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사는 곳을 정할 때도 미세먼지를 반드시 고려하라!

최근 ‘먼지이민’이 화제다. ‘먼지이민’이란 중국발 고농도 황사에 해마다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이 한반도를 탈출하는 신종 이민현상을 가리킨다.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이민 희망자 중 20%가 미세먼지 영향 때문에 이민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먼지이민, 남의 문제로 여길 문제가 아니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40년 후 우리나라가 대기오염 사망률 1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가 있다. 

먼지이민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민형태가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대기오염이 훨씬 심각한 중국에선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을 중심으로 탈중국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담배 한대 피워보지 않았던 부모들이 폐암으로 죽고,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매일 아침 5미터 전방을 볼 수 없는 스모그 아래서 학교에 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중국 부모들의 마음이 중국 탈출 러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다국적 기업 비즈니스맨들 중에는 미세먼지를 이유로 중국 베이징 주재 근무를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에 근무하다가 오염된 공기 때문에 중간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것은 담장 너머 남의 집 불구경을 하듯이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과 같은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한 문제이다. 이미 미세먼지의 영향은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삶의 질 하락은 국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행복추구권마저 침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편서풍이 부는 늦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황사와 함께 내리는 자욱한 스모그 때문에 아이들에게 햇빛조차 보여줄 수 없고, 노인들은 먼지가 집안에 들어올까 하루종일 창문을 닫고 집안에서만 머무르며, 어여쁜 아가씨들은 3M의 두터운 황사마스크로 꽃다운 얼굴을 가리고, 주부들은 오프라인 쇼핑의 기쁨을 인터넷쇼핑으로 푼다. 남자들 역시 즐거운 주말, 조기축구회나 프로야구 직관을 나가지 못하고 실내에서 낮잠으로 소일하고 있으니 이러한 나라에서 어떻게 미래의 행복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미세먼지가 정말 무서운 것은 우리 건강과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다. 신체 주요 장기 중에서 위장은 80%를 절제해도 회복이 가능하고, 손상된 간은 이식수술이라도 받을 수 있고, 신장과 심장은 인공심장과 투석기라도 사용할 수 있지만 미세먼지로 망가진 폐는 어떤 방법으로도 고칠 수 없다. 앞으로 100년을 살아가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의학적 위험성과 미세먼지 때문에 자유롭게 밖에 나가 놀 수도 없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 이 시대 부모들의 마음이 얼마나 갑갑할까? 필자는 먼지이민을 고려하는 부모들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제적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와 같은 환경선진국의 까다로운 이민 조건을 맞출 수 있는 부모들은 얼마 없을 것이다. 어쨌든 선택받은 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땅에서 미세먼지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삶의 자유와 건강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까?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외출금지, 손씻기 등 그런 임시예방조치보다 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가족들의 삶의 터전인 살 집을 되도록 공기 오염이 적은 지역에 마련하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까지 이사를 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했는가? 매매 시세, 장래 가격 상승 여력, 직장과의 거리, 교통의 편리성, 할인마트나 공원 등의 주변 편의 시설 유무, 아이들 명문 학군과 학원가의 유무 등등... 그러나 앞으로는 나와 우리 가족이 살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도 충분히 생각해보기 바란다.

미세먼지가 세계에서 가장 심한 지역의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사는 곳을 정할 때 미세먼지 수준을 살펴보는 것은 이젠 필수적인 일이다. 미세먼지는 돈보다 더 소중한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모든 지역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고 해서 미세먼지 농도가 다 같은 수준은 아니다. 행정구역상 같은 지역에 속했다고 하더라도 미세먼지는 풍향과 고도, 위치, 주변 위험 시설 등의 소재에 따라 그 분포가 다르다.

오늘은 개인 차원에서 우리나라에서 거주지를 정할 때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가 가장 적은 곳을 찾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1. 자신이 살 곳의 대기질 측정기록을 체크하라

만약 앞으로 자신이 살 곳을 정할 때 미세먼지를 중요한 우선순위로 생각한다면, 제일 먼저 각 도시별 장기간의 대기질 측정기록을 뽑아보고 자신이 이주할 계획이 있는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대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확인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 각각의 계절별 통계치를 꼽아보고, 최근 미세먼지 발생량이 점차 높이지고 있는지 낮아지고 있는지 대강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아래는 자료이다. 중국 미세먼지의 동일한 영향권 아래에서도 지형적 차이로 인해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전국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중 특히 경기북부와 충정 북부, 전라북도의 서해안 지역의 초미세먼지 상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단, 흰색으로 나타난 지역은 청정지역이 아니라 측정시설이 없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지 못한 곳일뿐 안전지대는 아니다.



에어코리아의 통계정보를 활용하여
우리집 주변 공기 수준을 파악하라


만일, 예를 들어 자신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코엑스 근처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측정자료를 뽑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에어코리아 환경부 대기환경정보(http://www.airkorea.or.kr/) 에 접속한 후 상단의 <통계정보>-<측정소별 확정자료>로 들어간다.




그리고 상단의 ‘지역명 검색’에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나 이사하고자 하는 곳의 주소명이나 도로명, 혹은 근처 유명한 빌딩이름을 적고 엔터를 누른다.




그러면 그 지역과 가장 가까운 측정소명이 나오면서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는 칸이 나온다. 지금미세먼지의 경우 2014년 1월부터 자료를 검색할 수 있고, 초미세먼지의 경우는 2015년부터 검색할 수 있다.




2번째 항목인 '측정망, 항목별 확정자료'에서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의 매일매일 전국 각 지역별 6가지 대기오염 물질의 오염 수치들을 검색해 볼 수 있다.

다만, 이곳의 자료들은 수치만 나열되어 일반인들이 보고 참고하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료가 평균값만 제공되어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의 대기오염 위험도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곤란한 면도 있다. 그러한 점에서 아래의 SBS뉴스팀의 통계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SBS 마부작침의 미세먼지 통계를 활용하라

2017년 4월, SBS 8시 뉴스 <마부작침>(SBS 데이터저널리즘팀)에서는 날로 심해지는 한국의 미세먼지 현황을 심층 보도하면서, 우리나라 환경부가 제시한 4단계 분류법이 아닌 현재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6구간으로 나눈 지역별 AQI(Air Quality Index) 지수에 따라 지역별 미세먼지 편차를 분석 보도했다.

보통 서울시와 환경부 자료들은 연간, 혹은 한달의 평균치를 발표하기 때문에 ‘평균의 오류’에 빠질 수 있는 함정이 있었다. 미세먼지라는 것이 평균적으로 좋더라도 며칠간 미세먼지 농도가 극단적으로 나쁜 기간이 있으면 이 기간에 사람들의 건강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평소 천식이나 폐렴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나쁜 미세먼지 수치가 집중되는 며칠 간의 기간에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미세먼지 통계는 평균치보다는 나쁜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나쁜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 정도인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SBS 마부작침은 그런 면에서 현행 미세먼지 통계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대중들에게 보다 객관적 데이터를 제공하려 노력했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마부작침은 지난 1년간 (초)미세먼지 농도 측정값을 AQI로 변환하여 6개 등급을 부여하고 각 개별 등급에 고유값을 부여해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지역별 미세먼지 수준을 객관화 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의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다만, 아쉽게도 2018년 3월 이후 한층 강화된 환경부의 미세먼지 수준 등급, 즉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환경기준을 적용하기 전이라 각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는 있다. 변화된 기준으로 볼 때는 다소 미세먼지 공기질을 매우 양호하게 평가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

환경부는 지난 3월 그동안 우리나라 미세먼지 통계가 WHO와 외국 기준과 너무 거리가 있어 국민들의 건강상의 위험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대내외의 비판을 받고 드디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환경 기준을 만들었다. 지금도 WHO의 권고기준인 25㎍/㎥보다 높지만 35㎍/㎥은 선진국 미국과 일본과 같은 수준이다.

변화된 기준으로 2017년 미세먼지 수준을 다시 평가해 보면, ‘보통’수준은 47일 감소하고, ‘나쁨’ 날수는 종래 12일에서 57일로 늘어나며, ‘매우나쁨’에 해당하는 날은 ‘0일’에서 ‘2일’로 늘어난다.

SBS 마부작침에서 변화된 기준에 맞춰 2018년도 지역별 미세먼지 AQI 수치를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




SBS 마부작침으로 지역별 미세먼지 수치를 찾는 방법은 매우 쉽다. 아래 GIF파일로 된 그림은 SBS뉴스 홈페이지에 있는 미세먼지 지도 활용법에 관한 자료이다. 한번만 보면 그 사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매우 직관적으로 잘 만들었다. 바로 아래의 웹페이지 주소는 근거 기사 자료 출처이고, 그 아래 주소는 실제 국민들이 초미세먼지 지도로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sbs 한국 (초)미세먼지 마부작침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169542

sbs 마부작침 한국 (초)미세먼지 지도
http://mabu.newscloud.sbs.co.kr/20170501dustmap/



참고) 마부작침 집계 2016년도 기준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청정지역과 최악의 지역




2. 자기 집 주변의 미세먼지 발생원인을 조사하라

에어코리아와 SBS마부작침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주소지나 이사 예정지의 미세먼지 수준을 파악했다면 그 다음 순서로, 생활 주변 특정한 미세먼지 발생원의 존재 여부를 살펴보고, 발생원인이 존재한다면 그 지역의 풍량과 거리를 산출해 보고 자신이 이사할 곳이 어느 정도나 영향을 받게 되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한 지역의 공기질, 즉 미세먼지 수준에 영향을 주는 요소 즉, 발생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공기질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인자는 바람과 강과 바다, 녹지 등 자연적 요인이며, 나쁜 영향을 주는 요소는 중국과의 거리, 공장 산업시설 유무, 분지라는 지형적 조건, 도로와의 인접성, 건물 배열구조, 인구밀집도, 녹지 확보율 정도가 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광범위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 동네의 문제라는 국지적 성격 또한 갖고 있다. 같은 도시, 동네라도 주변 공장시설이나 도로상황, 인구 집중도, 바람과 하천의 방향에 따라 공기 질은 크게 달라진다.


발생원의 위치를 꼼꼼히 확인하라

중국과 가까울수록 위험하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는 중국발 미세먼지이다. 전통적으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편서풍을 타고 영향을 주는 자연적 황사는 중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최근 중국에서 불어오는 초미세먼지를 연구하는 한국과 일본 과학자들에 의하면 요새 미세먼지는 하루 중 낮 시간대에 농도가 짙은데 그 이유는 중국의 산업활동과 일상생활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한 나라이다.

우리나라가 2000년대 들어와 공장과 가정의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대기오염이 해마다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공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의 산업화와 연관이 있다.

서울대 허창회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반도 악성 스모그의 원인이 중국에서 유입된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연구팀은 서울에서 최악의 스모그가 발생되는 날에는 어김없이 2~3일전부터 중국 동부와 중부 미세먼지 오염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때 편서풍을 타고 이들 오염된 공기는 한반도로 동진을 하는데, 이때 강력한 고기압이 만들어져 중국 동부와 한반도 상공에 정체하는 악성 스모그가 발생하는 조건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서해안에 발생하는 고기압은 일종의 중국의 오염물질을 빨아들이는 펌프 역할을 하며 덕분에 중국의 베이징과 톈진 등 대도시 공업지대의 오염된 공기가 한반도로 물밀 듯이 유입된다고 한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된 것이란 연구결과를 냈다. 편서풍이 심한 3월 중순의 경우 수도권 미세먼지에서 차지하는 중국발 미세먼지 규모는 전체의 80% 이상이나 된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평상시 30~50%, 심할 때는 60~80%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단적으로 자체 미세먼지 발생원이 없는 백령도와 흑산도의 미세먼지가 높은 것을 봐도 한반도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 미세먼지의 영향이다.

2017년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미국 캘리포니아어바인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에 의하면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3만 9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사망자만 3만명 대이니 각종 질병과 건강상 영향을 받는 인구까지 합치면 그 인구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한반도쪽으로 바람이 부는 편서풍 영향이 심한 겨울철에 가장 심하다. 중국의 스모그는 늦어도 이틀 후엔 서울의 상공에 그대로 영향을 준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바다 건너 불을 보듯이 남의 문제로 볼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미세먼지의 성분 또한 인체에 가장 해로운 석탄 분진이다. 세계 다국적 기업의 제조공장이 위치하고 있는 중국은 산업 생산의 전기를 화력발전에서 얻고 있는데 중국의 석탄 의존율은 70% 달하고 있다. 석탄은 화석연료 중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발생시켜 그야말로 가장 나쁜 연료이다. 그런데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가정들도 겨울철 난방용으로 석탄을 주로 쓰고 있다. 더구나 중국 가정에서 쓰는 석탄은 연소율이 낮은 질 맞은 석탄이다. 중국은 세계 석탄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석탄사용국이다.


게다가 공장의 집진시설이 제대로 안 갖춰져 있어 중국의 공장들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공기 중으로 마구 뿜어내고 있다. 중국은 대기오염물질의 법적 허용 기준이 매우 느슨하다. 휘발유와 경유의 황 함유량 환경기준치가 150ppm(1ppm은 100만분의 1의 농도:1kg에 0.001g을 녹인 정도)으로, 이것은 일본과 EU를 기준으로 15배가 높은 수치이다. 자동차나 선박의 배기가스에 대한 허용 기준이 매우 느슨하다는 뜻이다.

중국의 미세먼지는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다. 한 곳만 막는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중국 미세먼지는 크게 3개 지역에서 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첫째 중국 상하이와 동중국해 연안으로, 이 지역에는 100여개의 화력발전소가 있고, 무역항 도시로 연료 가스와 선박들의 배출 가스의 유독성이 심각한 곳이다. 둘째, 중국 북동쪽 후룬베이얼과 지린 창춘 지역으로 지린은 염분먼지, 창춘은 중국 최대의 에어로졸 배출 지역이다. 그리고 셋째로 허베이성과 허난성, 산동 반도 내륙으로 이 지역은 중국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 농업 소각 오염원이 심한 지역이라고 한다. 이들 지역에서 봄철에 농토를 태우면서 발생한 연기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수도권이라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가장 우려되는 특징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인체에 특히 해로운 초미세먼지 양이 더 많다는 점이다. 중국 미세먼지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3배 이상 높고 다량의 유독성 화합물과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겨울철 몽골에서 발원된 황사가 유입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이 높아진다. 황사에 중국 연안에서 배출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엉겨붙어 그야말로 산성 초미세먼지가 만들어진다. 이들 먼지는 비가 내릴 때 산성비 형태로 내려 그 지역 생태계를 파괴하게 된다. 이미 중국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는 것도 확인된 상태이다.

그런데 이처럼 위험한 중국발 미세먼지를 씻어주어야 할 겨울철과 봄의 한반도 강수량은 매우 부족하기만 하다. 한국의 강수는 여름철에 편중되어 있어 황사와 초미세먼지가 심한 겨울과 봄철 대기의 세정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또한 늦가을부터 봄철까지 대륙성 고기압이 형성되어 대기가 자주 정체된다. 자연발생적으로 중국의 미세먼지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뜻이다. 중국의 협조 없이 한국만의 노력으로는 한반도의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을 막을 수 없다.


서쪽보다는 동쪽, 북쪽보다는 남쪽을 택하라

따라서 살 곳을 정할 때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되도록 적게 받는 곳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물론 일본까지 영향권 아래 두고 있는 중국의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운 곳이 어디 있단 말인가? 따라서 전적으로 중국의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지역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그 중에서 어떻게 하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되도록 적게 받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통계를 보면 한국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똑같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도 바닷바람과 병풍 역할을 하는 주변 산맥과 도시의 자체 발생원과 상호 영향을 주어 지역적 차이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미세먼지 통계 자료를 토대로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상식적으로는 상하이와 톈진을 비롯한 중국 동남지역과 되도록 거리가 먼 지역을 추천한다. 중국은 정책적으로 주요도시와 내륙 지방에 있던 제조공장과 쓰레기 소각장을 몇 년 전부터 동부 산동지방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한국 서해안 지대와 중부 내륙 지대는 중국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같은 해안도시이지만 인천은 목포에 비해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매우 높다. 인천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한국의 도시라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수도권 북서쪽 지역이다. 2016년 기준으로 전국 도시중 가장 오염도가 높은 곳은 김포시(50㎍)와 포천시(49㎍)였다. 이쪽은 10년새 공장이 2배 증설되어 자체 공업 지역이 증가된다가 중국과 위치가 가까워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공장지대 역시 중국과 가까운 경기도 북부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음으로 삶의 주거지를 정할 때 미세먼지의 영향을 고려해서 한반도의 수도권과 중서부 지역보다는 동남부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수도권과 서울에 살면서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하고 묻는다면 단순히 서울의 남동부 강남과 강동구 쪽에 거주하라는 말은 하기 어렵겠다. 서울시 자료들을 보면 같은 중국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편차가 매우 심하다. 그리고 규칙성이 보이지 않는다. 여건이 이렇다면 각자 자신이 살 곳에 대한 자료를 개인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화력발전소와 공장 지대를 피하라

우리나라 대기 상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중국발 국외 미세먼지를 제외하면, 국내 발생원들이 남는다. 그 중 가장 먼저 거주지 주변의 환경유해 시설들의 유무를 살펴보라. 일단 중소형 공장 지대와 화력발전소, 하수처리장,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 등의 환경유해 시설은 미세먼지의 주요한 발생원인이 될 수 있다. 도시 재개발 지역 역시 미래의 경제 가치는 뛰어나더라도 당분간 도시 철거와 건물 신축 공사 과정에서 수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공기질의 관점에서는 결코 좋은 거주지가 될 수 없다.

화력발전소는 자체 집진시설을 통해 중금속과 화학물질은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어도 초미세먼지 수준의 먼지를 여과해낼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따라서 거주지 주변에 화력발전소가 있다면 주의를 요한다.

환경시설에 의한 피해 사례들을 보면 예전에는 화력발전소와 시멘트 공장, 레미콘 공장 근처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석면 폐광산 주변 거주자들이나 오래된 석면 건축물에 입주했던 거주자, 오래된 석면 건축물을 철거하는 용역 노동자들이 석면의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도로변을 피하라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대중적인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면 자동차 배기가스이다. 특히 교통이 혼잡하면 미세먼지가 더욱 심하게 되는데, 가다 서다를 반복 할 때마다 엔진에서 더 많은 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고, 계속해서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타이어와 아스팔트의 마찰에 의하여 공기중으로 타이어의 미세한 가루들이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도로포장이 제대로 안된 농촌 지역의 도로 주변에선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역시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게 된다.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도시인 베이징도 자신의 나라에서 개최된 베이징올림픽 당시 차량 2부제를 실시하자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자동차 배기가스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3백만대가 넘는 자동차가 등록되어 있는 서울시 역시 자동차 배기가스가 심각하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7년 1월에 서울의 대기 미세먼지를 측정했을 때 서울의 동쪽과 서쪽의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의 중심부인 중구, 용산구, 동작구, 관악구 등은 미세농도가 낮았다. 하지만 초미세먼지의 경우에는 서울 중심부와 동쪽 지역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자동차 배기가스의 영향 때문이었다. 자동차 배기가스는 인체에 해로운 초미세먼지 농도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따라서 도시 대기 환경의 정비를 위해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의 보급이 시급한데, 우리나라는 해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경유차와 휘발유 차량의 보급만 늘고 있다.

따라서 국가적으로는 개인승용차보다 전철과 버스 등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써야하고, 친환경 차량을 이용하는 차량 소유자에게 인센티브와 세금 감면을 주는 정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대중교통과 친환경 차량을 사용하는 것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자발적으로 개인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차량 2부제 등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그와 함께 자신의 삶의 보금자리와 직장을 선택할 때 대로변을 피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관련하여 매우 슬픈 이야기들이 많다. 가령 젊고 건강한 여성 가장이 교통량이 많고 상습 정체 구간에 가까운 도로변에서 옷 가게를 하다가 폐암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고, 대로변에서 오랫동안 호떡과 순대를 팔다가 폐 관련 질병을 얻었으나 고객들이 마스크를 낀 것을 이상하게 볼까봐 호흡기가 좋지 못한 것을 감추고 있다가 폐가 상하여 결국 생업을 잃게 된 아주머니 이야기, 자동차 배기가스가 가득 찬 지하주차장에 있는 휴게실을 이용하던 미화원이 회사에서 환풍기가 고장난 것을 고쳐주지 않아 폐암에 걸려 사망한 사례 등 안타까운 일들이 많다. 

그러한 의미에서 폐건강을 위해서는 자동차 대로변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지와 직장을 얻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주변에서 미세먼지를 고려하여 가장 피해야 할 곳은 어디인가? 바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근방의 아파트 단지이다.

자동차를 타고 지방에 다녀올 때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들르게 되는데, 우리나라 고속도로 톨케이트 주변에는 높은 주상복합 빌딩들이 도로 양쪽으로 늘어져 있고, 그 뒤로 산이 길게 병풍처럼 둘러 있는 지역이 많다.

그런데 문제는 바람의 방향이다. 바람이 빌딩과 주택들의 반대 방향으로 불면 상관이 없으나 아파트와 주택쪽으로 불 때 문제가 된다.

톨게이트는 자동차들이 자동적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습 정체 지역이다. 더구나 지방 공업지역을 오가는 대형 화물차량과 빠른 인력 수송을 위해 배기량이 큰 버스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자연적으로 이곳에는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그런데 바람이 이 많은 먼지들을 머금고 산쪽으로 불다가 산에 가로막혀 반대로 몰아치는데, 그 바람이 다시 주상복합 빌딩에 가로막히게 되면 공기는 사람이 주로 사는 주택 밀집 지역에 정체하게 된다.

겉으로 볼 때는 배산임수 지역으로 아파트 뒤로 산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하천이 흘러 시원하고 쾌적한 지역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공기의 질이 상당히 나쁜 건강 우려 지역이다. 수도권에서 10년 이상 미세먼지 위험지구로 지정된 곳들이 대부분 이런 형태의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분지 지형은 미세먼지의 웅덩이다

최대 미세먼지 유발원인인 중국과 많이 떨어져 있음에도 가끔씩 미세먼지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는 지역에는 경상도의 대구 안동 지역 등이 있다. 이들 지역은 분지 지형에다 바람도 많이 불지 않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유입되면 외부로 빠져 나가지 못해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는 경향이 짙다.

대구 지역의 경우 20년 사이에 스모그 현상이 곳에 따라 2배에서 수십 배까지 증가되었다고 한다. 본래 분지 지형에다가 도심 개발 가속화로 도시 하천 주변에 고층 빌딩이 건축되어 빽빽한 고층건물들로 인해 도시의 숨통 바람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량들이 내뿜는 배출가스와 도시 생활 가스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도 해마다 더 악화되고 있다.

본래 분지에는 ‘산곡풍’이라고 해서 하루 중 밤 사이에는 산에서 도심 쪽으로 내려오고, 낮에는 도심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바람 형태가 있어야 공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도심 고층 빌딩 건축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로 이러한 순수한 자연의 자정활동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분지 지형은 외부에서 들어온 미세먼지도 잘 빠져나가지 않지만 자체적으로 발생한 미세먼지 역시 외부로 잘 나가지 못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세먼지 오염지역인 포천 지역이 그러한 예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미세먼지 영향을 많이 받는 경기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자체 발생원인 전국 최고의 공장 지대를 갖고 있다.

분지 지형은 도시 차원의 큰 지역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거주하는 동네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움푹 들어간 낮은 저지대라면 미세먼지에 있어 작은 분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 차원에서도 도심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 주변에 위치한 반지하 샛방이나 노래방, 주점과 같은 곳들도 동네 단위의 분지 역할을 하게 된다.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공기가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자신이 살아갈 곳이 분지 지형인지 혹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저지대나 사방팔방이 막혀있어 미세먼지의 웅덩이 역할을 하는 곳은 아닌지 세밀히 살펴보야할 필요가 있다.


건물의 배열 구조도 큰 영향을 준다

또한 우리 생활 주변의 공기 질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람이다. 바람은 우리가 사는 곳에 산소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더러운 공기층을 걷어내 주는 자연적 공기청정기이다.

그러나 우리 생활주변을 돌아보면, 난개발로 인해 무질서하게 지어진 아파트와 빌딩, 이중 삼중으로 용도가 변경된 복잡한 도로구조들, 두서없이 지어진 주택가와 상점들로 인해 바람길이 막혀 바람이 제대로 다닐 수 없는 거주지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바람의 정체구간이 생겨 일종의 빌딩의 숲 사이의 무풍지대가 생겨나면 순환하지 못하는 공기 때문에 그 지역에는 오염 물질이 겹겹이 쌓이고 기온도 높아지는 일종의 열섬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고층아파트나 아파트 주변으로 이사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람길이라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있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건물은 건물 사이에 충분한 거리가 확보되어 있어야 하고 그 배열 또한 공기의 자연적 흐름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고층 건물이 너무 빽빽하게 지어진 경우나 지그재그로 지어진 경우 바람길이 막혀 공기질이 나빠질 수 있고, 저층의 밀집지대가 해가 잘 들지 않는다면 그곳도 공기의 흐름이 막혀 있다고 보면 된다.

아파트 단지의 주변 환경도 중요해서 아파트와 어느 정도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앞으로 강이 흐르거나 뒤로 산지가 있으면 산과 숲, 강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거주자들의 호흡기 건강에 유익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인구밀집도는 미세먼지 배출량과 비례관계에 있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수록 미세먼지 배출량은 많아진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는 그만큼 미세먼지 발생원인도 많고 사람들이 많다보니 화석연료 사용량도 많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세먼지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교통량도 많고, 좁은 도로에 많은 차량이 몰리다 보니, 자연히 도로의 정체구간도 많으며, 조밀하게 지어진 빌딩과 아파트, 주택가들은 충분한 바람길을 확보할 수 없어 빌딩 숲 사이로 바람이 갇히는 데드존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공기질이 좋다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과 호주, 캐나다의 공통점은 모두 넓은 국토에 비해 인구 숫자가 적은 1인당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들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일본 역시 배출되는 유해가스량이 상당하지만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낮아 1인당 미세먼지 노출량이 적은 편이다.

가도 가도 푸른 산과 대지가 펼쳐졌을 뿐 인적을 찾아볼 수 없어 사람이 그리운 이들 지역과 달리, 아침마다 만원버스와 전철에 시달리며 닭장 같은 비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이젠 미세먼지까지 고민하게 되었으니 대한민국 서민들의 삶은 매우 고단한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인구의 집중도나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한정된 면적에 많은 미세먼지 발생원과 도시 계획의 혼잡도, 바람길의 막힘에 따른 도시 열섬 현상, 녹지율의 저하 문제까지 겹쳐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강과 바다가 있으면 공기도 그만큼 좋다

빼곡한 고층빌딩과 교통체증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뉴욕은 자동차 매연과 북쩍거리는 수많은 인파들로부터 나오는 분진들로 먼지와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도시이다. 그럼에도 이른 아침 센트럴파크 공원엔 늘 조깅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뉴욕의 아침 공기는 생각보다 깨끗하다.


높은 인구밀도와 오래된 고층빌딩에서 나오는 화석연료들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공기가 이처럼 깨끗한 이유는 바로 그 어퍼 만과 허드슨 강에서 불어오는 바다와 강의 바람 때문이다. 특히 바닷바람이 맨하튼의 오염된 공기들을 희석시키고 도시밖으로 밀어내어 뉴욕 상공의 공기는 늘 일정 수준의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다.

제주도나 남해의 섬들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그곳 공기가 매우 맑고 깨끗하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주로 오염된 공기는 정체된 지역에서 생성되는데 바닷바람은 쉬지 않고 불기 때문에 바닷가에 접한 도시들은 미세먼지의 피해를 훨씬 덜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깨끗한 도시는 여수, 목포, 서귀포이다.

그렇다면 바닷가와 강가에 있는 지역은 모두 쾌적한 환경을 보여줄까? 그렇지 않다. 주변 산지와 풍향, 그리고 오염 발생원에 따라 바닷가의 공기질도 많은 차이점을 가진다.

평균적으로 분지 형태로 되어 있는 서울보다 해안도시인 부산이 공기 질이 더 좋아야 한다. 하지만 부산의 초미세먼지 수준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처지는 부산을 세계 10대 오염 항만으로 선정한 바 있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첫째는 연간 2만3천여 척에 달하는 부산 입출항 선박에서 나오는 엄청난 배기가스 때문이고, 두 번째는 부산의 외곽을 병풍처럼 둘러막고 있는 산맥들이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공기의 흐름을 막고 있어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기 때문이다.


최소 30% 녹지비율을 확보하라

심폐기관 전문의들에 의하면, 한 지역 거주자들의 호흡기 건강을 확보하기 위해선 거주지 주변 녹지비율이 최소한 3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기존의 공기와 섞여 일정 이상의 깨끗한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서울은 북한산과 청계산, 대모산, 남산 등을 제외하면 녹지공간이 상당히 부족한 형편에 있다. 대부분의 녹지들이 외곽의 산맥에 형성되어 있어 남산을 제외하면 도시 중심부에는 녹지가 거의 전무한 상태로 회색의 콘크리트 도시에 가까운 특성을 띠고 있다.

산림과학원의 연구 측정 결과에 의하면, 차량이 오가는 도심의 일반 환경과 숲속의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했을 때 35㎛/㎥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버스 환승장의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수준인 110㎛/㎥였을 때 같은 시간 숲 속은 ‘보통’ 수준인 75㎛/㎥를 나타냈다고 한다. 그리고 숲속 미세먼지 농도는 바깥보다 평균 10~20㎛/㎥ 정도 낮게 나타났다.

나무는 낮동안 산소를 공급하고 미세먼지를 붙잡아둔다. 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미세먼지는 1년에 35.7g에 달한다.
 
자신이 거주할 지역 주변에 뒷산이나 작은 공원과 같은 녹지 시설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지 살펴보라. 최근 만들어지는 동네 공원과 산책로들은 국립산림과학원의 ‘도심 속 바람길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가로수를 2줄 이상 복층 구조로 심고 미세먼지 흡착효과가 큰 수종들로 바꿔나가고 있다. 따라서 생활 주변에 이런 공원들이 있다면 자연이 주는 풍부한 산소의 혜택은 물론 생활 속 미세먼지 저감 효과 또한 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환경부, SBS마부작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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