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별 등산시 주의점1 - 고혈압, 관절염, 당뇨가 있는 경우


등산은 중장년층의 건강 유지와 노화예방을 위해 매우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동시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중장년층에겐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운동이기도 하다.

보통 심장병, 고혈압, 당뇨, 뇌혈관 질환 등을 40세 이후 성인들이 잘 걸린다고 하여 성인병이라고 한다. 따라서 등산을 좋아하는 많은 중장년층들은 현대인의 성인병을 하나 둘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한 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은 어떻게 하면 안전한 등산을 할 수 있을까?

 

한-여성이-경치가-좋은-산을-향하여-경쾌하게-걷는-모습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것은 등산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 것이다. 오키나와 100세인들이 위장의 70~80%만 채우는 소식으로 무병장수하였던 것처럼, 몸을 혹사하지 않고, 본인 체력의 40~80% 범위에서 운동하는 절제된 등산을 하면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 신체적 위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등산의 목표를 항상 점검해야 한다. 청년의 등산은 정상 정복이 일차 목표이겠지만, 중년 이후 등산의 목표는 나 자신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다.  나의 건강은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질병 유무와 각 질환별 위험 요인을 미리미리 파악하여 매사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듯 신중하게 등산에 임하는 것이다.

중장년층 이상 연령대의 사람들은 가능하면 등산을 하기 전에 건강 검진 및 운동 부하 검사로 심혈관계 질병 유무와 자신의 운동 능력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 자주 다니던 의료기관이나 건강센터에 가서 자신의 체력 측정을 해보고 운동 종목과 운동량을 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등산은 모든 운동 중에서도 매우 고강도 운동에 속한다. 건강 개선을 위해 등산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반드시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하여 운동 가능 유무와 주의할 점에 대해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산악인 의사 정덕환, 안재용, 윤현구 전문의 3인이 공동집필한 『등산이 내 몸을 망친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고혈압과 관절염, 당뇨를 갖고 있는 분들이 등산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1. 고혈압과 심장 질환, 혈압과 맥박 점검은 필수이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없는 경우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갑작스럽게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사람들은 그러한 고혈압의 위험성을 나타내기 위해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평소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등산을 하게 되면 혈압이 극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최고 혈압이 240mmHg을 넘게 되면 뇌출혈이 발생되어 뇌졸중으로 이어져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65세 이상 심장 질환을 가진 고연령자와 심장 혈관이 좁아진 사람, 심장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을 보유한 사람들이 무리한 등반을 하게 되면 때에 따라 심근 경색증이 발생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과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여 등산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산에 오르기 전에 휴대용 혈압기와 맥박기를 준비하여 시간별로 자신의 혈압과 맥박을 측정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최저 혈압이 110mmHg, 최고 혈압이 180mmHg 이상이 되는 사람들은 등산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등산을 할 때는 평소 맥박수의 20% 정도가 늘어난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혈압과 맥박수가 높아질 기미가 보이면 반드시 중간에 휴식을 취하여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산으로-둘러싸인-호숫가-둘레길을-아기를-업고-차분하게-걸어가는-남성의-모습



또한 고혈압 환자들은 등산 코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험준한 코스가 아닌 완만한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정상을 향해 바쁘게 올라가는 경쟁적 등산보다는 둘레길을 차분히 걷는 느긋한 산행이 바람직하다. 등산을 할 때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무나 바위에 등을 대고 휴식을 취하여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고혈압은 추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고혈압 심장 질환자들은 등산할 때 날씨를 매우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추위는 급격한 혈관 수축을 가져와 혈압을 높이며, 심장병에도 좋지 않다. 추운 날씨는 불안정형 협심증과 심근 경색증,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산은 평지보다 날씨의 변화가 심하다.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나 해가 진 저녁, 특히 겨울철 산행은 추위를 동반함으로 고혈압과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산행을 피해야 한다.

만약 추운 날씨에도 등산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기능성 내복과 목도리,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하여 보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산 정상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산 정상은 한 여름에도 기온이 낮은데, 사람들은 정상에 오를 때 체온이 상승된 상태라 덥다고 옷을 벗고 산꼭대기의 찬바람을 맞게 되면 갑작스런 말초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급상승하여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평소 심근 경색증과 당뇨, 관상 동맥 질환과 이상지질혈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등산을 하다가 급성 심장마비의 가능성을 안고 있음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매우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만약 등산을 하다가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구역질을 동반한 두통이 나타나면 그 즉시 산행을 중지하고 휴식을 취한 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하산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산행 중 흉통을 느꼈다면 무사히 산행을 마친 후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혈압과 심장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등산 전후 세면과 목욕을 할 때 찬물을 써서는 안 된다. 특히 찬물 샤워는 말초 혈관을 급하게 수축시켜 고혈압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등산할 때 고혈압과 심장 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려면 평소 심폐지구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생활화 해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와 가벼운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심장기능을 강화하고 부교감 신경의 작용을 증가시키며 맥박을 낮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의 고강도 운동과 비만은 심장에 무리를 준다.  그러므로 평소 비만 체형인 사람은 체중을 줄이고 가벼운 운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2, 관절염 환자에게 등산 스틱 사용은 필수이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이 많이 생기는 곳이 관절이다. 관절염은 주로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거나 관절 조직에 문제가 생겨 나타난다. 

관절염은 매우 아이러니한 질병이다. 가장 운동이 필요하지만 운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몸 상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에 걸린 사람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큰 통증을 느껴 운동을 기피하게 된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들이 위축되어 관절염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너무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은 필수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어느 정도의 운동을 평소에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이 때 가벼운 통증은 참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스틱을-의지하여-조심스럽게-산을-올라가고-있는-여성의-모습



관절염 환자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적합한 것인지 아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등산 코스는 되도록 완만한 산길을 택하고, 산행을 시작할 때 서서히 시작하여 점차 속도를 올리고 거리를 늘리기 시작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의 무릎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을 오를 때와 계단을 내려갈 때이다. 따라서 이러한 코스는 피하는 것이 좋다. 한 번 걸을 때 약 30분 이상 걷고, 길이는 3km 정도 거리를 걷는다. 


관절염 환자들은 등산을 할 때 반드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야 한다. 스틱을 사용하면 발만 사용할 때보다 팔쪽으로 30% 정도 하중을 분산하여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체력 소모를 줄이며 몸의 균형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등산용 스틱은 특히 하산할 때 그 쓰임새가 용이하다. 하산할 때는 무릎 관절에 체중의 3~5배나 되는 무거운 하중이 실리는데 스틱을 사용하면 그 위험성을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더 천천히 걷고 보폭도 줄여야 한다.

관절염 환자들이 무릎 보호대를 사용하는 것도 권장할 만한 일이다.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무릎 슬개골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 연골과 십자 인대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서서 걸을 때는 경사에 따라 체중을 이동하여 오르막길에서는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이는 것이 좋고, 내리막길에서는 적당한 지점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무릎은 쫙 피는 것보다는 약간 굽히거나 발목을 이용하여 관절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앉아서 쉴 때는 절대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 이 자세는 무릎에 가장 나쁜 자세이다. 

산행 중 급작스런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멈춰 휴식을 취한 후 가볍게 맨손 체조로 몸을 풀어주어야 하며, 등산 후 관절이 아프거나 붓는 경우 운동량이 많았던 것이므로 다음부터는 운동량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평상시 관절염의 완화를 위해 좋은 운동으로는 지구력을 기를 수 있는 평지 걷기,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있으며, 유연성과 근력을 길러주는 스트레칭과 가벼운 조깅도 권장할만한 좋은 운동들이다.


 

 

 

 

 

3. 당뇨 있을 땐, 식후 1시간 후, 인슐린 주입 1시간 후 등산한다

소변으로 당이 새어나오는 당뇨병은 우리 몸이 당분을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풍요속 빈곤형’ 질병이다. 최근 현대인들에게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어 ‘21세기 에이즈’란 공포의 별명을 갖고 있다.

2020년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갖고 있고, 65세 이상 성인에서는 열 명 중 3명이 당뇨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평소 당뇨를 앓고 있다면 반드시 등산을 하기 전에 자신의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 그래서 식전 혈당 수치가 300mg/dl이 넘을 경우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가락-혈액으로-당뇨를-측정하는-장면



식전 혈당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상태에서 산행을 하면 혈당의 대사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경구 혈당 강하제와 인슐린 주입후 공복 상태에서 등산을 하면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

바람직한 것은 당뇨를 갖고 있는 경우, 식사를 마치고 1~2시간 후나 인슐린 주입 1시간 후에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당뇨 질환자가 등산시 주의해야 할 것이 저혈당이다.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 이하 상태로 증상으로는 안색이 창백해지고 현기증을 느끼고 다리에 힘이 풀리며, 호흡이 가빠지고 전신에 땀이 나고 구토가 일어나고 심할 경우 의식 혼란과 혼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등산시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그 즉시 산행을 멈추고 누워 몸을 안정시켜야 한다. 이 때 당분을 주입하기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 음료수, 과자 등 빠르게 당을 제공할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음식 섭취후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 해도 산행을 지속하는 것은 무리이다. 일단 저혈당 증세가 나타났다면 심장 마비의 가능성이 있음으로 일행의 부축을 받아 하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 환자들은 또한 등산후 발 합병증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인들과 달리 당뇨 환자들은 발에 물집이 생겼을 때 괴사 등의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무시하지 말고 즉시 치료해야 한다. 당뇨 환자들에 있어선 발의 작은 상처도 피부궤양으로 이어지고 당뇨병성 괴저로 발전할 수 있다. 당뇨병성 괴저는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골수염과 패혈증으로 발전하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당뇨 환자들의 발에는 상처가 생기기 쉽다. 신경 합병증으로 발 감각이 둔화되어 상처가 나기 쉽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져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심각한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들은 평소 발 관리를 잘해야 한다. 등산 전후 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땀의 흡수와 건조가 잘 되는 기능성 양말과 발을 조이지 않는 등산화를 착용하여 발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 환자들은 평소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도움이 된다. 등산과 함께 걷기와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근육과 지방세포의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몸의 혈당 조절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도 반드시 식사나 인슐린 주입 1~2시간 후 운동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