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장수법, 직접 가꾼 채소가 100년 건강을 약속한다

100세인들의 장수법에 대해 알아갈수록 텃밭의 무한한 힘이 느껴진다. 세계 100세 이상 장수촌들에 대해 연구하면 어느 지역이든 공통적으로 텃밭이란 존재가 나온다. 오지 탐험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댄 뷰트너가 쓴 세계 신종 장수마을에 대한 연구서 <블루존>에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장수비결이 텃밭이라는 사실을 증거했다. 오키나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의 사르데냐와 중앙아메리카의 니코야, 캘리포니아의 재림파 주거 지역인 로마 린다 역시 모두 텃밭이 존재했다.

 

댄 뷰터너가 연구한 이들 지역들은 역사적으로 수백년 동안 외부와 고립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었다. 섬이라는 지역적 고립 이외에도 종족 전쟁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외부와 격리된 채 오랜 기간을 살아야 했는데, 오히려 이러한 고립과 분리를 통해 독특한 생활 습관을 형성할 수 있었고, 외부와 고립된 형태에서 식량을 조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텃밭을 발전시켰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이유가 세계적인 장수촌의 비결이 된 것이다.

 


유명한 세계 장수촌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한국의 장수촌 역시 텃밭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박상철 서울대 노화연구소 소장과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한 연구서 <장수의 비밀>을 보면 한국의 장수촌인 전남 곡성과 전남 순창군, 전남 영광, 경남 거창에서도 모두 텃밭을 통해 음식을 먹고 장수하는 노인들에 대한 연구 기록들이 나와 있다.

 

세계 유명 장수촌 17곳과 한국 11곳을 기행하며 장수의 비결을 연구한 허용선의 <장수촌의 비결>에서도 대부분 텃밭에서 재배한 음식을 먹고 장수하는 장수촌 주민들의 이야기들이 나온다. 각각 기후 조건에 따라 재배하는 작물들의 종류는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적으로 텃밭에서 나온 풍부한 채소가 장수의 비결인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장수촌 이야기란 알고 보면 텃밭의 이야기가 아닌가? 텃밭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기에 수명연장을 넘어 100세 건강이라는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켜 주고 있는 걸까? 이 포스팅에서는 텃밭의 효능에 대해서 다뤄보았다.

 

 

건강한 재료를 먹으면 건강해진다


 

첫째, 텃밭의 야채는 100% 유기농 채소이다

 

오키나와와 우리나라 제주도는 장수촌으로 유명한데, 그 비결은 겨울이 따뜻한 탓에 연중 텃밭에서 나는 채소들을 끊임없이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 거주인들도 건강에 왠만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날마다 마트에서 채소를 사다가 풍부한 식이섬유를 섭취하고 있다. 그런데 유독 장수촌의 주민들이 먹고 있는 채소가 장수의 비결이 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채소의 건강성 지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 장수촌 텃밭의 산물은 유기농 채소이고 보통 도시 거주민들의 밥상에 올라오는 채소는 화학 비료와 농약이 뿌려진 상품 작물이기 때문이다.


 

현대영양학에서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재배된 채소나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채소를 특별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눈에 띄는 영양성분의 조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것은 풀을 먹여 키운 소와 곡물사료로 끼운 소를 바라보는 관점과 비슷한 시각이다.

 

그러나 유기농산물은 일반 재배법의 의한 채소에 비해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유기농산물은 작아도 성기고 탄력적인 외모를 지지고 있다. 색깔도 채소 본연의 색소가 알맞게 들어 있고, 단단하며 조직이 쉽게 물러 지지 않는다. 그리고 냉장고 밖에 나둬도 오랜 시간 맛과 영양을 유지한다.

 

그것은 자라난 흙의 성분 차이에서 나타난다. 비닐하우스에서 화학비료로 자라난 일반 채소들은 영양성분 면에서 특정한 성분은 높은 반면 부족한 영양소도 많다. 따라서 영양소 편중이 심하고 병충해에 대한 면역능력이 약해 반드시 농약을 동반한다.

 

우리는 의학전문 프로에서 항상 합성 비타민과 무기질 대신에 싱싱한 야채와 채소를 먹으라는 의사들의 권고를 듣지만, 일반 재배법으로 키워낸 채소를 통해서는 인체가 필요로 하는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

 

반면 국내외 장수촌의 텃밭에서 키워낸 채소들은 유기농 무농약 채소들이다. 자신들이 직접 먹을 채소에 눈에만 보기 좋은 화학 비료와 농약을 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장수인들은 직접 길러낸 유기농 채소로부터 균형 잡힌 영양소와 생명력을 평생 섭취한다. 그것은 그들의 질병 없는 장수의 이유가 된다.

 

 

둘째, 텃밭의 야채는 산지에서 먹는 100% 신선 식품이다

 

야채의 신선도는 산지와 소비자의 거리와 그 중간 유통 경로의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제아무리 산지직송 채소를 구입하거나 총각네 야채가게처럼 신선한 야채를 배달하는 마트점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텃밭에서 직잡 따다 먹는 것보다 더 가깝고 빠르게 야채를 구할 순 없다.

 

<식물의 정신세계>에서 앙드레 시몬통은 앙투안 보비스의 진자를 써서 먹거리의 생명력을 측정하였다. 건강인의 표준 진동수를 6,500A으로 정하고, 어떤 음식의 진동수가 이것보다 높을 때 건강에 도움을 주고, 이보다 낮을 때 활력을 빼앗아간다고 보았다. 암환자는 4,875A여서 건강인보다 진동수가 훨씬 낮았는데 이 진동수는 흰 밀가루로 만든 식빵의 진동수와 같았다고 한다. 가장 높은 진동수를 기록한 것은 텃밭에서 갓 딴 채소와 과일로 8,000~10,000A에 달했다. 그러나 육류와 익힌 채소는 2,000A가 못됐다. 어미 소에서 갓 짜낸 우유는 6,500A로 건강한 인간과 같지만 살균한 우유는 0A로 활력이 완전히 소진된 것을 보게 된다.

 

보비스와 앙드레 시몬통은 인간이 풀이나 약초, 나무껍질, 꽃과 같은 것으로 인간의 병을 치료한 것은 그 안의 화학성분이 아닌 그것들이 내놓는 건강한 파장 때문이었다고 주장하였다.

 

100세 장수인들은 평생 장수촌 텃밭에서 갓 재배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가장 에너지가 활발한 순간에 섭취하였다. 그것이 장수의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텃밭은 노후 생활의 경제적 안정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노인층은 무직과 소득단절로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 빈곤율은 49.6%OECD 평균 12.6%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노인 2명중 1명이 상대적 빈곤에 있다. 2015년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어 절대빈곤율이 27%로 떨어졌지만, 그전에는 절대빈곤율이 37%에 달했다. 기초생활수급을 받더라도 소득 수준은 일반인에 비해 턱없이 낮다.

 

우리나라 노인층의 가장 큰 고민은 소득절벽에서 오는 경제적 빈곤이다. 연금제도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연금 혜택을 볼 수 없는데 반해, 외국보다 취업난이 심각하여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절대빈곤에 가까운 궁핍생활의 내용은 결국 소득에서 차지하는 식료품 비율이 높다는 말이 된다. 아무리 사람이 가난해도 결코 줄일 수 없는 비용이 식비이다. 따라서 엥겔지수가 높은 노후 세대들은 현재 매우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불안과 경제적 궁핍은 장수를 방해하고, 장수를 하더라도 그 기간이 결코 행복하지 않은 불행한 장수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 장수촌 장수인들은 텃밭을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신선한 야채와 채소를 텃밭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식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수의 비밀>에 등장하는 한국 장수촌의 100세인들은 집 앞 텃밭에 상추, 고추, 가지, 호박, 깻잎 등을 재배하고, 그 재료를 이용하여 된장찌개, 부추김치, 가지나물, 호박나물, 깻잎찜 등 채식 위주의 건강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장수촌 장수인들이 이처럼 텃밭을 통해 모든 식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다보니 공과금과 공산품 외는 별달리 돈이 들어갈 곳이 없다. 생활의 안정과 여유가 확보되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도시에서 신선한 유기농 먹거리 반찬 가격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장수인들은 텃밭을 통해 식비를 아끼면서 건강도 살뜰히 챙기고 있다.

 


텃밭은 장수인의 운동장이다.


장수는 운동의 산물이다. 그것도 끊임없는 운동이 장수의 비결이다. 그런데 장수를 위한 운동은 너무 격해 활성산소를 쏟아 내서는 안 되며, 365일 변함 없이 꾸준히 수행되어야 한다.

 

장수촌 100세인들이 변변한 운동기구와 피트니스센터도 없이, 자신의 운동을 지도해줄 헬스 트레이너도 없는데도 장수할 수 있는 이유는 텃밭을 가꾸며 끊임없이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꼭 운동이랄 것도 없다. 그냥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게 하는 텃밭이란 운동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텃밭은 장수인에게 4계절 다양한 몸놀림과 부지런한 돌봄을 요구한다. 심고 물주고, 잡초를 뽑아내고, 열매를 거두는 일상적인 작업뿐만 아니라 유기농 비료를 주고, 땅을 개간하고, 새와 들짐승을 쫓아내고, 비가 오면 물길을 내는 등 하루도 빠짐없는 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텃밭은 장기적인 운동 효과를 보여준다. 아마 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헬스클럽이나 요가전문학원, 수영교실에 등록했다가 한 달도 못 채우고 그냥 그만둔 사람이 태반일텐데, 텃밭에 채소를 기르는 사람치고 365일 출석에 게으른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다보면 외부 활동을 함으로써 햇빛을 충분히 쬐어 체내 비타민D 합성을 유도하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되어 폐건강도 좋아진다. 대부분 도시 노인층이 실내에서 TV를 보는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하여 왕성한 외부 활동을 하게 된다.

 

텃밭은 심리적 안정을 통해 장수 마인드를 확립시킨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부동의 노인자살률 1위 국가이다. 이 부끄러운 기록을 10년간이나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2014년 노인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중 10.9%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그 원인은 경제적 빈곤(40.4%), 건강(24.4%), 외로움(13.3%), 가족과 친구와의 갈등 및 단절(11.5%), 가족과 지인의 사망(5.4%)이였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자료에 의하면 한국 노인들은 우울증으로 인해 자기 무가치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건강적인 면에서 만성 질환에 빠지게 되면 가족들에 대한 병원비 부담과 본인의 질병으로 인한 고통이 겹쳐 극단적인 결정을 내릴 때가 많다고 한다.


 

노인들의 자살 이면에는 자신이 아무 하는 일 없이 밥을 먹으며 가족들에게 병원비 부담만 가중시키는 무가치한 존재라는 자기 비하감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있을 때는 아무리 심리치료를 통해 상담치료를 받더라도 자기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와 자기 효능감을 회복시키기 어렵다.

 

그런데, 텃밭은 그런 우울증 치료와 환경 개선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장수촌 100세 노인들은 대다수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텃밭 재배를 통한 자아 긍정감을 소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텃밭을 통해 작물을 길러내고 먹거리를 창출하는 체험을 통해 생산적 자아라는 자기 효능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텃밭을 가꾸고 기본적인 먹거리를 자신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자립심과 독립심을 가질 수 있다. 남에게 굽신거리지 않고도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식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자신의 뜻대로 말년을 살아갈 수 있다. 더구나 텃밭을 통해 잉여 농산물을 장터에 판매하여 용돈을 벌거나,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기도 쉬우며 사회적 자아가 강해져 자기효능감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텃밭에서는 약용 식물도 재배하게 되어 장수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된다.

 

텃밭에서 밥 반찬이 되는 야채만 기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몸에 좋은 약용 식물 역시 많이 기른다. 오키나와 장수인들은 텃밭에서 쑥을 길러 건강에 도움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수촌들도 약용작물을 많이 재배한다. 전남 곡성 택촌 마을에선 마을 주변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대나무숲에서 죽순을 얻어 건강을 지킨다. 전남 구례 상사마을에서는 지리산 부근의 산나물 즉 두릎, , 토란 등을 덤으로 얻어 건강을 지킨다.

 

도시 거주 노년층이나 장년층은 텃밭을 남의 일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외국 사례를 보면 도시 아파트와 주택 옥상에서 텃밭을 일구고 신선한 야채를 끊임없이 제공받는 사람들 사례도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지자체 단위별로 주말농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도 잘만 활용하면 텃밭 재배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반찬거리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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