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먹고 건강도 챙기는 간헐적 단식의 효과

장수법에 이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을 것이다. 마음껏 먹고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니 이는 희소식이다. , 먹을 땐 먹되, 일정시간 굶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는 뷔페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마음껏 먹고 다음날은 쫄쫄 굶어주는 식사법, 정승처럼 먹고, 걸인처럼 굶어주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식사법이 장수에 도움이 되는 식사법이라니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2013SBS <끼니의 반란> 방송 이후 각종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던 간헐적 단식신드롬은 현대인의 음식에 대한 욕구와 다이어트에 대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 주어 인기를 끌었던 식생활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당시 우리에게는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서구 사회에는 일찌감치 IF(Intermittent Fasting)라 불리며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단식법이다.

 


간헐적 단식법은 크게 어려운 방법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16시간~24시간의 공복 상태를 유지하기만 하면 된다. 평소에는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다른 다이어트 방법처럼 음식 종류와 섭취량에 제한을 두지도 않으며 과도한 운동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 손쉬운 방법이다. 그런데 경북대 예방의학과 이덕희 교수에 의하면, 이 간헐적 단식법이 현대인들에게는 소식보다 훨씬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소식에 비해 어떤 이로움이 있는지 알아보자

 

인체의 식생활 패턴에 더 가까운 건강 단식법


인간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만 하더라도 항상 먹을 것이 부족한 상태에 있었다. 인간은 원치 않아도 저절로 간헐적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간헐적 단식은 인간의 건강 모델인 구석기 시대 원시인의 식생활 패턴과 닮아 있었다. 사냥과 채집 활동을 주로 해온 원시인들은 음식을 구했을 때 마음껏 먹고 음식을 구하지 못했을 때는 쫄쫄 굶는 생활을 했다. 그러므로 인간의 인체는 간헐적 단식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해 올 수 밖에 없었다. 확실한 식사와 확실한 단식이 교차하는 삶, 이것이 건강한 삶의 사이클이다.



 

호메시스 작용을 활성화 하는 단식법


전체적으로 먹는 총 칼로리 양을 줄이지 않고도 인체에 호메시스 반응을 일으킨다. 그렇기 때문에 간헐적 단식은 근육이 빠지지 않고도 호메시스 작용에 의한 인체의 다양한 긍정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메시스(hormesis)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인체에 유익한 독이라고 하면 될 것이다. 과량의 독은 인체에 해롭지만 낮은 농도의 독은 오히려 건강에 이로운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널리 알려진 실례로 메기론이란 것이 있다. 이론상으로는 메기 없는 시냇물에 미꾸라지들만 모여 살면 가장 건강하게 살 것 같지만, 실제는 메기 한 마리를 풀어 넣었을 때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다 미꾸라지가 건강해 진다는 이론이다.

 

호메시스의 사례에는 저용량 방사선의 긍정 효과, 단식, 사우나, 스트레스 등의 효과를 들 수 있다. 몸에 나쁜 술이 한 잔 정도 반주로 먹을 때 건강에 좋은 이유도 호메시스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더 실천 가능성이 높은 단식법

 

옛날 종교인과 명상가들은 단식을 생활화 했다. 단식을 통해 지혜의 정수에 도달했고 치료와 기적을 체험하기도 했다. 수도원과 산속 수련원 같은 곳에서야 소식과 단식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그때는 주변에 찾아보아도 음식이 부족했고, 먹고 싶어도 먹을 것도 없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길거리마다 레스토랑과 식당이 즐비하고, 마트점마다 식재료들이 넘쳐 나는 현대 사회에서 소식과 단식은 실천 가능성이 낮다. 음식들의 유혹이 너무나 크고 강렬하기 때문이다. 생활 주변에서 각종 다이어트 방법과 칼로리 제한식이 실패하는 이유는 주변 환경이 받쳐 주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소식과 폭식을 오간다. 일시적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요요현상으로 과거보다 더 몸 상태는 나빠진다. 체중감소와 체중증가가 반복되다보면 전반적으로 신체 건강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간헐적 단식은 먹고 싶을 때 양껏 먹을 수 있어 필요 이상으로 식욕을 제한하여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현대 환경에 보다 적합한 형태의 단식법이다.

 

개인맞춤식 단식법


간헐적 단식은 본인의 형편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단식하는 일정과 패턴, 시간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할 수 있다. 일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사람은 평일날 마음껏 식사를 하고 주말을 단식하는 시간으로 정할 수 있고, 하루 중 아침 식사가 편한 사람은 아침만 먹고 점심, 저녁을 건너뛰어도 된다. 3일에 한 번씩 실시해도 좋고, 부담스러우면 일주일에 한 번 실시할 수도 있다.

 

상시적 구조조정과 근무 형태의 변화로 생활환경과 생활리듬이 변화된 현대인들에게 간헐적 단식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만큼 개인 실정에 맞는 단식법이라는 사실이다.




간헐적 단식은 POPs의 배출을 도와준다

 

이덕희 교수가 간헐적 단식의 유익함으로 주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POPs는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로서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의 약자이다. POPs는 어떤 특정 화학물질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고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 수많은 화학물질들의 통칭이다. 즉 환경 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지용성을 가지고 생명체의 지방조직에 축적되고 먹이사슬 윗 단계로 갈수록 농축되는 그런 화학물질들의 통칭이다.

 

예를 들면 DDT 같은 농약 종류들, 산업장의 윤활제, 절연제로 많이 쓰였던 PCBs 종류들과 월남전 때 고엽제에 포함되어 있던 다이옥신 등인데, POPs는 한번 인체 내로 들어오면 거의 배출이 안되고 지방조직에 축적이 된다. 문제는 지방조직에 머물러 있기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용성이라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여 인체 주요 장기에 도달하여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이덕희 교수는 이 POPs야말로 암을 비롯한 현대인들의 만성 질병의 궁극적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은 간헐적 단식이 이 해로운 POPs의 배출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POPs의 배출에 먼저 필요한 것이 식이섬유이다. 식이섬유는 답즙과 같이 배출되는 화학물질들을 배출시키는 능력이 있다. POPs는 홀로 존재할 수 없고 담즙과 항상 같이 움직인다. 담즙은 음식물 속에 들어 있는 지방성분을 소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간은 이 담즙을 만들어 평상시 담낭에 모아두었다가 담즙이 필요한 순간 일제히 분비시킨다. 그 때 담즙과 함께 POPs도 분비가 된다. 이 분비된 담즙이 소화기계를 따라 완전히 배설이 되면 문제가 없는데 95%는 소장에서 다시 재흡수가 된다. 이 때 POPs도 다시 인체로 재흡수된다. 따라서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POPs의 몸 밖 배출은 어렵다.

 

그런데 음식물 속에 식이섬유가 많이 존재한다면 담즙과 함께 나온 POPs 물질을 이들 식이섬유가 붙잡고 대변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식이섬유가 물에 녹지 않는 식이섬유여야 하고, POPs의 배출량을 늘리기 위해 담즙산의 분비 역시 충분한 양이 나와야 한다는 전제 조건 하에서 가능하다. 식이섬유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뉜다. 현미와 같은 통곡물과 견과류에 포함된 물에 녹지 않는 종류와 과일, 채소, 해조류에 많이 들어있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그런데 대변을 만들어 POPs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려면 불수용성 식이섬유가 많이 필요하다.

 

또한 식이섬유가 POPs를 제대로 잡기 위해선 먼저 담즙산이 원활하게 잘 분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담즙이 담낭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을 모아놓았다가 일시에 확 나오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끼니 중간 중간에 간식을 먹어서 담즙을 중간에 찔금찔금 나오게 만들면 우리 몸이 답즙산을 모아 둘 시간이 없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간헐적 단식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면 담즙을 담낭에 모을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에 떠트려서 인체 내에 존재하는 POPs를 획기적으로 배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현미식에 들기름과 올리브유, 참기름과 같은 것을 넉넉하게 넣어 버무린 야채 샐러드를 같이 먹게 되면 그 기름성분을 소화 시키기 위해 담즙들이 왕창 분비되게 된다. 그러면 현대인의 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POPs를 식이섬유와 함께 대변으로 한방에 배출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간헐적 단식의 묘미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