이가 감기도 옮길 수 있는 걸까? 다행히 개와 고양이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아직까지 반려동물에게 생기는 감기와 눈병, 기생충의 경우 사람에게 옮겨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3. 유기동물의 비극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의 부작용으로 대표적으로 손꼽히고 있는 현상은 현대판 동물버전 고려장인 유기동물 10만 시대의 참혹상이다.

 

해마다 길거리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10만 마리에 이른다. 특히 해마다 여름 휴가철은 유기견들이 가장 많이 발생되는 시기이다. 피서지에 가면서 도로나 공항 가는 길에 버려진 유기견들이 많기 때문이다.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의하면 20171월에서 7월말까지 전국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이 총 55399마리였다고 한다. 이는 하루 262마리 꼴로 유기동물이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 8323마리(15%)만이 원주인에게 되돌아갔고, 다행히 15800마리(28.5%)는 다른 곳으로 입양됐으나 아쉽게도 8339마리(15%)는 안락사 됐다. 질병으로 자연사한 동물도 11955마리(21.5%)에 이르렀다. 이들을 제외한 1153마리(18.3%)의 동물들은 보호 기간 20일 이내에 주인이 찾지 않거나 새 입양처를 구하지 못할 경우 안락사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유기동물이 발생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위 통계를 보면 질병으로 자연사한 동물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맞다. 반려동물의 노화로 인한 질병 때문에 길에 내다 버린 것이다. 높은 의료비 부담 때문이다. 반려동물도 생로병사를 거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이가 들면 사람처럼 노화로 인해 크고 작은 중증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가령 심장병, 만성신부전, 당뇨, , 자가면역 질환, 척추질환과 뇌질환은 인간만 앓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반려동물 의료비는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 고가의 의료서비스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네티즌들의 정보교류장인 여러 펫카페나 반려견 육아 일기를 공개하고 있는 블로그에 들어가 보면 병든 반려동물에 대한 높은 의료비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주인들의 하소연들을 접할 수 있다.


자궁농양증으로 적출수술비와 입원비 약50만원’, ‘뒷다리 탈골로 인한 고관절 수술 130만원’, ‘유선종 제거 수술 150만원’, ‘요로결석 82만원’.... 이는 단 수술비만 적은 것이고 X-ray, CTMRI 검사비와 약제비, 입원비 등을 포함하면 한번 병원 왕래에 2~300만원이 훌쩍 넘어가게 된다. 수술은 단회에 끝나지 않고 수술을 한다고 완치가 되는 것도 아니다. 노년에 접어든 반려동물들은 복합적인 장애와 수술 후유증을 안고 수년 동안을 살아가게 되는데, 반려동물의 주인은 마치 노년에 접어든 치매와 전신마비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노부모의 대소변을 받아내듯 반려동물을 간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1인 가구 시대, 홀로 생업을 책임지고 있는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현실인 것이다.

 

인간은 100세 수명 시대를 열었지만 개의 평균 수명은 12~15세에 불과하다. 반려견을 키우는 주인은 여러 세대에 걸친 반려견의 탄생과 성장, 성숙과 병듦과 죽음의 과정을 돌봐 줄 수 있어야 한다. 보통 개들은 생후 10개월 전후로 성견이 되어 대형견은 6, 소형견은 8살부터 노화가 나타나게 된다.

 

만약 어린 강아지들의 애교와 재롱을 보기 위해 반려견을 분양 받은 사람들은 그 즐거움도 잠시일 뿐 곧 그 강아지들도 나이가 들고 각종 질병으로 사람들보다 더 높은 의료비 부담을 짊어지우게 된다는 사실을 접하고 경악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분양받기 원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분양 전 미리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동물 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미리 고려하지 못한 무책임한 분양을 막고 유기견 증가 추세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4. 미용관리, 위생관리, 산책 관리...... 너무 손이 많이 가요!

 

반려동물을 키우는데는 들어가는 비용만큼 시간과 정성도 많이 든다. 특히 위생 관리를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손이 가게 된다. 위생관리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질병을 가져오는 가장 큰 원인은 주인의 게으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은 어떠한 돌봄을 필요로 할까?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기르고 있는 푸들 종을 대상으로 어떤 위생관리가 필요한지 알아볼까 한다.

 


첫째, 주기적인 발톱 손질이 필요하다. 밖에서 풀어 키우는 강아지는 발톱이 자연 연마되어 발톱을 손질해줄 필요가 없지만 실내에서 키우는 견종의 경우 발톱 손질은 필수이다.

 

둘째, 치석 제거를 위한 주기적인 양치도 필수이다. 강아지도 치석이 끼기 때문에 노견이 되었을 때 고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양치질을 시켜 주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 강아지들은 양치질을 고통스러워한다.

 

셋째, 귀청소도 필요하다. 강아지는 귀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인 귀청소를 해주어야 한다.

 

넷째, 주기적 제모, 이것은 미용을 위한 털 깎기가 아니라 위생을 위한 제모를 의미한다. 푸들과 같이 계속 털이 자라나는 종류의 경우에는 발바닥 털과 항문, 입 주변 등의 털들을 주기적으로 깎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치 바이야바나 영화 <>에 나오는 귀신처럼 얼굴 전면까지 털이 자라나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구분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다섯째, 최소 2주에 한 번 이상 항문낭도 짜줘야 한다. 항문낭을 짜는 시기를 놓치면 노폐물이 차고 항문낭에서 노폐물이 흘러나와 집안 곳곳에 심한 냄새를 묻히고 다니게 된다. 개들은스스로 이를 해결할 수 없어 주인이 항문낭을 짜주지 않으면 노폐물이 계속 쌓여 항문낭염을 일으키거나 안쪽에 찢어져 항문낭 파열, 고름이 차는 항문낭 농양 등의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다.

 

여섯째 강아지의 경우 5차에 걸친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생후 6-8주부터 종합백신(개홍역, 전염성 장염, 파보바이러스 장염, 파라인플루엔자 예방) 5차례와 코로나장염 2차 이상, 켄넬코프 2차 이상 , 광견병 1회 예방 주사를 맞게 된다. 돈도 돈이지만, 시기에 맞춰 동물병원을 왕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자가용 보유자들은 이동이 자유스럽지만, 뚜벅이 1인가구 세대주에겐 동물병원 왕복 역시 만만치 않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대중교통시스템은 장애인과 반려동물의 이동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일곱째 매일 하루에 1번씩 산책도 시켜야 한다. 개들은 원래 숲과 초원을 자유롭게 누비며 동물을 사냥하던 늑대의 후예들이다. 늘 뛰어다녀야 하는 본능을 가진 개들이 좁은 아파트나 베란다에 갇혀 온종일 지내다 보면 많은 부작용이 있다. 가끔 신문지상에 발표되는 주인이나 아이를 공격했던 개들의 비극적인 사건들은 알고 보면 지나치게 오래 밀폐된 공간에 갇혀 야생성이 억압된 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작용된다. 이러한 장기간의 실내생활 결과 운동부족으로 비만견이 늘어나고 있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앓게 된다. 항상 혼자 있다 보니 사회성이 떨어지고 선천적으로 발달된 후각 기능도 퇴화된다.



그러므로 반려견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산책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독일과 같은 경우에는 개를 키우면서 산책을 시키지 않으면 벌금형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주택가나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반려견의 주인이 개들이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는 산책코스를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고, 반려견을 따라 집게와 비닐봉투를 들고 1시간 가량 매일 산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사는 동네 앞 주상복합아파트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데, 대부분 반려견을 두 세 마리 이상씩 기른다. 참 신기한 것은 외국인 가정에서는 개들 산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번갈아 가면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들을 산책시키는 것을 보게 된다. 어느 비 오는 날 새벽 3시에 밖에 나가보니 우산을 쓰고 비닐 봉지를 든 채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주인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외국인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성실성과 배려심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 것 같다.


여덞 째 반려동물 등록. 우리나라 출생자라면 누구나 17세 이상이 되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게 된다. 이 때 증명사진을 박고 열 손가락 모든 지문을 찍는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3개월 이상 견공들은 시··구청에 반려동물 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등록 업무는 통상 동물병원들이 대행하고 있으므로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서 등록을 하면 된다.

 


등록을 할 때는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동물의 몸에 삽입하거나,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를 부착하거나 소유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등록인식표를 부착하는 방법이 있다.

 

사실 동물의 몸 속에 반도체칩을 집어넣는 것은 SF영화에 나오는 일 같아서 꺼림칙하기도 하고,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는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발찌 같아서 영 시원치 않으며, 인식표는 왠지 군대 군번줄이 자꾸 생각나서 꺼리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해마다 잃어버리는 개들과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 당하는 대략 수만 마리의 반려동물들을 생각해 보면 꼭 실천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 만일 사람이라면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면 좋을텐데 개들은 핸드폰을 이용하지도 않으니 마이크로칩 이식이 마음에 꺼린다면 인식표 목걸이는 충분히 달 수 있지 않은가 한다. 놀이공원에 아이를 데리고 갈 때도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은 명찰을 달아주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출생 후 3개월 이상 된 반려견의 반려동물 등록은 자치단체의 권고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이다. 만약 등록을 하지 않으면 최대 4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며, 인식표 미착용시는 최대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등록비용은 동네 동물병원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대략 2만원에서 5만원 사이로, 내장형 칩의 경우 크기별로 가격의 차이가 있고 삽입 시술 비용이 병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5. 여행과 외출도 자유롭게 할 수 없어

 

오늘날 해외여행과 맛집 순례는 체험마케팅과 오감만족사회를 사는 이 시대의 하나의 트랜드가 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역 상권의 활성화와 휴일의 소비 진작 효과를 고려하여 임시 공휴일 제도를 운영하여 매년 연휴날짜는 증가하고 있고, 이 기회를 발 빠르게 이용하여 많은 사람들이 유럽과 동남아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곤 한다.

 

연휴를 낀 원정휴가뿐만 아니라 지역축제를 낀 당일치기 패키지 여행상품도 활성화 되었고, 도시 맛집과 골목문화유산을 잇는 하루짜리 도보여행도 성황을 맞고 있다.

 

해마다 휴가철이 지나면 회사나 학교에는 여행을 다녀온 스토리와 여행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나누느라 사무실과 강의실이 떠들썩해지고, 각종 커뮤니티와 개인 SNS 상에는 여행후기와 인증샷이 쉴새없이 업데이트 된다.

 

그러나 그런 문명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종족이 있으니 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인들이다.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이다. 해외여행은커녕 12일이나 당일 코스 외출도 쉽지 않은 선택이 된다.

 


201611월 여행 가격 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3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전체의 48%가 시설과 서비스 부족으로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포기했다고 한다. 앞선 2017 KB국민카드 이용자 중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양육상 어려운 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답을 차지한 것이 여행가기 힘들다는 것이 1위였다. ‘외출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4위를 차지 반려동물 주인들은 여행과 외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이런 반려동물 주인들을 상대로 한 맞춤형 해외여행 패키지도 출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 그러한 여행상품도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여행의 불편함을 100%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반려동물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려 한다면 어떤 노력과 부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까?


(1) 국내여행, 반려동물 동반여행 준비물품을 꼼꼼히 챙겨라.

 

허핑턴포스트 2017126일자 <설 연휴, 반려동물이 걱정되는 반려인들은 필독!> 기사를 보면 반려견과 동반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이 간략하게 잘 설명되어 있다. 필수품은 이동장, 배변 패드, 비닐봉지, 물티슈 소형 탈취제 등이다.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반려견을 넣을 이동장(캐리어)이 필요하다. 버스와 기차는 소형 동물을 이동장에 넣어 이동할 경우만 탑승을 허락하고 있다. 기차의 경우 객석, 통로 등을 차지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한다. KTX의 경우 반려동물 접종증명서를 제시해야 할 때가 있으니 이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버스의 경우 운송회사에 따라 규칙이 다르기 때문에 이용하려는 버스에 따라 반려견 탑승이 가능한지 사전에 운송회사에 확인해 보아야 한다.

 

자가용 이용시 흔히 반려동물을 품에 안고 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금지된 행위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지시사항에 따르면 자가용을 타는 경우에도 이동장이나 박스 준비는 필수이다. 대형견의 경우에는 반려견 전용 안전벨트와 카시트를 이용해야 한다.

 

(2) 해외여행, 항공사와 대사관, 목적지 대중교통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미리 알아보고 챙겨야 할 사항이 더 많다. 항공사에 따라 반려동물의 항공기 반입 규정이 조금씩 다르고, 항공기에 반입한 것과 별도로 목적지 국가의 반입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목적지 국가의 입국이 거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목적지 국가에 무사히 도착했다 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대중교통 탑승 기준과 반려동물 관련 규정을 어기면 여행은커녕 어마어마한 벌금이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우선 각 항공사마다 탑승이 가능한 동물의 종류와 마리 수, 무게 기준과 이동장의 둘레 크기의 제한이 다르다. 기내 동반 반입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위탁 수화물 형태로만 반입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아예 기내 반입이 불가능한 영국, 홍콩, 뉴질랜드와 같은 국가의 경우 화물로 운송해야 한다. 그리고 각각 별도의 운송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상세한 조건은 각 항공사의 홈페이지를 참조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항공기 반입 절차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이루어진다. 1단계 항공사에서 운송 승인 받기, 2단계 목적지 국가의 검역 서류 준비, 3단계 공항에서 검역증명서 받기, 4단계 반려동물 수속

 

목적지 국가의 검역 서류는 해당 국가의 대사관에서 확인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3개월 미만의 동물은 건강진단서, 그 이상의 동물은 광견병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싱가포르는 최소 30일 전, 일본은 최소 40일 전에 검역당국으로부터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일본은 반려동물 검사승인 서류 발급 필요조건으로 마이크로칩 이식, 광견병 백신 접종 등이 필요하다. EU국가의 경우 공인 수의사에 의해 발급된 건강증명서와 마이크로칩 이식, 인식번호가 명시된 증명서를 요구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반려동물을 반입할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농림축산검역본부 사이트를 참조하여 준비해야 한다. 90일 미만의 반려동물과 광견병 비발생 지역에서 반입되는 반려동물은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고 정부기관에 의해 발행된 검역 증명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광견병 발생지역의 90일 이상 애견 애묘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선적 전 24개월 이내에 국제공인 검사기관이나 정부기관에서 광견병 중화항체가검사를 받아 허용치 이상임을 검역증명서에 기재해야 한다.

 

반려동물과의 해외여행시는 국내 반입이든 해외 반출이든 출발 전 최소 몇 개월 전부터 절차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항공기 반입 가능 여부와 목적지 검역 통과 가능 여부는 개별 항공사와 해당 대사관에서 알아보아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해당 국가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경우, 반려동물 탑승 가능 여부를 또한 알아보아야 한다. 각각의 나라는 전통과 문화, 교통시설의 발달 상황에 따라 반려동물의 대중교통 탑승에 대한 규정이 제각각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도 미리미리 알아보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 이동장에 넣을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 숙박 시설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반려견 동반 가능 여부와 추가 비용 등을 안내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아예 반려동물 전용칸을 만들어 13크로나를 내면 대형견도 지하철과 버스를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베를린 지하철은 소형 반려동물은 이동장에 넣을 경우 무료로 탈 수 있지만 대형견은 1.7유로의 운임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반려동물의 대중교통 이용시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시 특히 주의해야할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반려동물에 대해 주인이 철저히 통제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반드시 이동장에 넣거나 가죽끈에 묶어 두어야 하는데, 이런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동물에 의한 신체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경우, 최대 3년간 징역형과 벌금을 물리고 있고, 단순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로 개를 방치했을 경우 최대 6년간 징역에 처하고 반려동물을 키울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여행자에게도 동일한 법이 적용되는지 알 수 없으나 해당 관청과 갈등의 소지가 있음으로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3) 반려동물, 여행 며칠 전부터 사전 예행 연습 필요

 

여행은 사람에게 즐거운 도전이지만, 반려동물에게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스트레스이다. 반려동물들은 여행을 할 때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따라서 최대한 자극을 덜 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들을 함께 챙겨 가면 낯선 곳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상 이용하던 사료 그릇, 방석, 담요, 간식을 챙기면 좋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이동장에 들어가면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음으로 여행 며칠 전부터 하루 몇 시간씩 이동장에 들어가 보는 연습을 시행하면 소기에 적응을 할 수 있다.

 

반려동물들은 인간보다 감각기관이 더 예민함으로 멀미를 심하게 앓을 수 있다. 며칠 전부터 자동차나 비행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멀미증상으로 구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출발 두세 시간 전에는 금식을 시키고, 멀미약 복용은 부정맥과 저혈압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으니 투약 전 수의사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4) 동반여행 대신 호텔링과 펫시터를 선택하려면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을 떠나는 것이 불가능하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호텔이나 동물병원 등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자신의 집이나 일반 가정집에서 동물을 돌보는 펫시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호텔은 반려동물 카페와 동물보호소 등에서 운영하는데, 이 곳을 이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보호시설은 여러 마리의 동물들이 함께 지내게 된다. 반려견의 경우 서열 싸움으로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해야 하며, 최소 3~6일 전에 입소하여 적응 기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예 이 기간을 건강검진 기간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동물병원에 맡기면 수의사들의 전문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수시로 건강상태를 체크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동물병원의 호텔은 동물들을 안장에 관리함으로 대형견은 받지 않는 곳이 많다.


이상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호텔링과 펫시터를 이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보면 알겠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알아보야 할 것이 많고, 챙겨야할 것이 많다. 여행 떠나기 몇 달 전부터 해당 서류를 알아보아야 하고, 항공기 탑승 규정과 목적 국가의 검역 서류, 대중교통 이용 가능 여부, 숙박 가능 호텔 예약 등 사람만 떠나는 여행에 비해 몇 배는 더 준비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 목적지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고 비용은 많이 들고, 준비기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실제 여행지에서도 관광예정인 백화점, 레스토랑, 박물관, 극장 등 모든 출입하는 곳마다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한지 현지에서 체크를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복잡한 절차와 갈등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반려동물을 호텔링 하거나 펫시터에 맡길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고, 여행지에서도 국내 호텔에 맡겨진 반려동물이 건강하게 잘 있는지 걱정을 떨쳐 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에게 반려동물을 부탁하는 것이다. 동물과도 친밀감이 형성되어 있고, 또 지인이 반려동물 친구를 키우고 있다면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6. 층견 소음과 배설물로 인한 이웃과의 분쟁

 

반려견들이 이웃들과의 소통의 계기가 되고 친교의 다리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웃간의 불화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공동주택과 공영 공원에서 벌어지는 일반 주민과 반려견 주인들의 갈등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려동물의 짖는 소리와 배변 등으로 인한 갈등은 그 심각성에서 지금까지 공동주택 주민간 첨예한 갈등의 온상으로 알려진 층간소음 문제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5년 서울시는 8개 자치구에서 반려동물로 인한 민원 접수 사항을 조사했다. 소음과 배설물, 물림, 목줄 미착용 등으로 접수된 민원이 1018건에 달했다. 그 중 개 짓는 소리 등 소음 관련 민원이 33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해 8개 구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188건이었다. 2016년 강동구의 경우 반려동물 민원은 123건으로 층간소음 민원 23건보다 5배 이상 많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이웃 간 다툼의 첫째 이유는 층간 소음이었으나 지금은 반려동물로 바뀐 것이다.

 

반려동물 문제가 심각한 것은 층간소음 문제가 공동주택의 위 아래층 주민 간의 다툼이었다면, 반려동물 갈등 문제는 아파트 주민 전체는 물론 마을 단위로 일어나는 보다 광범위한 집단 분규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과의 분쟁은 실내뿐만 아니라 옥외 공간에서도 발생한다. 2016년 서울시가 조사한 월드컵공원 등 7개 서울시 직영 공원에서 적발된 목줄 미착용건수는 5260, ‘반려동물 배설물 미수거1013건이었다.

 

이처럼 반려동물로 인한 공중의 불편이 심화되다보니, 반려동물에 대한 인심도 예전 같지 않다. 20174월에는 서울의 봉천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개 짓는 소음 문제로 주민 간에 살인미수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서울의 왠만한 아파트들은 층견 소음 문제나 애견과 애묘의 배변 문제로 주민 간의 갈등을 겪고 있고, 관리사무소와 미화원들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더 이상 반려동물의 배변을 치우지 않는 반려인들을 관용의 시선으로 바라봐 주지 않는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다짐을 하고 있다면, 이웃들과의 갈등을 최대한 예방하고 공공질서를 최대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반려인들에게야 반려동물들은 가족의 일원이며 피붙이와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람 사는 곳이지 동물을 키우는 애완견센터나 동물보호소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 눈에는 반려동물이 불청객으로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주택에 키우는 애견과 애묘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까지 생각해 두어야 한다. 가능하면 어린 시절 훈련소에 보내 예절훈련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고, 이미 늦었다면 짖음방지기를 달아주던지, 최악의 경우 성대수술까지도 생각해 두어야 한다.

 

키우는 반려동물 때문에 들어오는 민원은 한두 집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한 층 전체 혹은 아파트 한 동 전체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한다. 저녁이고 새벽이고 시간 구분 없이 들어오는 주민 민원에 직면하여 이사나 반려동물 처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의 배변 문제에 대해서는 주인이 보다 성실하게 철저하게 처리해야할 의무가 있다. 공동구역에 놓은 배변물은 비닐봉지에 반드시 수거해야 하며, 그 비닐봉지를 공용 화장실이나 공용 화단 같은 곳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된다. 대부분 아파트에서는 CCTV 검색을 통해 그런 행위를 한 반려동물의 주인들을 철저히 색출해 낸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이나 미화, 시설관리인들은 이런 분들의 행위들을 이웃들에게 알게 모르게 전파한다. 최근 이웃들 간의 평판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이런 행위들이다.

 

 

7. 맹견은 맹구가 아니다! 당신의 개가 사람을 덮칠 수 있어

 

최근 1939년 설립돼 3대째 이어온 유명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가 목줄을 하지 않은 프렌치 불독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여론에 큰 조명을 받은 것은 이 개의 주인이 슈퍼주니어 출신 아이돌 스타 최시원의 가족임이 드러나면서 한층 더 여론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연예인의 가족과 엮인 문제라 여론이 크게 반응해 마치 이런 사건이 처음 일어난 사건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맹견에 의해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보는 일은 최근 들어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다.

 

인터넷 동아일보 2017715일자 토요판 커버스토리에서는 급증하는 국내 맹견 습격 사고에 대해 다루었다. 이 기사를 보면 최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맹견들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당했는지 알 수 있다.

 


4월 경기 시흥시에 살고 있는 직장인 여성 이모씨는 회사 근처를 걷다 갑자기 달려든 맹견 중의 맹견인 로트바일러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20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모씨는 마치 20년처럼 긴 시간처럼 느꼈다고 한다. 이씨는 이 일로 오른쪽 종아리와 팔뚝 어깨 등을 물려 장기 재활치료를 위해 직장까지 그만둬야 했다.

 

6월에는 전북 군산시에서 알래스카 썰매견 출신의 맬러뮤트한 마리가 길을 걷던 한 초등생의 양팔과 다리 등 10여 곳을 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다. 산책하던 견주가 목줄을 놓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같은 달 서울 도봉구에서는 집 밖으로 나온 맹견 2마리가 행인 3명을 공격한 사건이 발생했다. 목줄 없이 마당에 기르던 개들이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대문 틈으로 기어 나와 거리를 활보하다 일어난 참극이었다. 맹견은 도고 아르헨티노프레사 카나리오종이었는데, 이 중 도고 아르헨티노는 영국과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사육이나 반입이 금지 된 아주 위험한 맹견이다.

 

맹견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5월 강원도 원주시 개 사육장에서 주인 권 모씨가 사육장 청소를 하는 중 기르던 도사견에 물려 사망한 사건을 비롯해서, 최근 경북 안동시 한 농가에서 70대 노인이 8년간 기르던 풍산개에 물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9월 충남 태안에서 70대 할머니가 마당에서 키우던 진돗개에 물려 사망했다.

 

그리고 올 10월 경기도 시흥시에 일어났던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한 사건을 기억하는가? 집 안 베란다에서 기르던 진돗개가 1살 된 여아를 물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반려견 물림 사고2011년에는 245건에 불과했으나, 2012560, 2013616, 2014676, 20151488건으로 급증했고, 20161019건에 이르렀다.

 

맹견 사고는 결국 주인 하기 나름

 

최근 왜 이처럼 맹견에 의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문제견 뒤에는 문제주인이 있다고 한다. 모든 동물은 결국 주인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주인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동물을 키워도 결국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고 한다. 반려견을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훈련시켜야 하는 것은 주인의 기본인데, 이러한 기본기가 부족한 주인이 너무 많다.



맹견을 기를 때는 특별히 충분한 사전 지식과 체계적인 훈련 과정이 필요한데, 많은 주인들이 단지 남들 앞에 강하게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에 맹견을 기르고 있다.

 

맹견을 기르는 주인은 자신이 기르는 종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개별적 특성 또한 숙지하여 스트레스와 공격성이 쌓이지 않도록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122항에서 도사견, 아메리칸핏불테리어, 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테리어, 로트와일러 5개 종을 맹견으로 분류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핏불테리어, 필라브라질러, 도사, 도고 아르헨티노 등을 특별 통제견으로 분류하여 특별 관리하고 있다. 동아일보에서는 이들 외에 특별 관리가 필요한 맹견으로서 코카시안 오브차카와 캉갈을 소개했다.

 

위에 소개된 맹견은 오랜 기간 동안 투견으로 계량되어 그 천성 자체가 위험한 종류라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교육과 훈련을 잘 받으면 아무리 위험한 개라고 하더라도 안전한 개로 변할 수 있다. 오히려 제대로 된 교육과 통제 훈련을 받지 못한 평범한 개들이 큰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다. 충성스럽기로 정평이 난 진돗개와 풍산개가 주인을 공격한 사례들에서 보듯 품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관심과 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외국에서는 맹견 주인에 대해 특별 훈련과 자격을 요구한다. 영국에서는 특별통제견을 키우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고 대인배상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삽입, 상시적 입마개 착용 의무 등을 지켜야 한다. 뉴질랜드에서는 맹견관리자격 제도를 도입하여 위험한 개를 다룰 능력과 적절한 사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견주에게만 사육을 허가하고 있다. 스위스도 면허제를 도입하여 맹견 등에게 반드시 정기적인 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러한 맹견특별법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맹견 견주 스스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하도록 하자. 일단 대인배상보험에는 의무적으로 가입하고, 가능하면 중성화 수술도 시키도록 하자. 그리고 자기 집 마당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풀어놓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많은 사고가 풀어놓은 개가 집을 빠져 나가거나 당시 방문한 사람을 공격해서 발생했다. 특히 평소에 개들이 사람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자제 훈련을 시키고, 산책을 시킬 때는 꼭 입마개를 착용하도록 하고, 되도록 인파가 없는 곳을 골라 사람이 없는 시간에 외출을 하도록 하며, 목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이중안전 장비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한번 사람을 공격했던 개는 자신이 사람을 제압했다는 기억을 가지고 있음으로 또 다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생길 수 있음으로 동물행동치료사나 맹견훈련사에게 집중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주인이 공격을 당해 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면 지체 말고 동물보호단체에 양도하여 더 큰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8. “나는 반려동물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줄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에 반드시 핵심적으로 점검해 보아야 할 점이 바로 이 점이다. 반려동물을 기를 때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또 얼마나 많은 관리를 요하는지 확인 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들 반려동물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품종의 건강하고 귀여운 강아지를 분양받았다 하더라도 일년중 손가락에 꼽을 만큼 산책을 나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DogTV만 보면서 외롭게 집을 지키도록 방치한다면 아무리 관리를 잘 해주어도 다 무의미한 활동일 뿐이다.

 


반려동물은 주인의 애장품이나 수집품이 아니다. 오감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다. 밖에 나가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고 널따란 들판에서 마음껏 뛰고 싶은 야생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사람처럼 친구들과 만나 반가운 회포를 풀고 싶은 마음 또한 간절하다. 사람도 일년내내 집에 가둬두고 하루 종일 혼자 있게 하면 미칠 지경일텐데 대부분 사냥개의 개량종인 반려견들은 집에서 얼마나 답답하고 외롭겠는가?

 

너무 바빠서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시간을 내줄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부디 사서 개고생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고양이에 비해 강아지들은 외로움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 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한다.

 

아마 일부러 반려동물을 분양받은 주인치고 고의로 홀로 두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 직장문제로 인해 부득이하게 홀로 방치하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라 사려된다. 2015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835명을 대상으로 한 반려동물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직장인의 64.0%가 반려동물을 혼자 집에 두고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동일 조사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 질문을 추가했는데, 그 이유로 첫째 혼자 남겨지는 동물이 안타까워서(27.4%)’, 두 번째 이유가 끝까지 책임질 자신이 없어서(25.5%)’에 해당되었다. 나름 많은 직장인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혼자 사는 직장인이기에 누구보다 외로운 형편일 터인데도 마음 둘 반려동물 한 마리 키우기 어렵다는 데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3포세대에서 N포세대로, 이제는 반려동물도 포기하는 세대가 되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위에 나열된 반려동물로 인해 생기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보고 많은 분들이 미리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포기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러나 앞에서도 다뤘지만 반려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기쁨은 다른 어떠한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위안과 즐거움이다.



대부분 반려동물을 키우게 됨으로 인한 삶의 문제들은 인간 아기를 키울 때 겪게 되는 문제와 유사하다. 반려동물뿐 아니라 아이를 기를 때 우리들은 일년 중 한번 있는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고 평소에 외출도 자주 할 수 없으며, 매년 인상되는 분유값과 기저귀값을 대느라 부담스러워 하고,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며 보챌 때 마다 아파트 이웃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눈치가 보여 마음이 늘 불편하고, 가끔 아플 때마다 병원 검사비와 입원치료비 청구서를 보고 입이 벌어지는 순간에 직면하곤 한다. 사랑하면서도 직장 일 때문에 오랜 시간 함께 해줄 수 없다는 아쉬움을 느끼고, 과연 끝까지 이들을 책임져줄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때때로 부모보다 먼저 하늘로 떠난 자녀의 죽음은 부모의 아픔이 되어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처럼 부모는 아이를 키울 때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감당한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를 양육하면서 겪은 모든 일들을 고통으로 기억하기보단 아이와 함께 했던 행복한 기억으로 소중하게 생각한다. 아기를 위해 똥싼 기저귀를 갈아주던 기억도, 아기를 업고 다니느라 팔다리가 쑤셨던 놀이공원 방문도 고생이기 보다는 오히려 사랑해서 행복했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행복한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된다.

 

반려동물을 기르게 되면 분명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더욱 여유 없고 바쁜 시간들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해외여행은 그림의 떡이고, 자유로운 외출은 희망사항이고, 적금통장의 저축액 증가는 완만하기만 할 것이다. 이웃들의 민원과 강아지들의 털과 분비물로 마음 상하는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에는 그 희생을 뛰어넘는 기쁨이 있다. 4인 가족 시대에서 3, 2인 가족을 거쳐 이젠 1인 가구가 가족 형태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고독한 싱글 가족 시대를 맞이하여,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가자던 부부 관계도 한낱 이혼서류에 도장 한번 찍는 것으로 종말을 맞는 시대이자, 피는 물보다 강하다더니 자식도 집 떠나면 그만이라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일컬어지는 이 시대에 반려동물은 끝까지 주인 곁을 지키는 평생의 동반자가 될 것이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YTN, 조선일보, 인사이트뉴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데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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