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입맛을 교정하여 건강한 몸을 만들라
- 건강최우선주의/질병예방
- 2018. 1. 29. 04:24
기독교인들의 성경 중 지혜문학서인 <잠언서>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언 18:21)
이 메시지는 원래 인간의 언어생활과 사회생활에 대한 올바른 처세법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신중한 언어생활을 통해 맺은 인간관계가 삶의 형통을 가져오고, 잘못된 언어생활이 자신과 그가 속한 조직사회를 어렵게 한다는 의미인데, 필자는 이 구절에서 다루는 ‘혀’가 언어생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오늘날처럼 먹방과 쿡방, 혼밥이 대세를 이룬 시대에 ‘혀를 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생활에 한정되지 않고 음식을 먹고 즐기는 식도락의 삶을 보여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혀의 말하는 기능을 잘못 사용하면 인간관계가 파괴되어 사회적 관계망이 무너진다면, 혀의 미각 기능을 잘못 사용하면 개개인의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박민수 내몸경영연구소 소장의 <잘못된 입맛이 내몸을 망친다>는 책을 읽었다. 오늘날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장애, 비만의 배후에 잘못된 식생활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러한 잘못된 식생활의 원인은 결국 나쁜 음식을 즐기는 잘못된 입맛이 그런 현대병을 가져온 일차적 원인이라는 내용이었다.
오늘도 TV나 인터넷 방송을 켜면 각종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요리프로, 홈쇼핑 방송을 통해 음식을 맛있게 먹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온종일 볼 수 있다. 얼큰한 감자탕에 고춧가루를 한움큼 넣고 시원스레 돼지갈비살을 물어뜯는 개그맨의 모습, 스파게티에 케첩을 듬뿍 바르고 면발을 끊지 않고 주욱 빨아먹는 아이돌의 모습, 찜질방에서 파는 고소한 구운 계란에 짭조름한 소금을 찍어 즐겁게 먹는 가족들의 단란한 모습, 진한 라면 국물에 빨간 김치와 깍두기를 투하하고 얼큰한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시원하다’고 탄성을 지르는 운동선수의 모습, 아침마다 사무실 주변 커피숍에서 달콤한 에스프레소 커피에 베이글 빵을 적시고 새하얀 생크림 케익과 까만 브라우니 한조각에 다크쵸코렛을 입안 가득 즐겨 먹는 오피스걸 등등....
TV와 인터넷에 비친 우리들의 음식 문화는 얼큰하고, 맵고, 짭짤하고, 달콤하고 고소하기만 한 것 같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한국인들의 치맥을 즐겁게 먹는 외국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높은 온도에서 튀겨낸 고소한 닭강정에 짭잘한 간장이나 마늘 소스를 한꺼풀 입힌 양념치킨에 새콤달콤 아삭한 치킨무와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의 즐거움을 외국인들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화끈한 성향의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싱겁고 밍밍한 요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미 한그릇만으로 하루치 허용량의 나트륨을 초과하는 라면 국물에 매운 김치와 깍두기를 집어넣어야만 속이 시원하고, 이미 훈제되어 있는 구운 계란은 맛이 심심하다며 유독 소금에 찍어 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화끈한 민족이 한국인이다. 이미 설탕이 듬뿍 들어 있는 커피와 빵에 시럽과 잼을 가미하고, 아삭한 맛을 위해 몸에 해로운 공장에서 만든 빙초산 넣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MSG의 보고로 불리는 자장면은 그 감칠맛 때문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 아니던가....
물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의 즐거움이다. 그리고 맛의 개량과 음식문화의 발전은 반가운 현상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요식업이다. 음식문화의 발전은 이런 자영업 발전과 고용 촉진에 큰 기여를 하기에 국민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그러나 식품회사와 외식업체 그리고 크고 작은 식당, 카페와 커피숍, TV와 광고를 통해 형성된 입맛 공급자의 메시지는 우리들의 건강을 오늘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선진국들에 비해 음식산업에 대한 규제가 약한 나라에 속한다. 대부분 선진국들은 아동 청소년들에 대한 패스트푸드 판매를 규제하고 학교에서의 인스턴트 음식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식품에 대한 TV 광고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규제가 있지만, 워낙 먹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 성향이 강한 문화이다보니 식품산업에 대한 관대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잘못된 먹거리 문화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들의 외식문화는 조금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찾으려는 맛집 탐방에 열심을 낼뿐 몸에 좋은 요리를 내놓은 음식점을 찾는 노력은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각각의 식품산업 종사자들은 건강한 먹거리보다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입맛을 만들어낼 것인가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우리들의 건강을 살리는 자연스런 생체리듬에 맞는 음식보다는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입맛으로 판매력 확대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신선한 본 재료의 깊이 있는 맛보다는 각종 식품첨가제와 인공색소에 의존한 인공적인 자극을 통해 오늘도 우리들을 고혈압과 당뇨, 치매로 가는 길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잘못된 입맛이 가져오는 민폐를 살펴보고, 올바른 입맛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올바른 입맛을 사용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노력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입맛 형성의 원리
입맛은 고도의 뇌신경의 작용이다. 음식이 입안에 들어오는 것은 잠시이지만, 그 음식이 뇌에 전달되기까지는 다양한 신경세포의 작용이 있다.
미각을 관장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혀이다. 혀에는 혓바닥을 오돌도돌하게 만드는 ‘유두’라는 가느다란 점막 돌기가 있다. 성인 기준 7,500~12,000개 가량 존재한다. 그 유두 위에는 ‘미뢰’라는 일종의 미각수용기가 위치한다. 이 미뢰를 구성하는 세포를 미각세포라고 하는데 미뢰마다 20~30개 정도 자리잡고 있다. 미각세포 위쪽 끝에는 미세융모가 있는데 이 곳 세포막에서는 여러 가지 맛을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어서 각각의 맛 물질과 결합하여 독특한 맛 정보를 대뇌에 전달하게 된다. 혀의 앞쪽은 단맛, 좌우는 신맛, 중앙은 짠맛, 혀뿌리는 쓴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특정 맛을 느끼는 미각세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본미각으로 분류되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우아미)은 각각 독립된 미각으로 서로 다른 미각을 조합하여 만들 수 없는 맛이다. 짠맛은 나트륨 이온을, 신맛은 수소 이온을, 단맛은 당분, 쓴맛은 마그네슘 이온 등에 반응한 것이다. 감칠맛은 단백질 성분인 글루타민산염이 분해되며 내는 맛이다.
맛의 차이를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것에는 저마다 갖고 있는 유전자의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미각은 유전자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미각이 뛰어난 슈퍼테이스터는 두 개의 우성 맛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맛의 차이에 둔감한 미맹 넌테이스터는 두 개의 열성 맛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미각을 갖고 있는 테이스터들은 한 개의 열성 유전자와 한 개의 우성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슈퍼테스이터와 넌테이스터의 큰 차이는 미뢰의 숫자 차이에도 기인한다. 넌테이스터와 테이스터, 슈퍼테이스터는 혓바닥 1㎠당 각각 96개, 184개, 425개의 리뢰를 갖고 있어 맛에 대한 민감성이 곱절 이상 차이가 난다.
우리가 음식을 먹었을 때 맛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은 치아의 씹는 작용과 혀의 섞는 작용에 의해 침과 함께 액체 상태가 되고, 그 액체는 유두 속 미뢰에 있는 미각 세포와 접촉한다. 미각세포에 연결되어 있는 미각신경은 대뇌피질에 있는 미각중추에 맛을 전달하여 우리 뇌는 맛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개별 맛의 전달 방법과 달리 입맛의 형성은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뇌는 음식의 종류와 맛을 연결한다. 그래서 그 음식을 다음에도 먹을 것인지를 판단하고 다음에 이용할 수 있는 기억의 형태로 뇌에 저장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은 단순히 음식의 맛만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다. 음식과 음식이 더해질 때 느껴지는 복합적인 맛과 식감, 식사 주변 환경의 이미지들과 그날의 정취와 분위기가 모두 종합적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입맛은 식사경험과 음식 맛들, 그리고 그 이전의 식사 기억들과 분위기들이 뒤섞여 만들어 내는 기억과 자극, 경험의 총체인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입맛으로 자신의 입맛을 교정하려면, 이런 입맛 형성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여야 한다. 사람들이 몸에 좋지도 않은 불량식품의 맛을 나이 들어서도 잊지 못하는 것은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맛을 통해 부모들의 사랑과 또래 친구들의 우정들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적인 요소를 음식 고유의 맛과 분리시키는 것에서 입맛 교정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올바른 입맛은 대체 어떤 입맛을 의미할까?
올바른 입맛은 치우침 없는 균형 잡힌 입맛이다.
무엇보다 올바른 입맛의 첫째 조건은 극단적으로 치우침 없는 중도적인 입맛이라는 점이다. 일단 우리들의 치우친 입맛이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 알아보자.
짠맛 중독, 한국인의 수명을 갉아먹는 고혈압과 위암의 원인
짠맛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은 어떤 문제를 발생시킬까? 젓갈류와 찌개, 김치류와 각종 장류 등 염장 식품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입은 대부분 강한 짠맛에 길들여져 있다. 젊은 사람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라면과 부대찌개, 포테이토칩과 같은 가공식품은 젊은 사람들도 즐기는 음식이다. 이런 음식들을 먹다보면 한국인들은 평균 하루 15그램 이상의 소금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1인당 하루 평균 소비량은 13그램으로 WHO(세계보건기구)의 하루 소금 권장량 5그램보다 평균 2~3배 이상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 3분의 1인 5그램 이상만 장기적으로 섭취하더라도 고혈압과 장기손상, 혈관 노화의 증상을 얻게 된다. 짠맛의 주된 공급처인 나트륨 성분의 중독은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이며, 몸속으로 흡수되면 혈관이나 콩팥과 같은 주요 장기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게 된다.
이처럼 짠 음식은 인체에 큰 해를 주지만 그 음식들을 끊기는 매우 어렵다. 짠 음식은 체내 도파민 농도를 높여 강한 중독성을 갖는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짠 입맛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고소한 맛 중독, 서구형 성인병들의 원인
고소한 입맛도 문제가 된다. 한국인들은 기름에 바싹 튀긴 치킨이나 숯불에 구운 삼겹살, 패스트푸드점에서 기름에 튀긴 프렌치 감자 등의 고소한 식감을 매우 즐긴다. 그러나 고소한 것을 너무 좋아하다간 큰 코 다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불에 태워진 지방에서 생성된 고소한 맛에 마음을 빼앗기면 큰 댓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한 음식들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트랜스지방과 탄 음식에서 생성되는 벤조피렌과 같은 성분은 암을 유발하는 위험한 성분이다.
대부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쿠키와 제과점 빵, 크래커, 감자칩 등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마가린과 쇼트닝(경화유)은 트랜스지방의 온상이며 트랜스지방은 현대인들의 심혈관질환의 가장 큰 발생원인이 된다. 또한 고지방 저칼슘 식품들은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한다. 최근에 획기적으로 증가된 대장암 발생률은 한국인들의 서구식 식생활과 동물성 지방 과다 섭취와 연관이 깊다.
단맛 중독, 순간의 달콤함과 영원한 씁쓸함의 댓가
현대인들에게 단맛의 유혹은 결코 끊을 수 없는 마력의 원천인데, 단맛은 <단맛의 저주>라는 책이 서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현대인의 질병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단맛을 내는 음식들은 뇌 속의 쾌락중추를 자극하여 과식과 폭식을 일으킨다.
단맛을 가져오는 당분은 입안에서 달콤한 순간은 잠시일 뿐, 인체 곳곳에 광범위한 문제를 가져온다. 치아와 잇몸에 충치와 치주염을 발생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으로 진전된다. 그리고 신장기능 약화, 혈관내 혈전 생성과 고지혈증 발생을 만들어 그로 인한 심장기능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 탄수화물 과다섭취로 발생된 고혈당 상태는 탐식 세포 기능을 저하시켜 결국 모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면역력의 약화는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 인체의 방어막을 모두 무력화 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오랑캐가 쳐들어오는데 성문을 모두 개방~
단맛을 주는 음식 역시 부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들어 대뇌에 안락한 기분과 안정감을 준다. 따라서 그 중독성 때문에 스트레스가 강한 사람은 단맛의 유혹을 쉽게 끊을 수 없다.
매운맛 중독, 위궤양과 장 뒤틀림의 주범
매운 맛은 어떨까? 매운 맛 역시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입맛 가운데 하나이다. 떡볶이와 불닭, 닭갈비, 부대찌개와 김치찌개는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없어서 못 먹는 음식 레시피에 속한다. 춘천 닭갈비나 무교동 낙지골목, 신당동 떡볶이 등 유명한 맛집 음식들의 기본 베이스는 매운맛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매운맛을 통해 글로벌 식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라면의 본고장 일본은 물론 중국과 미국의 월마트 등 웬만한 나라의 슈퍼마켓에서 구입이 가능한 신라면의 ‘신’자는 ‘매울 신(辛)’이다.
그런데 대부분 알고 있듯이 매운 맛은 혀의 미각세포에서 인식하는 맛이 아니라 통각세포가 인식하는 일종의 고통, 통증이라 할 수 있다. 매운맛을 주로 내는 성분은 고추류에 포함된 캡사이신이다. 알맞게 사용하면 식욕촉진과 체지방 감소와 혈액순환과 스트레스 해소, 항암 작용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매운맛을 심하게 탐하게 되면 우리 몸은 병적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매운맛은 일종의 통증이므로 매운 음식이 체내에 들어가면 뇌는 ‘빨리 통증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장에 하달한다. 그러면 장은 뒤틀리면서 위장과 대장은 격렬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 속이 아리고 뒤틀리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또한 위산을 과도하게 분비시켜 급성 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각각의 입맛보다 자극적 음식을 추구하는 극단적 입맛이 더 문제
그런데, 짠맛 단맛, 매운맛, 고소한 맛 각각에 경도된 입맛보다 복합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추구하는 입맛이 더 큰 문제이다. 현대인들이 먹는 음식은 단일한 입맛을 지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떡볶이만 하더라도 단순히 매운 고추장과 고춧가루만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달콤새콤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과 식초, 그리고 기본적인 소금이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간다. 단 음식은 그 단맛을 더욱 강화시키기 위해 소금이 들어가고 짭잘한 음식에는 얼큰한 느낌을 주기 위해 고춧가루와 후추가루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입맛이란 단맛, 짠맛, 신맛, 매운맛, 쓴맛을 골고루 많이 먹는 입맛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입맛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맛의 중심점을 회복하여 약간은 싱거운 입맛이라 할 수 있는 맛의 중도를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올바른 입맛은 껍질채 먹는 통식품을 지향한다
현대 식품제조업체들은 음식을 몇 번 씹지도 않고 삼킬 수 있도록 부드럽고 연하게 가공한다. 모든 식재료는 더 많이 가공할수록 부드럽고 연한 상태가 되어 우리들의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게 된다. 거친 껍질은 도정하고 알맹이는 더 잘게 썰고 다지고 화학적으로 녹여서 빨리 많이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망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천연식품의 영양소는 껍질과 씨앗 등 질기고 거친 부분에 함유되어 있다. 각종 채소의 껍질과 뿌리, 살아있는 배아를 달고 있는 곡식류, 껍질 통째로 먹는 과일 등은 각종 플라보노이드와 항산화 영양소가 집약되어 있는 음식의 보고이다.
그런데 우리들의 잘못된 입맛은 부드럽고 연한 식감을 좋아하다보니 식품 영양소의 엑기스가 들어 있는 껍질과 배아들을 모두 내다버리고 탄수화물과 당분 덩어리인 빈 알맹이만 먹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식당과 매장에서 구입한 가공식품들은 대부분 그러한 당분 덩어리를 잘게 썰고 갈아낸 것에 인공 첨가물을 넣고 다시 기름에 볶거나 튀겨낸 것들이다.
따라서 올바른 입맛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가공식품의 식감을 배제하고 천연 그대로인 식품의 거칠고 질긴 부분을 통째로 먹는 식감을 중시한다. 사과나 배와 감의 두꺼운 껍질을 그대로 먹고, 채소와 나물의 질긴 섬유질도 그대로 섭취한다.
올바른 입맛은 적정 속도를 준수한다
잘못된 입맛은 빠른 속도로 음식을 먹는다. 자동차 기술의 발전과 음식가공기술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접목시켜 도시문명의 스피드에 적합한 방식으로 음식문화를 선도해온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자동차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인류의 고안품이다.
그러한 인스턴트 음식이 20세기 음식문화의 표준이 되었다. 맥도날드는 주문에서 생산, 배달, 먹고 포장지를 처리할 때까지 빠르면 10분내에 모든 일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맥도날드 문화엔 시간은 돈이며, 생산에 필요한 시간이 아닌 시간은 줄일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금도 미국 월가와 실리콘 밸리에서는 상식이 되고 있다. 점심 식사 때 자리를 비우지 않고 차안이나 사무실에서 햄버거와 콜라, 혹은 샌드위치와 주스로 간단히 요기를 때우는 스타일이 워커홀릭의 전형으로 형성된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가들은 그러한 미국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모습들을 보며 한국인 노동자들의 비생산성을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맥도날드식 음식문화와 스피드한 음식섭취-콜라와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목구멍에서 식도까지 음식이 내려가지 않는 강제적 소화문화-는 건강을 기준으로 볼 때는 최악의 식단이다.
과학기술은 인공지능 발전 수준으로 발달했지만 현대 인간의 몸은 여전히 1만년전 구석기인들의 소화기관과 다를 바가 없다. 입에서 수십 회 이상 씹지 않으면 침 속에 있는 소화효소를 이용할 수 없고, 급하게 내려간 음식물들은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다. 장속 유익균들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가 부족한 정제 탄수화물 중심의 인스턴트 음식은 장에서 소화가 아닌 부패가 된다. 빨리 먹는 음식은 영양소가 아니라 일종의 독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입맛은 식사시에 꼭꼭 씹어 침을 충분히 분비되게 한다. 이러한 슬로우 식사법이 갖는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음식 본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재료 본연의 맛을 깊이 음미할 수 있게 해준다. 음식 첨가물과 향신료, MSG의 맛이 아닌 재료가 가진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며, 다양한 연상 작용 또한 가능하게 해준다. 잣죽을 먹으면서 산골 할머니의 오두막 아궁이를 떠올리거나 생선구이를 먹으면서 바닷가의 어촌 마을을 떠올릴 수 있다. 이런 시청각적 이미지들은 공감각적으로 작용하여 음식의 맛을 더욱 구성시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이것은 단순히 시청각 놀이가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연상을 통해 입속에 침을 고이게 하고 위액 분비량을 충분히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활발한 저작활동은 두뇌를 자극하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은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우울증을 막아주며 잔잔한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엔돌핀과 도파민이 일시적인 만족감과 상대적으로 긴 우울함을 가져와 감정의 널뛰기 현상을 만든다면 세로토닌은 정서를 안정시켜 주고 마음의 평화와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박민수 소장은 세로토닌이 유명한 헝가리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주장한 ‘플로(flow, 몰입)'의 상태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라고 말한다. 즉 천천히 음식을 씹어먹는 입맛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일의 효율을 높이고 창조성을 높이는 생산적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입맛은 양보다 질을 추구한다
입맛만을 만족시키는 식사는 양으로 승부하는 경향이 있다. 샐러드바나 뷔페, 무제한 리필 고깃집에 가보면 많은 사람들이 접시에 음식을 한가득 담고 와서 소화제와 함께 음식을 폭풍흡입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사실 뷔페식당의 고유한 장점은 세상의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폭식 장소로 개념이 변화되었다. 다양한 음식 고유의 맛을 경험하는 맛의 전시장에서 자신의 위장 신축성과 소화력의 한계치를 가늠해 보는 장소로 변질 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양 중심의 식사를 하는 입맛은 결코 건강한 입맛도 미식가의 입맛도 아니다. 그저 강한 맛을 오래 느끼고 싶어하는 요구일뿐이다. 그저 음식 표면의 맛인 양념과 첨가물의 맛만 느끼고 삼키는 초라한 입맛인 것이다.
올바른 입맛은 질을 추구한다. 한 접시에 너무 많은 음식을 담지 않는다. 음식이 섞여 본연의 음식맛을 잃어버리면 안되기 때문이다. 작은 접시에 작게 담긴 음식만으로도 만족한다. 양념과 소스보다는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깊이 음미하는 식사법을 추구한다. 이것저것 뒤섞여 뒤범벅된 많은 음식을 빠른 시간 안에 꾸역꾸역 집어넣는 무한리필 고깃집 식사법이 아니라 적은 양이라도 입안에 넣고 오래 씹고 그 맛을 음미하는 느림의 식사법이기도 하다.
과식은 몸에 가장 해로운 식사방법이다. 소화는 우리 인체의 가장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활동이다. 특히 과식은 우리 몸을 가장 피로하게 만드는 스트레스의 주범이기도 하다.
반면에 올바른 입맛은 공복감을 즐긴다. 세계적인 장수마을 일본 오키나와 장수 노인들은 ‘하라하치부(腹八分)’라는 배의 80%만 채우는 식사법을 생활화하고 있다. 배가 부르기 전에 젓가락을 내려놓는다는 이들의 안분지족의 식생활은 백년 무병장수라는 축복을 선물로 주었다.
이들의 가벼운 식생활은 활성산소로 손상되는 세포 숫자를 줄여주고, 세포 독성으로 발생하는 암이나 뇌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주었으며, 줄어든 몸무게는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어 심장병 예방에 큰 도움을 주었다.
올바른 입맛은 우선 배부르지 않게 먹는 데서 시작한다. 포만감의 신호가 오기 전에 미리 숟가락을 내려놓는 삶의 습관은 건강한 장수생활로 가는 첩경이다.
올바른 입맛은 스트레스에서 자유롭다
스트레스는 과식과 탐식의 주범이다. 따라서 우선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잘못된 식사법을 고치려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별다른 자극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환경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한 감성을 둔감화 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을 탐식하게 되는 걸까?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일종인 코르티솔이 다량 분비된다. 코르티솔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 대사에 간섭해 지금은 위기 상황이니 에너지를 축적해야 한다는 신호를 인체에 보낸다. 그렇게 되면 식욕 호르몬이 자극 받고 지방 축적이 쉽게 이루어지는 몸 상태가 만들어진다. 이때 음식을 먹게 되면 당분과 지방이 많은 고칼로리 음식을 찾게 되고 보통 때보다 더 과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때 먹은 음식은 그대로 몸에 지방으로 축적되게 된다. 고되고 힘든 일을 계속할 때 먹을 것이 자꾸 당기는 현상도 이와 동일한 매커니즘에 의한 것이다. 알고 보면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자꾸 단 것이 당기는 것은 비상상황에서의 인체의 자연스런 적응 과정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뇌위’라는 식사 조절 중추의 이상 작용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인체가 정상가동을 할 때는 허기중추가 작동하면 음식을 먹고, 포만중추가 작동하면 음식 섭취를 멈춘다. 그런데 인체의 뇌위는 이런 생리적 작용뿐만 아니라 감정의 작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그 위치가 뇌 속 감정중추(변연계) 바로 옆에 붙어 있기 때문에 감정 자극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사람은 금식을 하고, 어떤 사람은 폭식을 하는데, 이러한 감정에 대한 반응이 뇌에 저장이 되어,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될 때 어떤 사람들은 금식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폭식을 하는 식사 패턴이 자동적으로 식습관화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동화 매커니즘은 매우 강력한 것으로서 애연가들이 담배가 해로운 것인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듯이, 폭식가들은 과식의 해로움을 잘 알면서도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게 된다.
또한 그와 함께 스트레스에 대한 반대 급부로 일종의 심리적 보상기제가 작동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만큼 힘들었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돼’, ‘여러모로 살맛이 안나는데, 먹는 것이라도 제대로 먹어야지’ ‘일이 복잡해서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군. 우선 먹고 보자’ 이러한 심리적 작용 때문에 쉽게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되고 그것은 과식과 탐식의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다양한 시청각 생활 자극도 입맛을 돋우는 기능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붉은 색과 노란색이 식탐을 돋우고 파란색과 녹색이 식욕을 낮춘다는 사실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름있는 유명 식당들이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들은 하얀 형광등보다는 휘황찬란한 전구색 조명에 곳곳에 붉은 색 인테리어 소품을 배치한다.
실내 인테리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야경과 울긋불긋한 색상의 간판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의 현란한 색깔들, 컴퓨터 모니터와 핸드폰 액정의 자극적 색상들, 뉴스와 잡지들에서 접하게 되는 자극적인 기사들은 인체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불안감과 불편한 심리를 조성한다. 그러면 우리의 인체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음식이 주는 흥분 안정 효과를 위해 음식을 더욱 탐식하게 된다.
따라서 단맛과 자극적인 음식을 탐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려면, 평소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 환경 조성에 신경을 써야하고, 자신의 생활환경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스트레스 총량을 합리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운동과 수면, 주기적인 휴식과 감각의 통제가 필요하다. 컴퓨터와 핸드폰의 자극적 뉴스와 기사들을 멀리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갖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도록 해야 하며, 지나치게 과중한 업무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가족들과의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하며, 되도록 실내 환경을 차분한 색상으로 장식하고, 가끔씩은 푸른색과 녹색이 풍부한 대자연의 신비를 맛볼 수 있도록 휴가 계획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해야한다.
올바른 입맛은 좋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나쁜 입맛이 중독성이 강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의존이 심하다면, 올바른 입맛은 성장 호르몬과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귀한 입맛이다. 일단 위에서 세로토닌 분비에 대해 이미 설명했으니 여기서는 성장 호르몬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성장 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데 단백질 합성과 에너지 생산에 쓰인다. 혹자는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만 필요하고 발육이 끝난 성인이나 노인에게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편견이다. 성장 호르몬은 다 자란 성인이나 노인에게도 꼭 필요하다. 성장 호르몬은 사람의 근육과 지방의 비율을 높이고 뼈와 근육을 재건한다. 주름진 피부를 팽팽하게 펴주고 질병에 강한 면역을 갖게 해주고 만성 질환을 예방하며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 노화의 진행을 늦춰주는 작용도 한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성인들은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 ET처럼 팔다리는 가늘고 아랫배가 튀어나오는 복부 비만, 전체적인 근육량 소실, 피부 두께의 감소, 골밀도 저하, 각종 정신장애가 오게 된다.
한편 사춘기에 최고조 분비량을 기록한 성장 호르몬은 20대 이후 매년 10년마다 14.4%씩 감소하여 60대가 넘어가면 20대의 50% 이하, 70대가 되면 20%이하로 감소한다.
그런데,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적정 수면양과 충분한 태양광을 보는 것과 음식 섭취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박민수 소장은 성장호르몬을 늘리는 올바른 입맛과 줄이는 잘못된 입맛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성장호르몬을 증가시키는 올바른 입맛
1.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균형이 맞는 식사
2. 일정한 식사 시간, 세끼 모두 챙겨먹는 식사법
3. 식사 자체를 즐기는 여유롭고 행복한 식사시간
4. 하루 2리터 이상의 수분 섭취, 하루 30그램 이상의 식이섬유 섭취, 매번 30회 이상 씹기
성장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잘못된 입맛
1. 아침 거르는 식사
2. 점심은 인스턴트 끼니식, 저녁 과식 패턴
3. 식사 속도 빠르고 매사에 쫓기는 식사로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마시는 단계
4. 하루 섬유질 섭취량 30그램 미만
5. 물보다 커피나 탄산음료 등을 많이 섭취
규칙적인 하루 3끼식 VS 간헐적 단식
책 <잘못된 입맛이 내몸을 망친다>를 쓴 내몸경영연구소 박민수 소장은 살찌지 않는 건강한 입맛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규칙적인 하루 세끼 식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직장인들과 주부들이 살을 뺀다는 미명하에 아침을 거르고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런 음식도 먹지 않는 철저한 절식을 생활화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체의 메커니즘을 거스르는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민수 소장은 사람들이 굶을수록 입맛이 더욱 광폭해진다는 점을 쉽게 간과한다고 말한다. 식사를 굶게 되면 몸은 저혈당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는 우리 몸이 최고의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는 기준이다. 인체는 저혈당 상태가 되면 코르티솔을 과량 분비해 인체를 스트레스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교감신경 항진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전신에 혈당을 공급하기 위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은 대뇌와 몸 전체를 비상상황으로 만든다. 단식은 잠자고 있던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을 깨우게 되고 그 활동성이 증진되게 된다. 그렐린의 활동이 강화된 만큼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활동력은 위축되어 몸은 오직 음식 섭취만이 삶의 유일한 희망인 것처럼 사람이 식탐에 몰입하게 만든다.
이 정도 몸 상태가 되면 황진이 앞의 지족선사처럼 제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도 음식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박민수 소장은 그 대안으로서 입맛 교정에 성공하려면 한 끼도 굶지 않는 철저한 하루 3끼식을 생활화 하라고 충고한다.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을 길들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적은 양이라도 제시간에 일정량의 음식을 주기적으로 먹는 것이라 한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가 공동 집필한 책으로 우리나라 100세 이상 장수인의 삶의 형태를 연구한 <장수의 비밀>에서도 우리나라 장수인들의 공통적인 식습관이 시계추처럼 규칙적인 하루 3끼식에 있다는 점을 말하기도 했다.
위 책에서 100세인 시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한 며느리는 하늘이 두 쪽 나는 일이 있어도 제 시간에 밥상을 차려야 하는 일이 삶의 애환이었다는 시월드 생활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100세인들은 하루 세끼를 먹되 반드시 정해진 양 이상을 먹지 않았고, 과식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으며, 식사 시간은 느긋하게 꼭꼭 씹어 먹었고, 새로운 맛을 추구하지 않았고 늘 즐겨 먹는 것을 규칙적으로 먹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보면 하루 3끼식만이 올바른 입맛 형성의 대안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에 반대되는 의견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렐린, 우리 몸에 독약인가 보약인가?
스스로를 가리켜 당뇨병 걸린 한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유명 블로거 아이디 하마크라테스님은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에 대해 남다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비만인들의 공통 호르몬으로 그렐린을 지목하며 마치 타도 대상 1호인 것처럼 공공의 적으로 대하지만, 사실 그렐린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인체에 나쁜 호르몬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위장에서 분비되는 그렐린은 위장 속이 비었을 때 분비된다. 공복 상태에서 꾸준히 분비되며 식사시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그렐린을 억제하면 배고픔을 적게 느껴 폭식과 과식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비만의 대안으로서 조금씩 자주 먹는 것으로 그렐린 분비를 예방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그렐린만 억제한다고 비만이나 폭식이 해결될까? 그렐린과 길항작용을 하는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포만감 전달 호르몬이다. 렙틴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것으로 비만의 문제가 정복되었다고 생각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비만인 사람에게 렙틴을 주사하면 식욕이 감소되어 체중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정상인보다 많은 체내 렙틴 비율을 보고 그러한 달콤한 꿈을 접게 된다.
그렐린 분비만 억제하면 폭식을 막을 수 있다는 것과 렙틴만 주사하면 식욕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은 둘 다 하나의 억측일 뿐이라고 한다. 인체의 작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인체 내의 그렐린 수치와 비만 관계는 의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렐린은 인체에 매우 필요한 호르몬이다. 그렐린(Ghrelin)은 Growth Hormone Release Inducing으로서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호르몬이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은 물론 성인과 노인들의 안티에이징에 가장 필수적인 호르몬인 것이다. 그렐린은 대뇌 각성 작용을 함으로 몸 안에 그렐린이 많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과 집중력, 공간지각력, 학습력의 증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그렐린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세포를 보호하고 활성화 하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레이건 대통령과 무하마드 알리,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가 앓고 있는 무서운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을 예방해준다. 그리고 그렐린은 살을 찌우는 호르몬이 아니라 오히려 몸무게를 줄여주는 체중조절 호르몬이라고 역설한다.
하마크라테스님은 그렐린을 통제하기 위해 조금씩 자주 음식을 먹는 것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그렐린의 효능을 제대로 누리게 하지 못하는 행위로 오히려 미련한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오히려 건강한 몸을 회복하려면 잦은 단식과 긴 공복 생활을 일상화하여 그렐린 효과를 평생 누리는 삶을 사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광포한 식욕을 통제하기 위해 그렐린 분비를 예방하는 하루 3끼식을 주장하는 박민수 소장의 입장과 인체에서 분비되는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전혀 돈이 들지 않는 공짜 호르몬인 성장호르몬을 아낌없이 분비시켜 주는 그렐린을 활용하기 위해 단식과 공복감에 익숙해지라는 하마크라테스님의 두 입장 모두를 존중한다.
이것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다. 자신이 그렐린의 유익을 충분히 누리면서 음식을 절제할 수 있다면 하마크라테스님의 입장에 따라 간헐적 단식을 생활화 하면 될 것이고, 자신은 도저히 굶주림을 참을 수 없고 공복 이후 광폭한 입맛과 폭식과 탐식으로 오히려 건강을 상하게 한다면 박민수 소장의 충고에 따라 하루 3끼식을 규칙적으로 생활화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바른 입맛이 가져다 주는 인생의 즐거움
그렇다면 단맛과 짠맛, 혹은 인공첨가물 맛에 중독된 잘못된 입맛을 어떻게 교정할 것인가? 박민수 소장은 책의 중반 이후에 다양한 방법으로 입맛 교정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보면서 사람의 입맛을 교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이며 다양한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지 알 수 있었다. 박민수 소장은 잘못된 입맛에서 올바른 입맛으로 전환 되는 과정을 다양한 단계로 나눠 깨알 같이 상세한 팁을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일단 병적 수준이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올바른 입맛을 형성하는 방법을 그 중 세 가지만 알아보자. 이것은 가장 뛰어난 방법도 아니고 가장 객관적으로 검증된 방식도 아니다. 그냥 필자가 보기에 편리하고 효과가 있어 보인다는 주관적인 판단 하에 뽑아 본 것이다.
첫째 음식을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대부분이 밥을 먼저 먹고 고기나 반찬, 국물을 먹고 후식으로 채소를 먹는데, 우선 양념을 하지 않는 채소를 가장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양념 채소와 과일을 먹는다. 다음 순서로 밥을 먹되 조금 먹는다. 그리고 고기는 따로 접시에 담아 정해진 양만큼만 먹는다. 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면 같은 양을 대신 오래 씹어라. 국은 몸에 좋지 않으므로 국그릇은 치워버리거나 꼭 먹고 싶으면 건더기만 젓가락으로 건져 먹는다.
혹자들에겐 이 방법이 마치 원숭이들의 조삼모사 방법처럼 생각되어 빨리 먹으나 늦게 먹으나 그게 그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음식 섭취 순서를 바꾸는 방법은 인위적으로 음식 종류와 식사량을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칼로리와 음식 종류를 제한할 수 있어 평범한 사람도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입맛 교정 방법 중 의외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구나 앞에 먹은 채소에 담긴 효소가 뒤에 들어오는 밥의 탄수화물과 고기의 단백질 소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소화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둘째 좋아하는 음식을 단계적으로 멀리하는 ‘음식 입맛 둔화 인터벌 훈련’도 매우 인상 깊은 훈련방식이다.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특정한 상황에 노출되면 자신이 평소에 찾는 음식을 강하게 찾게 된다. 즉 어떤 사람은 비 오는 날만 되면 소주 한 잔에 빈대떡을 찾게 되는 데 이런 특정 상황에 조건화 된 뇌신경 체계를 바꾸는 방법이다.
실행 방식은 자신에게 문제가 되는 음식을 1단계당 3일씩 반복 훈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양념통닭이 문제가 되었다면 1단계 그 문제음식을 15회 씹은 후 삼킨다. 2단계에선 30회 씹은 후 삼킨다. 그러다 3단계에선 10회 씹은후 뱉는다. 4단계에선 1분간 머금었다 뱉는다. 그리고 5단계에서는 1분간 쳐다본 후 고개를 돌린다.
친숙했던 음식을 자신에게서 차차 멀리하게 만들어 마음 속에 떠올리면 무조건 먹기 바빴던 음식과 뇌신경의 연결 패턴을 조정하여 음식과 신경조직과의 거리를 두게 만드는 입맛 교정 방식인 것이다.
셋째 특정 상황에 조건화 된 나쁜 음식물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음식 목록 작성법과 대체 운동 정하기 방식도 참 인상적인 방법이다. 어떤 사람이 평소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 초코릿을 먹었다면, 이번에는 오이와 채소를 먹어본다. 그리고 음식을 먹기보다 명상과 음악감상을 해본다. 우울할 때마다 평소에 생크림 케익을 먹었다면 이번에는 아로마테라피 효능이 탁월한 국화차 한 잔에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긴 책을 읽어본다. TV나 영화를 볼 때마다 팝콘을 먹었었다면 이번에는 눈과 정신을 맑게 해주는 녹차 한 잔을 음미해 본다. 피로할 때 마다 에너지 음료와 카페인 음료를 마셨다면 이번에는 피로를 개선해 주는 당근사과양파 주스를 마시거나 아니면 한숨 잠을 청해본다.
자신의 생활 습관과 자신의 현실 조건에 맞춰 하나의 표를 만들어 해당 문제가 발생될 때 마다 대체 음식과 대체 운동을 정해 놓으면 잘못된 입맛과 나쁜 음식의 섭취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생각을 덧붙이며....
올바른 입맛 교정이 주는 삶의 효과는 정말 방대하다고 생각된다. 단지 입맛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러한 변화가 주는 삶의 긍정적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무엇보다 건강한 몸을 선물한다. 지금 현대인의 입맛은 세포와 몸과 따로 논다.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해롭고 입 안에서는 꿀맛이지만 세포에는 독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올바른 입맛을 장착하게 되면 세포가 좋아하는 것을 입맛도 좋아하기에 몸과 혀가 따로 노는 것을 교정할 수 있다.
그리고 삶의 깊이 있는 맛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설탕, 소금, 간장, 조미료와 인공첨가물의 맛이 아니라 요리의 깊은 맛, 재료 본연의 맛, 숙성된 세프의 숙련된 솜씨, 엄마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필자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입맛 교정 프로그램이 가장 경제적으로 효과적인 건강 방식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좋다. 입맛을 교정하면 억지로 살을 빼기 위해 휘트니스 센터에 갈 필요도 없고, 중독성 음식을 먹기 위해 지불하는 외식비도 줄일 수 있으며, 잘못된 입맛으로 인해 체내 들어온 음식물들이 인체에 만드는 각종 질병의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음식 재료와 식사법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 심혈관 질환과 뇌신경질환, 암과 같은 현대 성인들의 3대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마치 평생에 걸친 든든한 종합보*험을 든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게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이제는 세 살 버릇 120세까지 간다는 고령화시대가 개막되었다. 삶에 있어 좋은 습관은 되도록 어린 시절 정착시키는 것이 좋다. 특히 사람의 입맛은 어린 시절 유아기에 부모님이 만들어 준 음식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달콤한 음식 맛에 부모님의 사랑이 더 얹어져 잘못된 음식이 자신의 입맛으로 각인되곤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평생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원한다면 어린 시절 아이들에게 올바른 입맛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족집게 과외와 사교육비에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아이 인생에 유익한 결과를 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못된 입맛에 물들어 나쁜 음식을 과식하고 탐식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그러한 혀의 열매를 인생 후반전에 병원에서 감당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올바른 입맛을 찾도록 스스로 반성하는 입맛 교정 프로그램을 하루 바삐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미지 출처: 코미디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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