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식사법7, 운동을 위해 꼭 고기를 먹어야 할까?

2018년 한국에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모은 영화 ‘인도판 국가대표’ 《당갈》을 기억하는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딸을 통해 이루는 아버지의 집념과 부성애를 볼 수 있는 영화였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불공평하다는 인도의 엄격한 카스트제도와 남녀 차별의 높은 벽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두 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당갈》은 2010년 영연방 경기대회에서 인도 여성 레슬링 선수 최초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기타 포갓과 바비타 포갓 자매와 그녀들을 메달리스트로 키워낸 아버지 마하비르 싱 포갓의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선 매우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인도에선 여성들의 머리를 자르거나 바지를 입히는 것이 관습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또한 종교적으로 채식을 해야 하는 의무사항도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 마하비르는 딸들의 레슬링 실력 향상을 위해 과감하게 머리를 자르고, 바지를 입힌다. 또한 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여자 상대를 구할 수 없자 남자 레슬링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시킨다.

가정 형편 때문에 레슬링을 포기한 집안답게 포갓 가문은 매우 가난했다. 연습장을 마련할 수 없어 논 한가운데 모래밭에 훈련장을 만들고, 훈련비용은 남자들과 씨름판(인도어로 당갈)에서 내기 경기를 해서 충당을 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스파르타식 운동 연습에도 불구하고 딸들이 연습경기에서 힘을 못쓴다고 느낀 아버지는 과감하게 채식 대신 딸들에게 육식을 시키게 된다.

기운 없는 딸들을 위해 고기는 먹여야겠으나 돈은 없고, 아버지는 딸들의 미래를 걸고 고기집 주인과 흥정한다.

'두 딸이 이 집에서 파는 닭을 먹고 금메달을 따면, 모든 사람들이 이 집에서 닭을 사먹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큰소리를 치며 싼 가격에 닭을 사오게 된다. 그리고 손수 닭고기를 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쯤되면 여러분들은 왜 내가 이 이야기를 꺼냈는지 아마도 이해했을 것이다. 바로 단백질 신화! 인도에도 단백질 신화가 있었군? 역시 운동할 때 힘을 쓰기 위해서는 고기를 먹어야 해. 단백질 신화는 헐리웃을 넘어 발리우드에도 적용되는 글로벌 스탠드야!




당갈과 베트남 박항서호의 진실


위와 같이 생각했다면 완전 오해다! 오히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내용이 실제 사건과 다르다는 사실이다. 포갓 가족들이 체력 향상을 위해 채식을 포기하고 육식을 시작하는 것은 실제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한다.

《당갈》의 실제 모델인 포갓 가족들은 엄격한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처럼 아버지가 딸들에게 닭고기를 만들어 주는 장면은 없었으며 이 사실에 대해 포갓 가족들이 영화 제작진에 항의했다는 설이 있다. 즉 마하비르의 딸들은 채식을 먹고도 충분히 세계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채식주의자 포갓 가족들이 육식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설정은 아무래도 영화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영화 《당갈》의 제작과 유통을 미국의 디즈니사에서 맡고 있다보니 헐리우드적 스토리텔링의 채색이 필요하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이와 비슷한 실례가 있다. 베트남의 히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 역시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으로 처음 부임한 뒤 베트남 국가대표 식단을 고단백 고탄수화물 위주로 바꾼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 이전 쌀국수와 돼지고기 튀김을 주로 먹었던 베트남 선수들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달걀과 우유, 스테이크, 연어살 등 풍부한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경험하게 된다.
 


혹자들은 베트남 축구선수들이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쌀국수에 기반한 채식 식단에서 다양한 동물성 단백질 식단으로 바꾼 이후 체력과 신체 능력치가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실 또한 편견이다. 박항서 감독은 부임후 처음으로 가진 체력 측정에서 베트남 선수들은 전원 한 명도 예외 없이 합격했었다고 말하고 있다. 베트남 선수들이 채식을 했다고 해서 경기력에 영향을 줄 만큼 체력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

우리들은 채식을 주로 하는 태국이나 베트남 등의 동남아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은 채식 식단에 의한 체력적인 문제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선수들이 스스로 체력적으로 자신들이 약하다고 믿고 있었던 무의식적 열등감과 부정적 신념체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쓴 하비 다이아몬드는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는 단백질 신화는 허구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린다. 특히 한 운동선수가 자신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경기력을 높일 수 없다고 하는 푸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고기를 먹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해요!”
익명의 스포츠선수

운동선수 중에는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자신들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서 반드시 고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 하비 다이아몬드는 미의학협회지에 실린 논평을 인용하며 단백질과 운동시 필요한 체력은 무관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미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운동선수에겐 단백질 영양제를 추가한다고 해도 더 이상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이라고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운동선수와 일반인들의 단백질 필요량은 동일하다. 단백질은 절대 체력을 증강시켜주지 않는다. 오히려 초과된 단백질은 몸의 소화작용과 신진대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한다. 운동선수가 추가로 먹은 단백질은 탈수와 식욕부진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차라리 더 많은 신체활동으로 체력이 염려된다면 탄수화물을 더 먹어서 연료 에너지를 더 확보하는 편이 낫다. 다만 탄수화물이라고 다 똑같은 탄수화물이 아니다. 빵이나 과자, 국수, 라면과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오히려 체력에 마이너스가 된다. 지금 밭에서 거둔 신선한 고구마와 감자, 현미와 같은 살아있는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고기를 먹어야 체력이 보충이 된다는 운동선수의 고백과는 다르게 단백질은 연료의 효율성을 파괴하는 영양소이다. 단백질을 먹으면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소모될 뿐이다.

야생동물을 보면 이 사실을 더 잘 알 수 있다. 고기만 먹는 사자는 하루 20시간을 잔다. 과일만 먹는 오랑우탄은 6시간만 잔다. 고기를 먹고 소화시키는데 훨씬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연생태계에서 가장 힘쎈 동물은 무얼 먹고 사나?

헬스나 피트니스 운동을 하는 분들은 특별히 단백질 섭취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사람들은 동물성 단백질이 식물성 단백질보다 인간의 단백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여 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보충하고자 한다. 대부분 운동선수들은 고기를 먹어 체력을 보충하려 한다.

하지만 야생의 자연원리는 그러한 인간의 추론을 부정한다. 전 지구에서 가장 힘이 쎈 동물들은 육식동물이 아니다. 코끼리, 황소, 말, 노새, 물소, 코뿔소 등 힘 하면 떠오르는 육지에서 가장 힘이 쎈 동물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풀떼기라고 무시하는 이파리와 같은 풀을 먹는다.


어머니가 성장기 때 고기 반찬을 많이 해 주지 않아 키가 제대로 크지 못했다고 부모를 원망하는 청소년들도 많은데, 이것 역시 자연 질서를 보면 사실과 다르다. 키가 6m에 이르는 기린을 보라. 세상 어느 누구도 기린이 고기 먹는 것을 한 번도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인간과 DNA가 98% 일치하는 원숭이들은 모두 나무 열매를 주식으로 한다. 고릴라는 과일만 먹지만 인간보다 덩치가 3배가 크고 힘은 30배나 더 쎄다. 오랑우탄 역시 인간보다 힘은 훨씬 강하지만 과일만 먹고 고기를 먹는 경우는 없다.

인간은 힘을 키우기 위해 힘쎈 소고기를 먹지만 그 소는 정작 풀을 뜯어먹는다. 세상에 가장 힘이 강한 동물들은 대부분 풀을 뜯는 초식동물들이다.



세상에서 가장 힘쎈 사람은

무엇을 먹어서 그렇게 힘이 쎈가?

풀을 뜯어 먹는 초식동물들이 힘이 쎈 것은 오직 자연생태계에서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인간계에선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가장 힘이 쎄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사실 무한리필 고기집에서 한 사람당 삽겹살 10인분씩 고기를 먹어 치우는 유도부 선수들을 목도하거나 날마다 계란 흰자를 70개씩 먹는 보디빌더를 보거나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 하루 종일 맥주와 칭코나베를 먹는 스모선수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일단 사람의 경우엔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사실은 우리의 생각과 거리가 있다.

그 증거로 네 명의 사람을 들고 싶다.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완벽한 기계인간을 연기한 아놀드 슈왈제너거(Arnold Alois Schwarzenegger)는 미국 명문 정치가문 케네디가의 사위이자 이젠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이전에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보디빌더 대회인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의 총 12관왕 출신의 세계 최고의 몸짱이었던 사실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는 그야말로 보디빌더계의 전설이자 산증인이다. 그는 15살인 1961년 보디빌더에 입문하여 1970년까지 우승을 5회, 1970년에서 80년까지 7회 우승했다. 

근육 하나만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슈왈제네거는 일흔이 지난 지금에도 근육 단련에 여념이 없다.

최근 2019년 영화 터미네이터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도 그는 한국 땅에 발을 디디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울 한 헬스장에서 열심히 역기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근육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그날의 운동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이런 말을 남겼다. “세계여행의 지혜. 장거리 비행 후 착륙할 때는 절대 낮잠을 자지 마라. 헬스장으로 곧장 가서 펌프질을 하라”

그런 그가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가장 레벨이 높은 비건이다.

혹자는 미스터 유니버스 시절 슈왈제네거가 닭고기와 베이컨, 소시지와 스테이크를 엄청 먹어대던 육식가였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반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그런 반론을 제기한 사람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슈왈제네거는 72세 나이에도 장거리 비행 여행을 마친 후 곧장 헬스장으로 달려가서 역기를 들 정도로 근육 손실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는 15세 이후 평생을 보디빌더로 살아왔다. 근육 생성을 위해서라면 그가 안먹어 본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 그가 채식주의자로 전향한 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은 채식을 통해 육식만큼 충분히 근육 증가와 근육량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임을 방증한다.




세계에서 가장 힘쎈 남자
패트릭 바부미안(Patrik Baboumian)

이란 태생의 독일 스트롱맨인 패트릭 바부미안은 20세인 1999년 독일 주니어 보디빌딩 우승을 시작으로 힘을 측정하는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여러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기네스북에도 이름을 올려 자타공인 월드 스트롱맨이다.

힘을 측정하는 대회는 올림픽 역도 종목을 떠올리겠지만 권투나 유도와 같은 종목이 세계에서 가장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처럼 역도나 보디빌딩이 세계에서 가장 힘쎈 사람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힘쎈 사람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는 미국 1977년 캘리포니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열린 후 매년 세계를 돌며 개최되는 World's Strongest Man 대회를 들 수 있겠다. 벌써 역사가 40년이 넘었다.


패트릭 바부미안은 월드스트롱맨 대회 출신은 아니지만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세계적인 스트롱맨이다.

그는 어느날 축산업계에 의해 소나 돼지가 무차별적으로 도살되는 현장을 보고 채식을 하기로 결심하고 오로지 채식만으로도 스트롱맨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한다고 말한다.

그는 독일 헤비급 통나무 들기 신기록을 작성했고 세계신기록도 가지고 있다. 아마 군대에서 목공체조를 할 때 패트릭 바부미안과 한조가 되면 매우 수월할듯.

또한 2012년 유러피언 파워리프팅 챔피언십에 출전하여 스쿼드 300kg, 벤치프레스 200kg, 데드리프트 330kg을 기록했다. 그는 무제한급에서 우승하여 유럽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의 개인 기록은 벤치 210kg, 스쿼드 360kg, 데드리프트 360kg이다.

또한 술통들기 대회에서 150.2kg짜리 술통을 들어 올려 세계신기록을 세웠고, 2015년 멍에 나르기 대회 출전하여 세계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2013년 토론토에서 열린 채식인 축제에서 550kg짜리 멍에를 욺겨 세계기록을 달성한 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멋진 몸과 강한 힘을 위해 동물성 식품을 먹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꼭 이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완전한 비건 채식을 시작한 2년 동안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고, 지금도 날마다 더욱 좋아지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총알탄 사나이이자
멀리 뛰는 사나이 칼 루이스


최근 단거리 세계 육상선수 중 가장 핫한 인물을 들자면 자메이카 출신의 우자인 볼트를 들 수 있지만, 역사상 최고의 단거리 육상 선수를 뽑는다면 누구나 주저 않고 미국의 전설적인 육상선수인 칼 루이스(Carl Lewis)를 손꼽는다.

칼 루이스는 1979년부터 1996년까지 17년 간의 국가대표 선수 생활 동안 올림픽과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각각 10개씩의 매달을 획득했다. 금빛 메달만 봐도 올림픽에서 9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8개다. 우리 대한민국 육상선수들이 지금까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딴 금메달 수보다 칼 루이스 혼자 딴 금메달 갯수가 더 많다.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선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하여 4관왕에 올랐다. 이 4관왕 기록은 올림픽 역사상 제시 오웬스와 칼 루이스 두 명만 이룬 대기록이다.

칼 루이스는 단거리 육상 트랙의 총알탄 사나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모래판의 멀리뛰기 세계 승자이기도 하다. 그는 1984년 LA올림픽에서부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멀리뛰기 4연패를 이뤄냈다.

칼 루이스가 대단한 것은 대부분의 단거리 육상선수들의 수명이 길지 못함에 비해 육상선수로서는 환갑 나이인 35살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칼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운이 작용했단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육상선수로서 최상의 몸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특히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으로 바꾼 것이 효과적이었다”

칼 루이스 역시 육식과 채식을 고루 경험한 선수였다. 그는 1990년 5월 체중조절을 위해 식이요법을 연구하다가 채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후에 칼 루이스는 채식식이요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고 전한다.

“내가 경주한 이래 최고의 해는 비건 식사를 시작한 첫 해였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전설의 울트라마라토너 스콧 주렉


사람들은 42.195km를 완주하는 올림픽의 꽃 마라톤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운동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마라톤과 비교할 수도 없는 스포츠로 인간을 초월해야 완주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바로 울트라마라톤이다.

일반적인 마라톤 종목은 조직위원회에서 규정한 원칙에 따라 일정한 온도와 코스와 경사로와 풍향과 풍속이 보장이 된 상황에서 치룬다. 특히 부상시에는 구급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울트라마라톤은 자갈과 모래가 가득한 험난한 비포장 도로에서 해발 2천미터가 넘는 산악지대와 깎아지른듯한 협곡,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의 기온과 모래 폭풍 속에서, 때론 자신의 몸을 가누기 어려운 계곡의 물살을 헤치며 달리고 달린다.

울트라마라톤 코스는 2시간 동안 42km 정도를 뛰는 마라톤 코스와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길다. 최소한 50km는 뛰어야 울트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100km 이상 1000마일(1609.34km), 아예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륙횡단 코스도 있다. 어떤 대회는 하루 24시간 동안 얼마를 가느냐 하는 것으로 승부를 가린다.

현재 공인된 울트라마라톤대회 중 최장 코스는 ‘얼티메이트 울트라 스리 친모이 1300마일 대회(The Ultimate Ultra, the annual Sri Chinmoy 1300-Miler)’로 매년 가을 뉴욕에서 열린다. 이 대회의 거리를 km로 환산하면 2,092km에 달한다. 올림픽 마라톤의 50배 거리이다.

이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울트라마라톤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울트라마라톤계의 레전드라 일컫는 인물이 바로 스콧 주렉(Scott Jurek)이다.


스콧 주렉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이다. 그는 수많은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최고 기록을 냈다. 울트라마라톤 대회는 마라톤처럼 일정한 형태가 아닌 다양한 거리와 코스, 시간규칙에 따라 경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세계 각처에서 개최된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달성한 선수이다.

그가 다른 울트라마라톤 선수들을 놀라게 한 것은 그가 12세에 고혈압 판정을 받아 운동에 부적합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났고 외양도 매우 비쩍 마른 볼품없는 체구에 먹는 것도 보잘 것 없는 철저한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견과류와 식물성 단백질 분말, 통곡물로 만든 토스트와 발아 곡물 시리얼, 샐러드와 콩제품, 퀴노아, 후무스 등을 먹고도 해마다 6개에서 10개 대회의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냈다. 웨스턴 스테이츠 100 대회에선 7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가 뛰는 경기는 최소 80km에서 160km에 달하는 장거리 경주였다. 그는 하나의 대회를 치루기 전에 몸풀기로 일주일 동안 320km를 뛴다고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연습량을 자랑하는 선수이다.




그런 그가 채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설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잘 달리는 부족 타라우마라 족이 맨발에 옥수수가루를 먹으면서도 울트라마라톤 코스를 가볍게 완주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첨단 의학기술이 접목된 나이키 운동화에 단백질 영양식을 먹고도 그들보다 잘 달리지 못하는 울트라마라톤 선수가 대다수이다.

스콧 주렉의 존재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체력과 인내심의 발판은 고기 단백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세계에서 가장 근육이 발달한 보디 빌더 출신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칼 루이스와 가장 힘 쎈 패트릭 바부비안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체력을 보여준 스콧 주렉이 채식으로만 충분한 근육과 에너지를 만들 수 있었다면 일반인도 고기를 꼭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는 단백질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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