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의 배신, 건강장수를 위해 밀가루를 끊어야 산다

음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를 초월한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먹어야만 존재할 수 있었고, 그것도 늘 끊임없이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나라에서 먹고 있는 곡물은 밀이다. 쌀을 주식으로 해오던 우리나라도 서구식 식단이 들어오면서 빵과 라면, 국수, 만두, 파스타, 각종 과자 등 밀가루 음식의 홍수를 맞고 있다.

 

밀이 없었다면 맛있는 샌드위치와 햄버거, 자장면과 짬뽕, 베이글, 쿠키, 케이크, 도넛, 피자, 시리얼, 토르티야 등 입에서 살살 녹는 음식들을 결코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밀가루는 광범위한 부분에서 쓰이고 있다. 우리가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된장과 고추장 등에도 밀이 들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쌀과 밀과 보리, 옥수수 같은 식물성 곡물들에 대해 건강에 매우 좋은 것일 거라고 당연히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예상과 달리 밀은 생각보다 우리 건강에 좋지 못한 음식물이다.

 

생산지와 소비 지역의 먼 거리 때문에 곰팡이와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 방부재와 인공 화학물을 많이 써서 해롭다는 것일까? 아니면 대량생산을 위한 유전자변형 밀을 사용해서 그렇다는 걸까? 이도 아니면 동양인의 장 환경에 맞지 않는 서양 곡식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밀의 유해성은 밀의 주된 소비 지역인 유럽과 북미에서 먼저 대두된 것이다. 밀의 주요 성분인 글루텐으로 비롯되는 대표적인 질병인 셀리악 병의 피해는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 밀의 유해성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수입 밀의 첨가제와 방부제에 대한 문제도 아니고, 유전자변형식물의 문제도 아니고, 동서양의 식생활과 음식문화의 차이에 대한 문제도 아니다.

 

 

밀이 해로운 이유, 인류가 최근에 먹기 시작한 곡물

 

생각보다 인류가 곡물을 이용해온 역사는 짧다. 인류의 긴 역사에 비해 밀을 먹기 시작한 것은 최근 1만년에 불과하다. 인간에게 가장 좋은 건강식은 구석기 시대 음식이라고 하는데, 그 때에 인류는 자연 속에서 채집한 과일, 채소, 잎사귀, 뿌리 등 다양한 음식과 수렵활동을 통해 잡은 짐승과 물고기 해산물을 먹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밀과 같은 곡물을 먹을 수 없었다. 첫째 밀의 조상과 같은 곡초는 매우 드문 식물이라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고 지금처럼 넓은 경작지도 없었다. 야생의 곡초는 현대 개량한 곡물에 비해 수확량도 적었고 거두어들일 수 있는 기술력도 없었다. 더구나 곡물들은 날것으로 먹기가 곤란했다. 불에 익히지 않은 밀은 몸에 매우 해롭다.


구석기 시대 생활 주변에는 곡물 외에 먹을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인간은 구태여 밀을 먹지 않아도 됐다.

 

그러다 인류는 1만년전에 곡식의 조리법을 발견했다. 조리법을 통해 곡식의 독성을 제거할 수 있게 되자 곡물은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식량의 원천이 되었다. 곡물은 운송과 저장이 쉽고 칼로리가 높아 쉽게 배고픔을 이길 수 있게 해주었고, 활동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 주었다. 더구나 씨앗은 뿌리면 거두는 열매의 양이 많아 자연의 생산력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그 때까지 주요 산업인 채집과 사냥은 불확실한 활동이었지만, 재배와 수확은 확실한 활동이었기에 인류는 채집에서 농업으로 삶을 전환했다. 곡물을 재배함으로써 비로소 땅에 정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밀은 1만년 전 시리아 유적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경작한 곡식은 단숨에 시리아 지역에서 주식으로 자리잡았고, 중동지역과 유럽에서 급작스럽게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5천년 전 무렵에는 아일랜드와 스페인, 에티오피아, 인도에까지 밀 재배법이 전파 되었고 4천년 전에는 중국에도 밀이 전래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인 북미에는 유럽인들이 전해준 것이다.


인류가 밀을 먹기 시작한 것은 1만년 전이지만 밀은 가장 빠른 속도로 전 세계인의 주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그것은 밀이 건강에 좋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성과 맛이 좋은 작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전적으로 밀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점이 문제이다. 밀은 그러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질병을 가져온다.

 

 

밀은 매우 복잡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곡물

 

밀은 다른 생물에 비해 유전구조가 매우 복잡한 곡물이다. 생명체 대부분은 유전자 형질이 두 종류인데,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밀은 여섯 종류의 유전자 형질을 갖고 있고 밀의 21개 염색체는 160억 개의 DNA 이중 사슬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쌀에 비해 40, 옥수수에 비해 6, 사람에 비해 5배가 많은 수치라 한다. 인간은 자신보다 더 복잡한 곡식을 먹고 있는 것이다.

 

 

밀 섭취로 인해 생기는 인간의 질병

 

밀은 약 100가지에 이르는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그 중 인간의 몸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주로 글루텐에 의한 것이다. 글루텐은 플로라민의 일종으로 밀가루를 쫄깃하게 만드는 역할로 알려져 있는데 탄수화물을 함유한 대형 단백질이다.

 

글루텐은 비단 밀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호밀과 통밀, 보리, 옥수수, 쌀에도 글루텐이 들어 있다. 그러나 밀 글루텐이 인간의 몸에 문제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이다. 옥수수나 쌀에 들어있는 글루텐은 인간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글루텐은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으로 분류가 된다. 그런데 이들은 위산과 췌효소로도 분해가 되지 않는다. 소화관이 영양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음식물이 분해가 되어야 하는데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은 모두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지 않는다.

 

글루텐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질병은 200가지에 이른다. 대중들이 흔히 글루텐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알고 있는 셀리악 병은 그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누군가에겐 음식일뿐이지만 누군가에겐 독이 되는 글루텐

 

영유아들에게 글루텐은 다음과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

 

배앓이, 피로, 설사, 가스, 구토, 분출성 구토, 성장 장애, 거식증, 복부팽만, 습진, 변비, 수면장애, 분노 표출, 만성 귀 염증

 

어린아이와 성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글루텐 질환들

 

설사, 변비, 두통, 속쓰림, 피로, 근육통, 관절통, 저혈당증, 습진, 여드름, 피부 가려움 증, 골밀도 저하, 집중력 감소, 빈혈




글루텐 불내증이 다양한 방면에 질병을 가져오는 이유

 

글루텐 불내증이 가져오는 광범위한 영향력에 대해 사람들은 놀라고, 또 왜 그렇게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다. 일부에서는 신빙성에 의문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위 표에 등장하는 글루텐 불내증과 관련 질병들은 의학 문헌에서 찾아낸 것과 임상 경험을 통해 연관성이 확인 된 것들이다.

 

글루텐 불내증은 크게 영양소 흡수 불량과 글루텐에 의한 면역반응이 유발하는 염증성 질환들로 다양한 질병들을 일으킨다.

 

 

글루텐 불내증이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 이유

 

글루텐 불내증에 의해 생기는 문제는 매우 다양한 데 사람에 따라 동일한 결과와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겐 복합적으로 동시다발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에겐 글루텐을 섭취해도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이 글루텐 불내증에 대한 연구를 난해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개인적인 유전적 차이가 이러한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추정하고 있는 단계이다.

 

 

밀가루 음식을 끊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루텐을 함유한 밀가루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밀가루 음식 섭취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글루텐 안에는 일종의 중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루텐은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돌핀의 작용을 촉진하는 오피오이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오피오이드 성분은 유제품과 쌀, 쇠고기, 시금치 등 기타 음식에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성분은 통증을 억제하고 불안을 덜어주며, 충분한 양을 쓸 경우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따라서 유독 마음이 울적한 날, 비 오는 날 파전과 소주가 땡기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고된 노동을 한 이삿날이나 운동회날 자장면이 먹고 싶은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가끔 먹는 쫄깃하고 바싹하고 달콤한 밀가루 음식들은 삶에 기쁨을 주는 음식임에 분명하다. 전 세계에 가장 널리 퍼져 인류의 주식이 된 밀은 인류의 식문화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었다. 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음료인 커피의 영향력에 견주어 봐도 밀의 영향력은 더 광범위하고 더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밝혀진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밀에 포함된 글루텐은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 속속히 발견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글루텐 불내증을 앓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혹 분식과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 마다 몸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주의 깊게 음식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고령시대에 맞는 음식은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 아니라 몸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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