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현상에 건강상 조심해야 하는 것들 ?

장마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초복 찜통더위가 시작되었다. 고온다습한 찜질방 같은 초복 더위는 한 밤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더 괴로운 것은 무덥고 찐득찐득한 습도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지속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지난 11일 밤을 기해 서울에 올 처음 열대야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작년 8월에는 21일 동안 서울에서 열대야가 지속되어 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올 해는 작년보다 일찍 열대야 현상이 찾아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을 지속하는 현상을 뜻한다. 열대야는 두 가지 형태로 건강에 해를 끼친다 첫째는 더위로 오는 탈수와 열사병과 같은 온열피해와 둘째는 불면증에서 오는 각종 수면 부족 질환으로 인한 피해이다.

 


오늘은 잠 못 드는 계절 열대야를 맞아 건강상 유의해야 할 부분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수면각성주기를 유지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사람은 인생의 3분의 1를 잔다. 하루 중 3분의 18시간을 자면 가장 건강할 수 있다. 이것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철에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이토록 귀한 잠을 도둑맞는다면? 누구나 밤잠을 설쳐 다음날 하루를 망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비몽사몽간에 불쾌한 기분과 꾸벅꾸벅 졸림으로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고 눈꺼풀은 천근만근에 발걸음은 고산지대 산봉우리를 오르는 것처럼 무겁다.

 

열대야가 문제인 것은 이렇게 수면이 부족한 상태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 여름철에는 눈 밑에 수면 부족으로 다크 서클이 진 사람들이 아주 많다. 이것은 열대야 때문만도 아니다. 건강한 생활을 방해하는 생활태도에 더 문제가 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더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일몰시간이 늦어진 까닭에 낮에 비해 서늘한 저녁 시간을 이용한 사회활동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야밤에 친목 활동이나 스포츠나 레저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일상생활의 파격은 삶을 즐겁고 보람차게 만드는 요소이지만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늦어진 만큼 숙면으로 피로를 풀어야 하지만 여름철 수면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열대야에는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신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신경 기능이 흥분상태가 되어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더운 날씨와 땀은 잠에 쉽게 빠지지 못하게 하고, 낮에 고갈 된 에너지를 보충하는 야식 타임 또한 취침 시간을 방해하는 주요인이다. 잠 잘 시간은 더욱 부족해지고 잠 잘 수 있는 환경과 신체 기능은 더욱 나빠진다. 열대야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무엇보다 개인의 수면각성주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늦게 잠이 들었더라도 아침엔 일찍 일어나자. 전날 피로가 풀리지 않아 몸은 고되겠지만 규칙적인 시간에 일어나 활동하면 일정한 신체리듬과 호르몬 바란스를 지킬 수 있어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건강에 유익하다.

 

그리고 수면각성 주기를 유지하기 위해 활동의 절제를 생활화하자. 저녁 시간에 만나는 교제시간을 줄이거나 약속을 앞으로 당겨서 최소한 취침 시간 2시간 이전에는 귀가할 수 있도록 하자. 저녁 식사 후에는 체온을 상승시키거나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는 격한 운동은 삼가하자. 피로를 풀고 몸의 신진대사를 적당하게 유지시켜 주는 가벼운 산책과 같은 운동을 하는 선에서 운동도 다이어트를 하자.

 

 

폭염 고위험군은 1주일 전부터 열대야 준비 훈련을 하자

 

폭염 연구의 필요성을 알린 1990년대 미국의 시카고 폭염과, 500년 만에 찾아와 35천명의 생명을 앗아간 2003년 유럽 폭염에서 주로 큰 피해를 당한 사람은 거동이 불편한 독거 노인층이었다. 특히 고혈압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의 피해가 컸다.

 

왜 노인층이 열대야에 취약할까? 그것은 온도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데다가 만성적인 혈관 질환을 앓고 있으며, 경제적인 이유에서 에어컨이나 냉방가전 사용을 아끼기 때문이다.

 



열대야 현상은 주변 온도에 대해 몸 안의 조절 능력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서 오는 일종의 인체 적응 장애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주위 온도 변화에 대해 시간적으로 인체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오는 것이다. 폭염의 사상자는 주로 더위가 시작되는 첫날이나 둘째 날에 생긴다.

 

인체는 주위 온도 변화에 따라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대응 노력을 기울인다. 열을 발산하는 땀 분비 시스템을 가동하고, 몸 구석구석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맥박을 감소시키며, 땀으로 날아가는 수분 손실을 지키기 위해 소변량을 줄이는 등 더위에 대한 반응기전을 확립해야 한다. 인체는 그런 초기 대응시스템을 가동하기까지 1~2주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특히 적응력과 호르몬 부족, 신체 조절능력이 떨어져 있는 노인들이나 영아, 정신 질환자나, 심혈관 질환자와 폐질환 환자, 신장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신체 기능 조절에 장애를 안고 있기에 더욱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무더운 기온으로 체온이 급상승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특히 정상적인 혈압 유지는 중요하다. 고려대안산병원 신철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하루 5시간 미만 수면을 취하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1.5배 고혈압 발병률이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적은 수면 시간이 혈압을 높이는 이유는 잠자는 동안 공급되어야 할 산소량이 줄어들어 그에 따른 신체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여름철 지속되는 열대야는 사람들의 수면 시간을 도둑질해간다. 많은 사람들이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녁에 잠이 들어 아침에 기상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줄어든 시간만큼 수면 부족 현상과 깨어진 생체 각성주기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열대야 수면 부족은 어떤 질병을 가져올 수 있나?

 

적정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교감 및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져 호르몬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인체의 신진대사와 연관이 있는 다음과 같은 질병을 가져온다.

 

비만

 

흔히 생각할 때, 잠이 부족하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여 피골이 상접할 텐데, 어째서 살이 찐다는 건지 궁금할 수 있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성수 교수에 의하면 잠이 부족하면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지고, 그렐린이란 식욕 유발 호르몬과 코르티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렐린으로 자꾸 음식이 당겨 먹는 양이 늘어나는데 반해 코르티솔 호르몬이 지방 분해를 억제하기 때문에 먹는 것이 다 지방으로 가기 때문에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3학생이 살이 찌고 대학 가서 살을 뺐다는 것은 다이어트 때문이 아니라, 수면의 양 때문이다. 야근이 많은 방송, IT 관련 회사원들 중에 야식 중독자들이 많고 비만 체구가 많은 것도 수면 부족 현상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여름 휴가를 맞아 식스펙과 S라인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이들이 가장 중심을 두는 것이 다이어트와 유산소 운동인데 그런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충분한 수면 확보와 수분 섭취가 체중 조절에는 더 시급하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대사증후군

 

하루 5시간 미만 자는 사람은 하루 7시간 자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2배나 높다. 대사증후군은 인체의 내분비 기능과 순환기 기능 등 몸의 전반적인 신진대사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 기본적인 당 대사와 혈액 순환에 관련 되는 질병이기에 대사증후군 발병은 만성적인 성인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면 하루 4시간만 자고도 멀쩡하게 장수를 누렸던 미국의 에디슨이나 정주영 회장 같은 사람은 왜 건강한 걸까? 적어도 대사증후군은 체질과 개인의 만족도와 많은 연관이 있는 병인 것 같다. 20세 이상 남녀 3572명의 수면만족도와 대사증후군의 관계를 연구한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팀에 의하면, 체질적으로 적은 잠에도 신진대사에 별다른 문제를 느끼지 않고 자신의 수면에 만족도가 높은 사람은 신체 이상이 적게 나타났고 대사증후군이 적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에 비해 적은 잠으로 신진대사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수면에 불만족을 느끼고 신체 이상 증상도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것은 적은 수면이 모든 사람들에게 비례적으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체질적으로 적은 수면에 견디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따라서 4시간만 자고도 대사증후군에 걸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적은 잠을 자는 생활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삶의 표준이 될 수 없다. 장수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가장 장수할 수 있는 하루 중 수면 시간은 7시간이라 한다.

 

만약 자신이 적은 잠을 자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 체질이라면 열대야 기간에 매우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체질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열대야 기간 중 수면부족에 빠지지 않도록 여러 모로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배뇨 장애

 

예전에는 배뇨 장애가 수면 장애를 일으킨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뉴잉글랜드연구소 연구팀은 48세 이상 남녀 4천명을 대상으로 한 수면의 질과 배뇨 장애 발생에 관한 10년간의 연구를 통해 수면 부족은 하부요로증상 발생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부요로증상은 중년 이후 찾아오는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자주 소변을 보며, 화장실에 다녀와도 잔뇨감이 있어 불편함을 호소하게 되는 퇴행성 질병이다. 수면의 질이 좋은 사람에 비해 수면의 질이 나쁜 쪽은 2배 하부요로증상이 많이 발생되었다고 한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오승준 교수에 의하면 중장년기에는 교감신경의 흥분과, 여성과 남성의 성 호르몬 변화, 면역 기능의 불균형이 수면과 배뇨장애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만약 혈관성 질환이나 노환, 대사증후군, 신장 기능 장애 등 폭염의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미세먼지 예보 만큼 기상청의 폭염주의보에도 귀를 기울이자.

 

 

간략하게 보는 고위험군의 준비 활동

 

그럼 폭염의 고위험군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무엇보다 갑작스럽게 더운 열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옥외 출입을 삼가하자. 그리고 긴급상황에 대비하여 일사병과 열사병 등의 온열병의 응급처지 방법을 익히자.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냉방기구와 열대야에도 적정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집안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집안에서 폭염을 피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한 예비 피서 공간을 미리 확보해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을 믿지 말자. 자신의 계기판은 정상이 아니다. 자신의 열 감지 능력과 조절 능력이 정상 기능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덥다고 생각 하지 않았는데 이미 몸은 열사병 직전에 와 있을 수도 있다. 수분 부족과 갈증을 느끼는 감각도 쇠퇴하여 있음으로 목이 마르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비상시를 대비하여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기적인 안부전화를 부탁하자.

 

 

주의하자, 에어컨도 오래 틀면 잠을 방해한다?

 

열대야에 사람들이 잠 못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사람들이 가장 편히 잠들 수 있는 온도인 18도에서 20도씨를 훌쩍 넘기는 평균 온도 때문이다.

 

평소에 인체는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잠이 들면 체내의 열을 발산하고 심부의 온도를 낮춘다. 인간의 체온은 활동할 때와 잠을 잘 때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열대야는 인체가 심부 온도를 낮추기 위한 모든 활동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온도를 낮출 수단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그래서 깨어 있는 활동 시기의 체온이 잠자리에 든 이후에도 한동안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잠에 빠져 들기 어려운 것이다.

 

에어컨은 더 이상 심부온도를 내릴 카드가 없는 인체에 유용한 툴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사용할 때 제 기능을 하는 것이지 지나치게 낮은 온도와 오랜 시간 가동 하는 것은 오히려 더위에 대응하는 인체의 반응 시스템을 손상시켜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해를 가져올 수 있다.

 

여름철 침실의 적정 온도는 22~25도씨이다. 에어컨 온도는 실외의 온도와 지나치게 차이가 나지 않게 설정해 주는 것이 좋으며, 선풍기와 에어컨은 밤새 켜놓을 경우 호흡기를 건조하게 만들어 여름 감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잠들기 전후 1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게 타이머어로 맞추어 주는 것이 좋다.

 

그럼, 여기까지 열대야 건강의 유의점에 대해 알아보고 다음 시간에는 열대야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사진출처: YTN >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