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근무는 2A급 발암성 물질이다

당신은 한숨도 자지 않고 밤을 새 본적이 있는가? 크리스마스 이브 명동성당이나 새해를 맞이하는 정동진에서 혹은 마지막 기말고사를 치루는 시험 전날밤 누구나 한번 즈음은 밤을 새워 보았을 것이다. 밤을 새면 왜 그렇게 졸리고 몸이 피곤했었을까? 야식을 든든히 먹어도 허기지고 블랙 커피를 먹어도 졸음이 달아나지 않던 기억들이 있었을 것이다.

 

교대근무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늘 졸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 병원 응급실의 레지던트와 간호사들, 늘 비상 대기를 하고 있는 경찰관과 소방관, 휴전선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군인 아저씨, 비행장 활주로와 관제탑을 지키고 있는 공항의 근무자들 등등

 

에디슨이 저녁에 해가 저물어 어머니의 수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한을 풀기 위해 발명했던 전구 덕분에 인류는 밤과 낮 구분 없이 24시간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는 아무리 늦은 밤에도 집 앞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먹을 수 있고, 몸이 아플 때 응급실에 가면 24시간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연중 24시간 언제나 대기 중인 경찰관과 소방관들은 언제나 우리를 지켜준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는가?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가 암의 유력한 발생 원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국제암연구소(IARC)200724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과 회의를 한 결과 교대근무제도에 의한 야간근무를 2급 발암물질(정확하게는 2A그룹)로 명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야간근로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는 근로자는 몇 명이 있을까?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1년 상용근로자 10인 이상의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산업체에서 교대근무제를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는 기업체의 도입률은 15.4%에 해당한다. 그중 통계에 잡히지 않은 1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까지 포함하면 최소 16% 이상의 근무자가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취업자 2,620만명의 16%를 계산해 보면 얼추 400만 명이 넘는 근로자가 교대근무를 통해 야간근무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대략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야간근로에 의한 암 발생 위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야간근무로 인한 암 발생 매커니즘

 

의학자들은 인체에는 체온, 혈압, 맥박, 혈액과 소변 내의 호르몬과 전해질 농도 등이 일정한 일주기 리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러한 리듬을 서카디언 리듬이라고 한다. 서카디언 리듬은 인체의 주요 장기기능에서 나타나고 자연적 환경에서는 지구 자전의 24시간 주기에 편승하게 된다.

 

서카디언 시스템은 2개의 생체 시계에 의해 조절된다. 하나는 수면-각성 주기유발과 심부체온주기유발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페이스메이커는 각각 다른 리듬 주기로 움직이는데, 수면-각성 주기유발이 심부체온주기유발의 리듬발생주기에 맞추는 데 이것을 내적 일치라고 하고, 페이스메이커들이 적절한 환경적 자극을 받아 지구자전의 24시간 리듬으로 편승시키게 되는 것을 외적일치라고 한다.

 

인체는 주위 환경이 변할 때 그 변화된 환경주기에 맞추어 자신의 생체리듬을 적응시키게 된다. 그중 환경주기의 변화에 대한 서카디언 리듬의 적응시간은 외부적 리듬의 경우 18.5~33.5시간으로 넓기 때문에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와도 인체가 잘 적응하지만, 내인성 리듬의 경우 폭이 23.5~26.5시간으로 변화의 폭이 좁다.

 

따라서 환경주기의 변화가 이 범위 이상으로 급격하게 일어나거나 반복되면 인체 내부의 시간과 외부 환경의 시간을 맞추는 인체의 생체시계가 망가져 인체의 정상적인 리듬을 깨뜨리게 되는데 이러한 서카디언 리듬 계통에 혼란이 일어나면 두통, 피로감, 식욕부진, 위궤양, 변비, 신경과민, 강박감, 몽롱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인체의 정상적인 리듬을 깨뜨리는 행동으로 질병과 투약, 대륙 간 횡단 여행, 교대근무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 교대근무는 인체의 생체리듬을 가장 교란하는 삶의 형태이다.

 

인간은 약 24시간의 생리적 주야 리듬이 있고 주간은 일을 하고 야간은 휴식(수면)을 하도록 맞춰져 있다. 그런데 야간에 일을 하면 휴식을 취하려는 생리적 흐름의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반대로 낮 시간의 수면은 몸의 리듬이 활동기에 있어 깊은 수면에 들지 못하고 지속시간도 짧아 피로를 풀 수 없는 한계를 가진다.

 

야간 근무 이후에 육체는 더 많은 충분한 양과 질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낮에는 주위 환경으로 인해 오히려 주간 근무자보다 수면 시간이 더 짧고 수면의 질도 좋지 못한 수면을 취하게 된다. 주간 수면은 한밤중 수면보다 각성시간이 많아 수면이 질이 훨씬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그러한 시간이 지속되면 인체의 피로와 건강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IARC는 야간 근무자들의 경우, 서카디언 리듬과 수면-각성 리듬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비동기화 상태에 있다고 주장한다. 정상적인 서카디언 리듬 중에서 인간의 멜라토닌 분비가 최대가 되는 새벽 3시경과, 심부온도가 가장 낮아지는 새벽 5시경, 인체는 가장 큰 피로를 느끼는데 야간 근무자들은 그 시간에 깨어 근무를 해야 하고, 수면을 취하는 낮 시간 때 육체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최소가 되고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잠들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프리치아의 교대근무로 인한 암 발생 5가지 요인


교대근무가 암을 유발 시키는 요인은 크게 5가지 이다.

 

첫째, 반복적인 교대 근무는 생리적 교란을 일으키고 결국 세포의 와해를 가져온다.

 

둘째, 근무처의 야간 조명에 의해 인체 내부에서 함암작용을 하던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되고 여러 내분비 리듬에 변화를 주게 되어 각종 암이 발생한다.

 

셋째 교대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는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시키고 스트레스 축의 활성화를 가져와 결국 인체의 면역체계의 기능을 저하시킴으로써 암을 발생시키게 된다.

 

넷째, 밤에 일을 하고 주간에 잠을 자게 되면 인체가 필요한 태양광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함으로써 인체에서 대표적인 항암작용을 하는 비타민D의 합성기능을 감소시켜 결국 암에 대한 저항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다섯째, 교대근무가 평범한 생활양식을 파괴하여 몸에 이로운 습관의 기회는 깨뜨리고, 몸에 나쁜 습관은 발달하게 함으로써 암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

 

교대근무는 몸에 이로운 운동과 다이어트와 같은 활동 시간을 줄이고, 몸에 해로운 알코올과 흡연 습관을 늘린다는 보고가 있다.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로 인해 많이 발생되는 암에는 내분비계와 면역계 리듬의 혼란으로 오는 암 형태가 많다. 특히 여성의 유방암,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그외 대장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 악성 임파종 등 기타 다양한 암의 발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야간근무를 원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이 유전적으로나 체질적으로 위의 암 발생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고 생각된다면 되도록 야간근무를 포함한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 주간 고정직 직장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국가에서는 교대근무자들의 건강을 보다 긴밀히 관찰하고 야간근무 형태를 보다 줄일 수 있는 근무형태를 고안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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