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이 빠지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것들?

얼마전 일본 월간 잡지 프레지던트지에서는 일본 55~74세에 해당하는 은퇴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에 대해 건강, , 일과 생활, 인간관계 이렇게 다섯 부문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우리나라보다 20년 정도 앞서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일본 시니어들의 응답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었는데 건강 면에서 1위는 단연 평소에 치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는 대답이 주를 이루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지라고 말하며 치아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술병을 이빨로 따기도 하고, 철못을 씹어먹는 차력 시범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온전한 치아는 장수의 필수요소로서 전통사회의 서민들이 원하던 오복(五福)에서도 가장 첫 손가락에 꼽히는 중요한 것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KDB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에서 한국인 KDB 고객중 50세 이상의 9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에서도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건강 부분의 1위는 치아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암이나 심장병, 치매 같은 중병을 미처 예방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것 같은데, 실제 노년의 삶을 살아본 노년층들의 입장에서 치아 없는 고통은 암이나 치매 같은 중증 질환보다 더 삶의 질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혹자는 자연치아 1개의 가치는 수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말도 한다. 과연 어떤 셈법에 의해 그런 주장이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자연니 즉 자신의 영구치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는 훌륭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치아 손실이 발생하는 노년층은 평소 어떤 고통을 겪었기에 이렇게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걸까?

 

 

치아가 빠지면 우리에겐 어떤 일이 생기는 걸까?

 

먼저 치아 손실이 몇 개에 불과할 때는 치아가 없는 자리에 음식물이 끼고 칫솔질을 하기 어려운 자리에 치석과 치태가 끼게 된다. 그리고 치아가 없는 상태를 그대로 두면 치아 없는 자리의 잇몸뼈가 소실되고 그 빈 자리로 주변 치아들이 이동하면서 이가 흔들리고 사이가 좁아져 위생상 관리하기 더 어려운 상태가 된다. 충치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치아가 없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구강 내 전체 치아 배열에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윗니 아랫니의 맞물림이 틀어지게 되는데, 음식을 먹을 때 주로 치아가 없는 반대쪽을 반복 사용하게 되면서 기울기가 더 심해져 턱관절 장애마저 발생한다. 턱관절 장애는 머리쪽으로 두통을 발생시키며 아래쪽으로 어깨와 척주, 골반 등 전신에 이르는 광범위한 통증을 가져온다. 치아의 부정교합은 머리를 지탱하는 목 근육과 등뼈를 받치는 척추기립근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치아의 손실은 씹는 기능의 이상과 소화기능에 문제를 가져온다. 임플란트와 틀니의 저작 강도는 자연치아의 강도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년이 되면 침과 위액의 분비가 더 적어지고 내용물의 소화효소나 이로운 물질의 농도도 더 약해지기 때문에 소화효소가 입안과 위장에서 덜 분비되는데, 제대로 씹지 않은 채 음식물을 위장으로 보내게 되면 분해되지 못한 음식물이 소장과 대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장에 부패한 세균이 번식하게 됨으로써 장내 세균총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또한 입자가 굵은 음식물을 분해하기 위해 위장은 과중한 운동을 하게 됨으로써 위장장애가 생긴다.

 

더구나 치아가 없는 사람들은 음식을 씹는 것이 아니라 대충 뒤로 넘긴다. 먹는 음식량이 적어지고 특히 많이 씹어야 하는 섬유소 중심의 음식을 기피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한 수분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됨으로써 영양실조와 변비를 얻게 된다. 섬유소가 없는 당질 위주의 식사는 GI지수를 높여 당뇨와 고혈압 등의 만성적인 중증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이가 없으면 치아의 뿌리를 통해 턱뼈로 전달되는 힘이 크게 줄게 되어 턱뼈가 퇴화되어 골다공증이 초래된다. 그리고 저작 기능을 담당하는 양쪽 턱의 저작근이 약화되어 뇌기능을 손상시키게 된다. 이것은 평소 뇌에 직접적으로 붙어있는 저작근의 운동력이 뇌를 자극하는 작용을 하는데 저작근의 기능이 떨어지면 뇌 자극에 문제가 생겨 치매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성인의 치아 갯수는 28개에서 32개인데, 18개 이상 치아가 남아있는 경우 정상인처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영양면이나 삶의 기쁨이라는 측면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게 유지될 수 있지만, 치아가 18개보다 더 적어지면 턱뼈가 줄어들고 얼굴이 합죽해져서 흔히 노인형 얼굴이라 하는 특유의 얼굴형을 갖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발음할 때 공기가 밖으로 새 나가 발음이 불명확해지고 듬성듬성 빠진 치아가 용모에 영향을 주어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다.

 

 

어떤 인공치아도 자연치아를 대체할 수 없어

 

그래서 치아 손실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치아가 임플란트 시술이다. 임플란트는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인공치아 형태 중 가장 인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혁명적인 시술이다. 브릿지처럼 옆의 멀쩡한 치아를 훼손할 필요도 없고 틀니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혐오를 주지도 않는다. 나름 잇몸뼈에 지지를 받고 있어 비교적 단단하고 질긴 음식도 씹을 수 있고, 시술도 비교적 안전하며 간편하다. 그래서 대부분 모든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하더라도 자연치아의 기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크게 2가지 약점을 갖고 있다.

 

첫째, 임플란트에는 자연치아에 있는 치주인대가 없다. 치주인대는 치아와 치조골을 연결하여 치아를 견고하게 고정하고 지지하는 작용을 하고, 치아와 음식 등이 접촉하여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을 느낄 수 있는 고유 감각 기능을 하며, 교합에서 오는 충격을 완충시켜 잇몸의 신경과 혈관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데, 임플란트는 치주인대가 없기 때문에 교합에서 오는 충격이 그대로 턱뼈와 뇌에 전달되게 된다. 그리고 음식을 씹을 때 고유의 씹는 맛을 느낄 수 없다. 음식 먹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는 분들과 셰프들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도 있다.

 

 

둘째, 임플란트 주변 점막에는 콜라겐 섬유가 없다. 자연치아 점막 안에는 콜라겐 섬유가 있어 세균의 침투를 방지하고 염증반응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지만 임플란트에는 콜라겐 섬유조직 방어막이 없기 때문에 미생물의 침투와 염증반응에 취약하다. 더구나 임플란트 주변에는 미생물과 플라그의 온상인 치주포켓이 더 깊어 세균이 훨씬 더 잘 침투할 수 있다. 환자 110명에 대한 8년 동안의 임플란트 환자를 장기 관찰한 어느 연구에서 8년 이상된 임플란트의 60% 이상에서 임플란트 주위 점막염증이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임플란트 시술 이후의 입속 세균 분포 조사에서 치주질환과 심장병, 치매에까지 영향을 주는 진지발리스 균이 임플란트 사용기간이 늘어날수록 많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자연치아 관리를 등한시 하고 마치 잘못되면 임플란트 하면 되지하고 평소 구강관리를 게을리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행동이다. 왜냐하면 임플란트는 그 쓰임이 결코 영구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치아는 잘 관리할 경우 100년을 쓸 수 있는 정교한 인체 구성물이지만 임플란트는 주위 점막염증과 치조골 소실로 10년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치아 대체물로 임플란트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임플란트는 치아 손실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되어 온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어떠한 인공치아도 자연치아의 뛰어남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여 젊을 때 성실한 치아관리로 20대 치아를 100세까지 가져가도록 하자. 건강한 치아와 잇몸은 100년 건강의 주춧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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