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장수를 위하여 교대근무 직업은 피하라

교대근무가 주는 작업 피로가 대형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에 대한 연구는 많다. 1986년 구소련의 체르코빌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1912415일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 호의 침몰사건의 배후에 야간 근무자의 졸음이 있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이다.

 

그러나 교대근무 형태가 근무자 생명과 수명 단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수명 단축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는 부족하지만, 인체의 각 특정 부분들에 미치는 악영향들이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교대근무 형태가 교대근무자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대근무는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지난 시간에 교대근무가 IARC가 인정한 2A급 발암물질이라는 점을 포스팅했다. 교대근무는 또한 심혈관계에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미국 크누트손 등이 종이와 펄프 제조공장 근로자 394명을 15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교대근무자는 낮 근무자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1.4배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근무기간을 좀 더 세분하여 분석해 보면 2-5년차는 1.5, 6-10년차는 2.0, 16-20년인 경우 2.8배 증가하여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교대근무가 길어지면 관상동맥질환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미국에서 가외치 등이 42-67세 간호사 79,109명을 대상으로 4년간 연구 관찰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야간교대근무를 한 근무자들에게서 관상동맥 질환 위험률이 1.31배 높았다고 한다.

 

교대근무와 심혈관 질환 관련성을 역학조사한 결과 교대근무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률이 40% 정도 더 높다고 한다.

 

교대근무는 또한 오늘날 중장년층이 가장 두려워 하는 질병인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1.8~5.0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사증후군이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들 중에서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HDL 콜레스테롤증, 고혈압, 공복시 고혈당 등에서 세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병을 지칭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교대근무의 기간이 길수록 대사증후군 발생이 높아졌는데, 이것은 교대근무가 혈당과 중성지방 등의 대사에 장애를 일으키고,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 시키고, 생체리듬을 파괴하고 수면장애를 발생시켜 활동량 감소와 운동부족 현상 등으로 대사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자는 낮 근무자보다 비만 위험성이 높다. 교대근무자들의 수면부족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렙틴을 감소시켜 지속적인 식욕을 부추겨서 체중증가를 일으킨다.

 

 

교대근무는 위장질환을 유발한다

 

일찌기 소화성 궤양은 교대근무자들의 직업병으로 이야기되어 왔다. 그리고 교대근무자의 불규칙한 생활 리듬에 따른 배변 습관 변화는 복통과 변비 설사 등의 만성 장 질환의 원인이 된다.

 

교대근무자들이 소화성 궤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생체리듬 교란으로 일반인에 비해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가스트린과 펩시노겐이 많이 분비되고, 독소를 배출하여 각종 위장 질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대한 방어기전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2006년 피에트로이우스티 등이 의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항체 양성 근로자들을 교대근무자와 낮근무자로 나눠 내시경검사를 해본 결과 교대근무자들이 낮근무자보다 십이지장궤양 유병률이 3.92~3.96배 높았다.

 

 

교대근무는 우울증 또한 악화시킨다.

 

교대근무는 정신적으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발생시킨다. 우울증이 무서운 것은 단순한 업무능률 저하와 직장 분위기를 해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살이나 돌연사와 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갈 수도 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스콧 등의 교대근무와 우울증 발생 간의 연구에 의하면, 교대근무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하는 유병률은 여자에게서는 22.6%, 남자에게서는 13.4%로 나타났고, 교대근무 기간 20년까지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된다고 한다.

 

 

교대근무는 당뇨병을 악화시킨다.

 

교대근무는 특히 당뇨병에 치명적이다. 당뇨는 인슐린 분비 이상으로 높은 혈당 수치가 지속되는 병이다. 당뇨병은 치료하는 과정에서 24시간 내내 높지도 낮지도 않게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체의 생체리듬의 하나인 서카디언 리듬은 인슐린의 분비량과 포도당 농도와 깊은 연관이 있다. 그런데 교대근무는 특히 서카디언 리듬을 크게 교란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교대근무 자체가 당뇨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 치료제를 사용해도 약효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없다.

 

더구나 당뇨환자는 당분 조절을 위해 규칙적인 시간에 따라 일정한 양의 당질 제한식을 해야 하지만 교대근무의 불규칙한 근무형태는 식사 시간을 불규칙하게 하고, 위장의 소화효소를 불규칙하게 분비되게 만들기 때문에 체내 혈중 당분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당뇨환자에게는 교대근무가 가장 좋지 못한 근무 형태가 된다.

 

 

교대근무는 천식에도 영향을 준다

 

천식은 기관지 저항성으로 기관지가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기침이 심해지며 가슴에서 때론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계속된다.

천식은 특히 야간이나 새벽에 악화되고 낮에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인체의 서카디언 리듬에 따라 기관지 저항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상인의 최대호기유량은 많고 적을 때 차이가 5% 정도이지만 천식환자는 20% 정도까지 벌어지며, 호흡곤란을 겪을 때는 3배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천식환자는 서카디언 리듬에 따라 오전 7시에 호흡하기 가장 힘들어 하고 오후 1시에는 그 반대가 된다. 따라서 천식환자 치료는 이런 기관지 저항성의 일주기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진다. 최근의 천식환자 치료는 이런 생체리듬을 고려하여 약물투약 시간을 잘 설정하여 약효를 증가시키는 치료법을 쓰고 있다.

 

그런데 교대근무자의 불규칙한 근무 형태는 생체 리듬을 교란시켜 효과적인 약물 투여를 할 수 없게 만든다.

 

 

교대근무는 뇌전증(간질)에 영향을 준다.

 

간질이란 용어로 우리들에게 더 알려져 있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상태를 나타낼 경우 의식의 소실이나 발작 등 뇌기능의 일시적 마비증상을 나타내는 증상이다.

 

대뇌에는 신경세포들이 미세한 전기신호를 주고받는데 뇌에서 이런 정상적인 전기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잘못 방출되었을 때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뇌전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된다. 아직도 정확한 발생기전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중에서 특히 중요한 원인이 되는 것이 수면박탈에 의한 발생이다. 인체는 고속안구운동수면(REM sleep)이 박탈되면 간질뇌파를 증가시켜 전신성 발작을 유발시킬 수 있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과 수면부족은 뇌전증을 악화시킨다. 뇌전증 환자들은 수면의 질이 낮아 REM 수면이 부족한 경우와 24~26시간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간질뇌파가 활성화 된다.

 

따라서 교대근무자들은 교대근무로 인해 수면이 부족해지기 쉽고, 수면주기의 변화로 REM 수면 부족을 초래하기 때문에 뇌전증 발작을 유발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인체는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24시간 생체주기 변화가 생겼을 때는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선에서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5일 이상 지속되는 변화가 일어날 때는 내부시계와 외부시계의 불일치 상태가 인체의 생체리듬을 교란하여 건강 악화를 유발한다.

 

이런 현상이 단기적일 경우, 수면장애나 작업환경 사고율을 높이는 정도의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24시간 생체주기가 파괴되어 수면주기에 영향을 주면 수면주기에 영향을 받는 각종 인체 부위에 심각한 질환을 발생되게 된다.

 

교감신경, 부교감신경 등의 자율신경과 호르몬, 체온 내분비계 등에 악영향을 주고 각 장기에 질병을 발생시킨다. 심혈관계 질환, 소화기계통, 내분비계, 생식기능 등 생산기능 장애뿐만 아니라 각종 암을 일으켜 결국은 수명단축에 이르게 한다.

 

 

교대근무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처후 개선이 속히 이뤄지길


현재 전 세계 노동인구의 약 20%가 야간근로를 포함한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야간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은 공익적 형태의 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찰관, 소방서, 병원응급실, 요양병원, 수력 화력 원자력 발전소 등 그리고 24시간 편의점이나 각각 빌딩과 아파트의 보안 경비, 그리고 대기업 제조업 공장 등에서도 일한다.

 

이들은 공익적 필요와 사회적 필요에 의해 자신의 수명을 삭감시키며 직업현장에 투신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처우는 매우 부족하다.

 

가까운 아파트 경비원이나 건물 빌딩 보안원, 방재실 직원들을 보아도 대기시간이 긴 감시단속직이라는 이유로 급여나 사회적 대우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최저임금을 보장해 주었지만 현장에서는 휴식시간 등으로 급여를 삭감하고 관련 법률에서 금지되어 있는 본연의 업무 외의 중다한 잡무를 강요당하고 있다.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익일 8시에 퇴근하는 24시간 격일제 근무자들은 사실 일년 365일 쉬는 날 없이 매일 출근하는 근무자들이다. 이들은 본연의 업무 외에 다양한 잡무에 시달리고 있다. 근무형태와 낮은 처우, 임금체불, 감정노동으로서의 고달픈 업무 등으로 높은 스트레스 상황하에 있다.

 

우리나라 고용부와 서울시의 고령친화 업종에 경비와 시설관리직이 들어있다. 건강한 젊은 사람도 하기 힘든 업종을 단지 움직임이 많지 않고 잠이 적은 노년층에게 적합한 업종이라는 이유로 고령층 친화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듣기에 따라선, 안그래도 일자리가 현저히 부족한 노년층의 생명의 동아줄 같은 업종들에 대해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성적으로 따져 볼 때 이것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교대근무는 건강한 젊은층은 물론 당뇨와 고혈압 등 지병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 중장년 노년층의 건강에 질병 가능성을 증대 시키고 궁극적으로 수명 단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100세 건강장수 시대의 흐름에 반할 수 있는 고위험 직군이기 때문이다.


교대근무는 이처럼 근무자 개인의 건강과 삶에 중대한 문제를 가져오는 근무 형태이지만, 그 작업 환경과 근무시간과 처우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지구상에 야간근로를 포함한 교대근무제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인류의 평균수명은 더 높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교대근무 형태를 전부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은 남이 잠든 시간에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야간근로를 포함한 교대근무제는 변함없이 존재할 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처럼 큰 희생을 치르고 있는 교대근무자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배려는 그야말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남보다 더 희생하고 더 위험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한 정당한 사회적 보상과 사회적 인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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