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치유학, 삼림욕 이렇게 하라3-후각 활용하기

나무에게서도 향기가 날까? 꽃과 열매, 인공 향수의 진한 향기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나무에게서 나는 냄새에 대해 무감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꽃이 종류에 따라 다른 향을 내듯이 나무마다 다양한 향내를 뿜어낸다. 

어떤 나무는 시원하고도 톡 쏘는 사이다와 같은 느낌을 준다. 혹 깊이 있는 향을 풍기는 나무도 있다. 전나무와 가문비나무와 같은 익숙한 나무들로부터는 레몬이나 송진 향을 맡을 수 있다. 자극적인 냄새를 풍기는 나무도 있지만 대부분 나무들은 상쾌한 느낌을 준다. 삼림욕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그러한 나무들의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칭리 교수는 《자연치유》에서 3억년 전에 등장한 침엽수가 지구 최초의 향기식물이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침엽수 숲을 거닐 때 우리는 3억년 전 원시림에서 나는 지구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숲의 향기는 꽃의 향기보다 중요하다. 꽃의 향기는 감미롭고 매혹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에 비해 나무의 향기는 꽃보다 옅은 향과 그윽한 느낌을 줄뿐이지만 병을 치료하고 스트레스를 이완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결국 삼림욕을 최대한 잘 한다는 것은 결국 숲의 공기 중에 포함된 피톤치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삼림욕이 가져오는 수면개선 효과와 스트레스 완화 효과, 암세포에 대한 면역력 증진 효과가 다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정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숲의 치유능력의 본좌는 결국 숲이 뿜어내는 향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은 숲속에서 피톤치드를 최대한 호흡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하겠다.

첫째로 삼림욕의 대상으로 어떤 지역을 선택해야 할지? 그리고 두 번째로 피톤치드가 가장 왕성한 시간대와 피톤치드가 많이 머무는 공간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자신의 목적에 맞는 삼림욕 숲을 정하라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등산로와 둘레길을 계획할 때 주변 나무들의 분포도와 서식처들을 고려하여 등산과 탐방의 계획을 수립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러나 밑에 열거된 나무들의 예에서 보듯이 각각의 나무마다 풍기는 향기가 다르고 치료 효과가 다르다. 특히 나무마다 배출하는 피톤치드의 양과 질이 다르기 때문에 삼림욕을 제대로 하려면 방문지의 나무 종들의 분포도를 미리 알아두면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아토피 천식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편백나무숲 트레킹을 계획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간단히 불면증 해소와 자기긍정감을 갖기를 원한다면 삼나무숲 트레킹으로도 족하다. 이처럼 자신의 심신상태와 필요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목적지를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칭리 교수는 현재 일본의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의 향기들을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칭리 교수가 일본인이기에 우리나라 숲에 가장 많은 자생 소나무와 참나무 등에 대해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하겠다.)

앞으로는 등산이나 둘레길 트레킹을 할 때 주변 숲과 나무들의 특징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그러면 등산과 트레킹의 즐거움과 건강상의 유익이 훨씬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밑의 내용과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여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의 숲에 어떤 나무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그 나무의 향기와 정유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삼림욕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




편백나무(Hinoki)
피톤치드의 제왕, 암 환우들과 아토피 환자들의 조력자

일본이 원산지인 편백나무에게선 상쾌하고 신선한 레몬향이 나고 약간 연기 냄새도 풍긴다. 도시에 사는 일본인들은 편백나무 향을 맡을 때마다 고향을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예로부터 건축물에 폭넓게 편백나무를 사용하여 집과 절, 사당은 물론 온천 나무 욕조까지 편백나무를 사용했다. 온통 편백나무 천지였던 것.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따뜻한 남쪽 지역에 편백나무숲이 있다. 전남 장성의 축령산과 전북 완주의 공기마을, 전남 장흥의 편백숲 우드랜드, 전남 고흥의 봉래산, 울산 울주군 웅천면, 경북 남해 금산 동쪽 자락 등에 유명한 자연휴양림이 있다.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에는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전국 최고의 편백숲이 자리잡고 있다.

편백나무는 주체할 수 없이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고마운 나무이다. 많은 자료들에 의하면, 현존 나무 중에서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피톤치드의 심신안정 효과는 피톤치드의 주요성분인 테르펜(Terene) 때문이며 보다 안정적인 뇌파인 알파파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사이트의 우리나라 수목의 피톤치드 발산량을 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편백나무와 소나무, 잣나무, 삼나무, 측백나무, 향나무 등에서 피톤치드가 분비되는데, 그 중 편백나무는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이 월등이 높다.


피톤치드는 항균,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고 특히 말초혈관과 심폐기능을 활성화 시켜 천식과 폐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유익하다.

편백나무 향을 맡으면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국립수목원 자료에 의하면 편백나무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농도를 절반 이하로 줄여준다고 한다. 또한 심신안정과 깊은 숙면을 유도하여 불면증 해소에도 좋다.


최근에는 아토피 피부염과 염증성 알레르기 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도 편백나무 숲을 즐겨 찾고 있다. 편백나무가 아토피의 원인인 스트레스와 집먼지진드기를 억제하고 피부를 소독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편백나무 정유는 심신을 고요하고 담백하게 가라앉혀준다. 또한 목욕할 때 욕조에 두 세 방울 떨어뜨리면 근육통증도 사라지고 아픈 부위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어서 편백나무를 가까이 하면 연중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소나무(Korean red pine)
우리나라 최대 자연림, 전체 28% 차지
일부자료에선 편백나무보다 피톤치드 발산량이 4배나 높아


소나무는 우리나라 대표수종이다. 세계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동북부, 러시아 지역에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울릉도에서도 자라고 있다.

소나무는 애국가 가사에게까지 등장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이다. 우리나라에는 900종의 나무가 있지만 산지의 숲은 소나무와 참나무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참나무는 어느 한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등 여러 참나무를 포괄하는 명칭이기 때문에 혼합림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숲에서 단일종으로서는 소나무가 우리나라 숲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소나무가 우리나라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는데, 반가운 소식이 있다. 한국 자생 소나무가 일본 원산 편백나무보다 피톤치드 분비량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 2015년 산림청이 후원하는 산림치유연구사업단은 전북대에서 열린 산림휴양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국내 주요 수종인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편백나무 등 국내 주요 침엽수 4종의 여름철 피톤치드 배출량을 비교했다.

수종별 자생지를 대상으로 20종의 피톤치드 물질을 새벽1시에서 저녁 12시까지 한 시간 단위로 24회 반복 측정한 결과 대기 중 피톤치드 평균농도가 가장 높은 수종은 소나무(3.26±0.66ng/m3)로 편백나무(0.78±0.22ng/m3)보다 4배나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것은 2013년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박범진 교수팀이 그 해 7월과 8월에 걸쳐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나무숲과 강원도 강릉 성산면 제왕산 소나무숲에서 3회에 걸쳐 20종의 피톤치드 양을 비교 측정한 연구 결과에서 보였던 결과와 동일한 결과여서 한국 자생 소나무의 피톤치드 우수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였다.

2013년 연구 조사에서는 편백나무 숲에서 나온 피톤치드 총량은 평균 4.93ng(나노그램)/㎥였고, 소나무 숲에서는 5.29ng/㎥가 나와 역시 소나무의 피톤치드 발산량이 더 높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소나무숲은 강원도 대관령에 자리잡은 대관령 치유의 숲이다. 대관령 자연휴양림과 대관령옛길과 연계한 울창한 소나무숲의 운치를 누릴 수 있다.



정말 반가운 소식은 한국인들에게 소나무숲을 찾는 것은 마치 뒷산을 찾는 것처럼 쉬운 일이라는 사실이다. 마치 편백나무숲을 가기 위해 멀리 남해까지 갈 필요가 없다. 남산의 소나무숲과 북악산, 북한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의 모든 산에는 소나무숲이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하다못해 동네 뒷산에도 소나무는 자라고 있다.

향치료사에 의하면 소나무 정유는 뛰어난 살균, 소독 효과와 데오도란트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데오도란트 효과란 우리 몸의 땀샘인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세균과 결합하여 악취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을 뜻한다.

강한 살균 소독 효과로 공기를 정화하고 몸의 감염을 막아주며, 감기 예방과 인후통과 코막힘, 폐렴,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좋으며 근육통 완화에도 좋다고 한다.



삼나무(Cedar tree)
미이라의 방부제 역할, 영구적 효능감, 정서안정을 주는 나무

삼나무는 껍질을 벗기면 깊고 신비한 냄새가 풍겨난다. 삼나무의 냄새는 흙냄새나 매운 냄새로 묘사되곤 한다. 때로는 따뜻하고 달콤한 수지 냄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삼나무의 정유는 다른 나무들처럼 잎이나 가지에서 추출되는 것이 아니라 목질부에서 채취된다.

일본이 원산지이고, 단일 수종으로서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남 장성 축령산 편백 삼나무숲이 유명하다. 귤나무 방풍림으로 심어진 제주 비자림로 삼나무숲도 꽤 인지도가 있다.


삼나무 정유는 크게 세 가지 쓰임새가 있다. 첫째는 벼룩, 개미, 모기 같은 해충을 쫓아주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속옷이나 침구 보관함을 삼나무로 만들곤 했다.

둘째로는 방부제로 사용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의 방부제로 이 삼나무 정유를 사용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재 구조물들은 삼나무로 만들어졌다. 칭리 교수는 유명한 이스라엘의 솔로몬왕의 성전을 짓는데도 삼나무가 사용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외 셋째로 삼나무는 향수로 사용했는데, 고대사회에서 사제들이 신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이 향기가 도움을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삼나무는 수백 수천년을 사는 수명이 긴 나무이다. 따라서 고대에는 이 나무의 정유가 영혼의 영원성을 상기시킨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향치유사들은 삼나무 정유를 가지고 정서적 고양과 호흡기 질환 치료와 근육통 완화에 주로 사용한다. 특히 삼나무 향기는 정서적 힘을 자극하고 자아수용적인 느낌을 증진시킬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단, 삼나무숲 트레킹을 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삼나무는 환경재앙 수준의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나무이다. 일본인들 중 25%가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봄철마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처럼 꽃가루 주의보를 발령한다. 일본의 경우 매년 2~4월까지 이비인후과가 삼나무 꽃가루 때문에 만원이라고 한다.

따라서 삼나무숲을 방문하려는 분들은 삼나무 꽃가루가 흩날리는 2~4월의 봄 철에는 가급적이면 방문을 자제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유럽적송(Scots pine)
피로 해소와 집중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나무

전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침엽수인 유럽적송은 풀냄새 같은 강하고 담백한 냄새를 풍긴다. 향치료사들에 의하면 유럽적송의 정유에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풀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문비나무(Spruce)
접지효과와 섬세한 감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나무

가문비나무는 마치 우리나라 백두산과 개마고원에 사는 소나무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곧고 뾰족한 삼각형 모양을 띄고 있다. 해발 500~2,300미터 높이에서 자라는 고산 지대 나무이다. 키가 40~50미터나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과 덕유산, 설악산, 금강산, 백두산 등 주로 높은 산에서 자라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서 분포하는데 독일에서는 전 숲의 28%가 독일가문비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문비나무를 잘 볼 수 있는 곳은 덕유산국립공원 내의 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볼 수 있다.

가문비나무의 향은 소나무 향과 비슷하지만 더 짙고 흙냄새가 강하다. 향치료사들에 의하면 가문비나무 향기에는 접지(接地) 효과가 있으며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여기서 접지효과? 생소한 개념으로 들린다. 칭리 교수는 《자연치유》에서 맨발로 땅을 밟을 때 땅의 강력한 치유 전자파를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을 접지(接地)효과라고 했다. 이를 통해 볼 때 아마도 가문비나무 향기는 땅과 인간의 접지를 강화시켜주는 작용하는 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 개인의 생각이다.



미송(Douglas fir)
명상에서 얻는 심신안정을 주는 나무

미송은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에서 건너온 소나무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송숲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벤쿠버섬에 있다. 미송은 키가 60~70m나 되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과 자동차가 있으면 마치 장난감차와 인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관상용보다는 강도가 세기 때문에 주로 건축자재로 많이 수입하였다.


그러나 유자 향기를 풍기는 미송의 냄새는 건강에도 큰 유익을 준다. 향치료사들은 미송의 정유를 사용하면 명상에서 얻는 것과 동일한 심신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나한백
향균 구충 효과와 진정작용에 뛰어난 나무

일본에서는 일본 고유종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에도 널리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도와 남부 일부 지역에서 자라고 있다.


나한백에선 삼나무와 비슷한 연기 냄새와 독특한 나무 냄새가 난다. 일본에서는 나한백을 매우 신성한 나무로 여기고 있는데 그 향기가 해충을 쫓기 때문이다. 일본 민간에는 “나한백으로 지은 집에는 삼 년간 모기가 얼씬거리지 못한다.”는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향치유사들은 나한백 정유를 쓰면 분노를 가라앉히고 몸을 편안하게 해준다고 한다. 특히 불면증이 있을 때 베게나 주변에 뿌려두면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전나무

높은 함량의 피톤치드 선물을 간직한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가 곧게 높이 자라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전나무는 시원시원한 모습으로 인기가 높다.  일본에서는 훗카이도 전나무가 유명한데 우리나라에는 부안 내소사 전나무길과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광릉수목원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다.


눈이 내려 가지에 수북히 쌓인 전나무숲의 광경은 그야말로 겨울의 절경이라 할 수 있다. 훗카이도 전나무는 눈이 덮여 있을 때도 잎을 볼 수 있기에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전나무는 편백나무에 버금가는 다량의 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다. 항균, 항산화, 항염 기능이 매우 뛰어난 나무이다. 향치료사들은 전나무의 정유에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진정효과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호흡기 질환을 치료할 때도 전나무 정유는 유효하다.



흙냄새, 지오스민 효과와 페트리코 효과

숲속의 공기에는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흙냄새와 수중기가 뿜어내는 비냄새에 포함된 화합물에도 인체에 유용한 성분들이 들어있다. 

숲의 흙속에 살아있는 박테리아인 마이코박테리움 바카에는 건강에 매우 유익한 기능을 하는데, 이 박테리아가 뿜어내는 냄새를 지오스민(geosmin)이라고 한다. 일종의 흙향기이다.


전남 보건환경연구원에 의하면, 지오스민은 편백림 토양에서 잘 생성되어 우리나라의 경우 축령산 편백숲에서 가장 수치가 높았다.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어 겨울에는 편백림, 봄에는 소나무 숲 토양에서 짙은 농도를 보인다고 한다

지오스민은 무색, 무미의 천연오일인데, 독특한 흙냄새를 발한다. 사람들이 지오스민을 호흡하면 초조감이나 불안감이 잦아들어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고, 천연항암제와 항생제 성분으로 기능하여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이 박테리아의 흙냄새는 독특하여 음식 식재료로도 사용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이 냄새를 테루아(terrior)라 부르는 데 ‘흙에서 느껴지는 풍미’를 뜻한다. 이 맛은 음식의 맛이라기보다는 토양미생물맛인데 포도주나 치즈, 초콜릿에서 맡을 수 있다.

후각이 둔한 인간도 지오스민에 대해서만큼은 매우 예민하다고 한다. 1조 분의 1만큼만 포함되어 있어도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지오스민 냄새를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오랜 가뭄 끝에 음식을 찾을 때 도움을 주던 화학물질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비가 내린 후 대지에서 뿜어 올라오는 상쾌하고 청량한 냄새를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페트리코의 냄새 때문이다.


숲이 오랜 시간 가물면 나무들은 자신들의 정유를 토양과 바위에 저장하게 된다. 이것은 가뭄에서 생존하기 위한 나무들의 전략이다. 그런데 오랜 가뭄이 지나 비가 오게 되면 바위에 저장된 정유가 흘러나와 비와 섞여 공기 중에 그 냄새가 가득 풍겨나게 된다.

이 싱그러운 냄새를 과학자들은 페트리코(petrichor)라고 불렀다. 일종의 비냄새인데, 라틴어로 바위는 페트라(petra)라고 부르고 이코(ichor)는 ‘신의 동맥에서 흐르는 피’를 뜻한다. 그야말로 ‘바위에서 나오는 정수’라는 의미로 페트리코는 숲이 숨기고 있는 진정한 생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지오스민과 페트리코는 흙이 주는 대표적인 향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나기가 내린 후에 많이 느낄 수 있는 페트리코는 대표적인 여름냄새로 불린다.



피톤치드를 최고 누릴 수 있는 트레킹 방법

자, 나무들의 특징과 효능을 알아보았고, 목적지를 정했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하면 피톤치드를 많이 마실 수 있을 지 방문 시점과 구체적인 위치를 정해 보자.


첫째, 겨울 〈 여름, 아침-저녁〈 낮

숲의 피톤치드의 배출량은 겨울보다 여름이 0.3~1ml 많이 분비된다. 또한 선선한 아침이나 저녁보다는 정오 무렵에 방출량이 최대치가 된다. 높은 기온이 공기의 유동량을 늘려 피톤치드 발산량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소나무의 예를 살펴보면, 아침 6시에 2.71ppb, 정오 9.74pph, 저녁 6시에 6.9pph만큼을 발산한다. 아침을 기준으로 보면 저녁에 2배, 정오에는 3배 이상으로 피톤치드 분비량이 많다.

따라서 새벽 산행이나 새벽 운동 겸 산책을 가기 보다는 저녁 때 산보 겸 산행을 하는 것이 좋으며, 가장 좋은 것은 정오에 산 중턱에서 식사 겸 오침 시간을 갖는 것이다.

등산을 하는 경우 아침 일찍 시작하여 정오에 산 중턱에서 한 두 시간 쉬었다가 정상에 올라가거나 일찌감치 정상에 오른 뒤 하산 시점에서 산중턱에서 잠깐 쉬었다가 내려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물이 있는 산 중턱을 노려라  

산 밑이나 산 꼭대기에는 피톤치드가 모이지 않는다. 공기의 이동이 빠른데 막아줄 방벽이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적 산 중턱은 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곳이다.


그리고 피톤치드는 습도가 높은 곳에 모이는 습성이 있음으로 산 중턱 물이 흐르는 계곡에 자리를 잡으면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다.



연습) 숲에서 호흡하기

하지만 가장 피톤치드 분비량이 많은 좋은 수목 지역과 좋은 시간대와 좋은 위치에 자리잡았다고 해서 피톤치드를 많이 호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의 폐를 비워 숲의 공기로 채우는 것이다. 숲의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실 수 있게 변형된 요가 마운틴 포즈로 자유롭게 호흡해 보자


1. 팔을 바깥으로 향해 서라.
2.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손을 천천히 머리 위로 올린다.
3. 넷을 셀 때까지 멈춰라.
4. 팔을 더 높이 올리며 발끝으로 서서 손을 밖으로 향하게 돌린다.
5. 천천히 숨을 뱉으며 손을 내린다.
6. 가장 처음 자세로 돌아오면서 가슴 속을 숲의 공기로 가득 채운다.
이것을 3회 반복한다.


Tip, 삼림욕에는 그린카드

마지막으로 삼림욕을 위해 국립공원과 지역 휴양림, 수목원 등을 이용할 때는 그린카드를 사용하면 약간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입장시 에코머니 제휴 마크가 있는 그린카드를 제시하면 전국 자연휴양림 무료 입장을 할 수 있고, 국립공원 직영 야영장 최고 50% 할인과 주차장 10% 할인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동시 개인 차량이 아닌 KTX와 버스, 지하철을 이용하면 에코머니 적립도 할 수 있으며 친환경 녹색매장 이용시 1~24%, 에코머니 제휴사를 이용시 1~5%까지 에코머니 적립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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