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장수법, 오래 걷는 만큼 오래 살 수 있다고?

자전거로 6대륙을 횡단한 기네스북 기록 보유자이자 오지를 탐험하는 여행 저널리스트인 댄 뷰트너는 세계 장수마을을 찾아가 100세 이상 노인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장수의 조건을 기록한 그의 저서 블루존에서 장수의 첫번째 원리로 자연스런 운동을 꼽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적당한 수준의 운동 형태는 바로 걷기라고 주장하였다.

 

그가 찾은 세계 장수마을은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지역과 일본의 오키나와, 캘리포니아의 재림교도 지역 로마 린다와, 중앙아메리카에서 떠오르는 블루존인 코스타리카의 니코야이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던 장수촌들인 소련의 그루지야와 파키스탄의 훈자 계곡,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계곡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숫자는 오늘날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다소 과장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대신 최근에 엄격한 자료 실사를 통해 걸러낸 기준으로 꼽은 세계 장수마을들은 기존에 생각하던 장수마을의 조건과는 매우 다른 곳이었다. 우리는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곳을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며, 천혜의 환경으로 적당히 일을 해도 사철 과일과 곡식이 풍부한 곳이 장수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을 한다.

 


지상의 낙원? 세계 장수촌의 실상 그것이 알고 싶다

 

그런데 위에 거론되고 있는 실제 세계 장수촌의 실상은 매우 열악한 환경과 역사적인 시련의 장소였고, 수백년 동안 주위와 고립된 지역이란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척박한 환경이 반대로 주민들이 장수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와 100세가 넘어서도 끊임없이 일하고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100세가 넘어서도 끊임없이 걷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이탈리아에서 100세인들이 가장 많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과 남성 장수인의 비율이 같은 사르데냐 바르지아 지역은 자동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험한 산악 지역으로 양과 염소를 길러 겨우 먹고 살 수 있는 바위투성이 지역이다. 이곳에서 남성들은 양과 염소를 몰고 하루 8Km가 넘는 먼 지역을 걸어 다닌다. 평평한 도로와 울창한 숲길도 몇 킬로미터씩 걷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데 사르데냐의 장수노인들은 산비탈과 꺾어지는 험한 산길을 매일 8km 이상씩 이동하는 것이다. 그것도 평생에 걸쳐 말이다.

 

세계적인 장수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오키나와는 사실, 얼마 전까지도 일본 본토가 아닌 류쿠국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에 격전지로서 큰 피해를 당해 남자들 없이 여자들이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주식으로 기장과 쌀, 보리를 경작하였지만 바위가 많은 섬의 토양에서는 이 작물들이 잘 자랄 수 없었다. 또한 우리나라도 여름 장마와 태풍 때문에 다 자란 곡식이 물에 떠내려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열대 기후였던 오키나와는 우리나라보다 몇 배는 더 많은 태풍이 불어 농작물을 망쳐놨다. 해마다 예닐곱 번씩은 이런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오카나와 농부들은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어지는 노동을 감당해야 했다. 어린 다섯 살배기 아이들도 나와 논에서 잡초를 제거했고, 할아버지들도 산에 올라가 장작을 구해와야 했다. 오키나와에는 퇴직이란 뜻의 단어가 없다. 그리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곳이면 텃밭을 일궈 부족한 식량을 보충해야 했다.

 

오키나와 노인들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 바로 이 텃밭의 존재라고 한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텃밭 덕분에 사계절 내내 내륙인들처럼 절임 채소나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되었다. 소금에 절인 음식들은 장수에 큰 장애가 된다. 그런데 텃밭은 또한 오키나와 장수 노인들이 평생에 걸쳐 꾸준한 운동을 하는 원인이 되었다. 집에서 논과 밭, 텃밭을 오가는 걷기 운동은 오키나와의 노인들의 평생의 과업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신체구조는 걷기에 딱 알맞는 구조

 

그렇다면 왜 인간은 오래 걸을수록 더 오래 살 수 있는 걸까? 첫째 인간의 유전자와 신체구조가 걷기에 맞춤 제작되어 있다. 인간의 몸은 성인의 경우 206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52개가 발에 모여 있다. 체중의 30분의 1에 지나지 않는 발에 전체 뼈의 4분의 1이 집중되어 있다. 발바닥 또한 온몸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발로 섰을 때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슴 부위가 넓고 평평하게 되어 있고, 어떤 동물들보다 뒷다리 근육이 크고 강하다. 인간은 네 발로 걷거나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보다 걷기에 알맞게 유전적으로 제작되어 있다.

 

 

걷기는 심장병 발병률을 50%나 낮춰준다

 

걷기가 병 치료에 특효약이라는 것은 일찌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시인한 내용이다. 그는 걷는 것이 최고의 약이란 명언을 남겼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심장에 무리가 될까봐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수록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걷기와 같은 운동을 꾸준히 실행해 주어야 한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걷기는 심장 근육을 강화하고 심장 자체의 부담을 줄여주어 심장병 발병률을 50%나 낮춰준다고 한다. 또한 제2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발바닥과 종아리 근육을 단련시키는 데 걷기만큼 유익한 운동은 없을 것이다.

 

 

걷기는 당뇨병 치료약의 2배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2016년 통계를 보면 30대 이상 성인의 13.7%470만 명이 당뇨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 당뇨병 위험군인 전 당뇨 단계까지 포함하면 전 인구의 4분의 1이 당뇨환자이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이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도 모른 채 살고 있다고 한다. 약도 완치도 없다고 하는 당뇨병은 삶의 질을 위협하여 환자의 평생을 괴롭히는 위험한 병이다.

 

그런데 걷기가 당뇨병에 가장 충실한 치료법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하루 30분 걷기로도 약물처방보다 2배의 치료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튜로대학의 미하엘라 타나세스쿠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성인 당뇨병 환자 중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오래 살고, 당뇨병 환자가 걸리기 쉬운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걷기는 치매 발병률을 50%, 알츠하이머는 40% 낮춰준다.

 

걷기 운동은 또한 뇌 건강에 매우 효과가 높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서는 뇌 건강을 위해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공식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걷기는 왜 뇌신경을 활성화 시키는 걸까? 사람은 걸을 때 우리 몸 전체 근육의 3분의 2가 집중되어 있는 하반신 근육을 사용한다. 걷기 위해서는 우리의 뇌가 그 모든 근육에 일일이 명령을 내려야 하고 하반신 운동은 그만큼 활발한 혈액순환을 일으켜 뇌로 가는 혈액 양이 증가되어 뇌에 충분한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한다. 또한 걷기 운동은 뇌로 전달되는 신경이 밀집되어 있는 발가락과 발바닥을 자극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의 아서 크레이머 박사는 하루 종일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노인들을 두 그룹으로 6개월 간 한쪽은 매일 1시간 동안 가벼운 스트레칭 운동을 시키고, 한쪽은 매일 1시간식 걷는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리고 각각의 뇌 활동을 비교연구했는데, 놀랍게도 걷기 운동을 한 그룹에서만 전두엽 부분이 활성화 된 것을 발견하였다. 인간의 전두엽은 인간과 동물의 사고 수준을 결정지어주는 고도의 사고활동을 관장하는 곳이다. 인간은 전두엽을 통해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예측하는 등 고도의 정신활동을 한다.

 

또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진은 일주일에 2회 이상 걷기를 포함한 가벼운 운동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은 50%,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은 40% 낮은 것으로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학부에서도 뇌졸증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걷는 사람들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에 비해 40%나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걷기는 미용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꽃중년을 위한 맞춤 운동이다.

 

걷기는 체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적이라 날씬한 체형을 선물한다. 미국의 한 비교 연구에서 자전거 타기뛰기걷기를 각각 1회에 30, 3회씩 20주간 실행한 결과 걷기는 체지방을 13.4%, ‘뛰기6%, ‘자전거 타기5.7% 낮춰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는 휘어진 척추와 허리를 교정하여 아름다운 S라인을 완성한다. O자나 8, Z자 걸음이 아닌 올바른 워킹 방법에 의한 11자 걸음은 치우친 체형을 교정하는 작용을 한다. ‘거북목증상이나 굽은 어깨와 O다리를 교정하며, 밑으로 치우친 뱃살과 처진 둔부를 올려주는 작용을 하여 보디라인을 살려주기 때문에 미용적 효과도 매우 높다.

 

 

걷기는 골다공증 예방과 관절염 치료에 매우 좋은 운동이다.

 

걷는 활동은 야외에서 진행됨으로 햇빛을 통한 비타민D 합성에 유리하다. 비타민D는 인체의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관절염이 있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더욱 몸을 사리게 만드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걷기 운동을 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염은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을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걷기 운동은 바로 이 근육을 집중 단련시켜 준다.

 

그 외에 걷기는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요통을 고쳐주고, 고혈압과 고지혈증, 폐 질환, 지방간과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개선에도 좋다.

 

이렇게 돈도 안 들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혼자 가볍게 할 수 있는 이런 만병에 좋은 치료법이 가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일상에서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은 왜 일까?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젊은 사람들은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는 것을 집에 편하게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어른신들께서 몸과 마음에 불편함이 없고 스트레스 없는 정서적 안정과 소속감을 느끼는 것은 장수에 매우 유익한 조건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하루를 꼼짝달싹하지 않고 실내에 붙잡아두는 것은 효도도 아니고 어르신들의 수명을 삭감시키는 일이다.

 

소승다보(小乘多步)가 건강의 지름길이라 했다. 걷기는 노인에게 가장 필요한 운동이다. 인체는 쓰지 않는 부분은 쉽게 퇴화된다. 특히 20대 청년기가 지나면 인간은 근육감소증을 경험하게 된다. 헬스 트레이닝이나 노동을 통한 특별 관리가 없으면 해마다 근력이 1% 이상씩 감소하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만일 별다른 노력 없이 60세까지 편하게 지내면 20대 근력의 40%를 잃게 된다.

 

노인들에게 우선하는 운동은 이렇게 퇴화되는 근육을 유지시켜 주는 근력운동이다. 그리고 근력운동 중에서도 하체를 단련시켜 주는 하반신 운동이 중요하다. 노년기에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지는 이유는 다리 근육 약화로 생활반경이 좁아지면서 삶의 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인체의 뼈와 근육이 집중되어 있는 하반신 운동은 짧은 시간에 운동량을 늘려주고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과 뇌 건강에도 유효하다.

 

특히 노인들의 정신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건강한 다리는 어르신의 사회 참여성과 적극적인 사고를 강화시켜 준다. 반면에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면 노인은 물론 젊은 사람들도 폐인이 되기 쉽다. 히키코모리나 은둔형 외톨이 문제는 걷기를 등한시한 젊은이들이 앓게 되는 정신적 신체적 문제이다.

 

 

걷기는 일상속에서 재미있게 시작하자

 

걷기는 이처럼 중요한 운동이지만 최근에 자동차문화가 확산된 이후에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운동이다. 예전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하루 10km 이상 걸었으나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걸음걸이는 하루 5,000보 내외에 불과하다고 한다. 산업화, 도시화 이후 이젠 4차산업 시대의 개막으로 우리의 걸음은 더 짧아질 전망이다.

 

이제는 의도적으로 걸어야 한다. 스페인의 산티야고 순례길이나 제주도 올레길을 걸어야만 낭만적이고 멋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옆 동네까지 가는 동네 탐방이나 강아지를 데리고 산보를 가는 것, 가족들과 함께 걸어서 시장을 보는 것, 점심시간에 평소보다 좀 더 먼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 그대신 자가용을 이용하지 말고 걸어서 갔다가 와야 할 것이다. 출근길에는 한 두 정거장 앞에 내려 직장까지 걸어도 좋고 때론 비오는 날에 집까지 걸어오는 것, 한강 자전거 도로에 노을을 보러 나가는 것 등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걷기 운동이다.

 


마사이족 전사처럼 폼 나게 걸어보자!

 

, 걷기도 운동이니 만큼 워밍업과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그리고 걷는 자세도 꼭 올바르게 유지하도록 하자. 잘못된 자세와 균형을 잃은 보행은 목과 척추와 허리, 무릎, 발목 관절 등에 총체적인 무리를 준다. 특히 가방은 한쪽편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안배해야 한다. 양쪽을 번갈아 들면 한쪽 쫄림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최고 혈압이 200, 최저 혈압이 110인 심각한 고혈압 환자라면 먼저 의사와 상담을 하자. 이런 극심한 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의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걸음의 모본은 아프리카 마사이족 전사의 걸음걸이이다. 일단 몸에 힘을 빼고 정면을 응시한 채 상채를 꼿꼿이 세우고 팔을 최대한 흔들며 걷는다. 발은 반드시 11자형이 되도록 걷되 발뒤꿈치에서 발 중앙 발 앞쪽 순으로 지면에 닿도록 굴러가듯이 부드럽게 걷는다. 마사이족처럼 걸으면 오래 걸어도 피곤하지 않고 체형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하루 1시간씩만 꾸준히 투자하면 위에서 나열한 여러 가지 운동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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