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세균의 역습, 무엇이 문제인가?
- 건강최우선주의/면역력 강화
- 2021. 11. 29. 03:43
장내세균의 역습이란 한마디로 ‘소장내 세균 과잉 증식((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SIBO) 현상’을 뜻한다. 물과 영양분만 있어야 할 소장에 구강 세균과 대장내 세균이 자리를 잡고, 이상 증식되어 설사와 변비, 복부 팽만과 가스, 복통 등 다양한 장트러블 증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뜻한다.
원래 소장은 몸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흡수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건강한 소장에는 물과 영양분과 소량의 장내 세균만이 존재한다. 건강한 장내세균총과 마이크로바이욤의 주된 서식처는 대장이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에 의해 구강 세균이 소장으로 유입되고, 대장내에만 머물러야 할 장내 세균들이 위산 약화와 대장내 가스팽창에 의해 소장으로 역류되면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합병증에는 과민성 장 증후군과 만성 피로,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현상인 브레인 포그 증상, 비알코올성 지방간, 전신의 섬유 근육통, 다양한 부인과 질환의 통증, 자폐증 등이 있다.
오늘은 일본 소화기학회 전문의이자 미국소화기학회(AGA) 국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다 아카시 박사가 쓴 『장내세균의 역습』의 내용을 바탕으로 소장내 세균 과잉 증식(SIBO)에 따른 주요 증상과 그 원인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소장에 세균이 폭증하면 생기는 증상
아래 열거하는 증상들은 소장에 세균이 폭증할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그러나 대장에 서식하는 장내세균총에 이상이 생겼을 때도 거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소장과 대장에서 장내 세균이 폭증할 때는 공통적인 증상이 많다. 따라서 아래의 증상들이 나타날 때 그 발생 부위를 소장과 대장으로 엄격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단 소장에서 발생한 세균 폭증 문제는 유익균과 식이섬유 섭취 시 오히려 문제가 심해진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와 식이섬유 섭취로 오히려 장 건강이 나빠졌다고 생각된다면 소장내 세균 증식 문제가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1. 과민성 장 증후군
혹시 오늘 아침 당신은 이상 없이 화장실에 다녀왔는가? 설사와 변비로 배가 아프고, 늘 속이 불편하진 않은가? 먹은 것이 없는데도 복부는 팽만감과 가스로 인해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진 않은가?
에다 아카시 박사에 의하면 현대인의 10명 중 1명이 과민성 장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84%에서 소장내 세균 이상 폭증 증상(SIBO)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5배 이상 세균에 의한 가스를 생성한다. 장내에서 발생한 가스는 수소가스,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등이며 그로 인해 부풀어진 복부의 팽만한 긴장감은 심각한 생활의 불편을 야기한다. 오전보다 오후와 저녁, 주로 식후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자리에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배가 팽창하기도 하고, 게중에는 식은땀을 동반하기도 한다.
소장내 가스 발생으로 인한 불편함은 대장의 가스 발생보다 훨씬 심하다. 대장은 직경이 5~8cm나 되지만, 소장은 3~4cm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느다란 소장에 가스가 차 팽팽해지면 대장보다 부대낌이 훨씬 심해진다.
소장이 팽창했다 수축해지는 현상이 반복되면 마치 풍선이 부풀었다가 줄어드는 현상을 반복했을 때 나타나는 동일한 증상을 겪게 된다. 즉 바람 빠진 풍선이 흐물흐물해지듯이 소장의 점막 벽이 얇아져 구멍이 나기 쉽고 이 때문에 장 투과성이 높아지는 반면 소화 흡수력은 떨어지게 된다.
소장내에 수소가스가 많이 생기는 사람들은 설사가 심해지고, 메탄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는 변비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메탄은 장을 움직이게 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여 장의 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이 때 탄수화물 음식이 장에 오래 머물게 되며, 발효 현상에 의해 가스가 많이 생성되어 복부 팽배감은 심화된다.
알고 보면 변비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만성 변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수명이 단축되고, 대사증후군의 발생률이 높아지며, 당뇨병과 협심증과 심근경색 발생률 또한 높아지고, 파킨슨병과 치매발병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변비를 완전히 치료하면 10년 후 사망률을 12% 낮추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반면 소장에 수소가스가 많이 생기는 심부전 환자들은 사망률이 높고, 섬유 근육통 등과 같은 전신 통증 증상을 호소하는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은 소장내 수소 농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2. 원인 모를 나른함, 만성피로, 에너지 고갈
소장내 세균 폭증 증상을 경험한 환자들은 만성적인 에너지 결핍과 그로 인한 만성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소장은 인체에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이다. 대장은 길어봐야 1.5m 길이에 불과하지만, 소장은 자신의 신장의 3.5배 길이를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의 소장은 6~8m에 이른다. 소장 점막에는 1mm 길이의 융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음식물의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소장의 융털을 모두 펼치면 테니스장 넓이의 면적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소장에 세균이 폭증하여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 부산물인 N-옥사이드(N-oxide)나 S-옥사이드(S-oxide)가 방출되는데, 프로테오박테리아문 세균들 즉, 대장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살모넬라균과 같은 균들은 이것을 호흡원으로 삼아 소장내에 염증을 더욱 심화시키고 흡수 불량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에 따라 몸에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필수 영양분과 비타민들이 소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인체는 영양결핍에 빠져 쉽게 지치고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만성 염증은 노화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결국 소장이 약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에 의한 감기와 독감 등에 쉽게 걸리게 된다.
3. 집중력 감소를 일으키는 브레인 포그 증상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으면 기억 장애와 인지 기능 장애가 생긴다. 배가 불편하면 정신도 흐려지고 멍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을 전문가들은 ‘머릿속이 안개가 자욱하게 된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해서 ‘브레인 포그’ 증상이라고 말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에 의한 뇌기능 저하 현상은 주로 오후 중반부터 후반까지 피로감이 심해진다. 따라서 배앓이를 하는 날 오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유난히 두뇌회전이 안 되는 것을 느낀다면 소장내 세균 과잉 증식(SIBO) 현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탄수화물 섭취 후 저혈당 증상을 동반하며 이 때 소장의 상태를 제대로 알려면 수소 호기 검사를 통해 소장내 수소 농도를 측정한다. 수소가스는 100%, 장내 세균 분해 과정에서 생긴다.
SIBO가 생기면 소장 내에 증식한 세균들이 지질 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로 불리는 엔도톡신(Endotoxin)이란 독소를 내뿜는다. 엔도톡신이 장에서 혈액으로 유입되면 집중력 저하와 두뇌가 흐리멍텅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독소가 간에서 해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장에서 유입된 독소가 혈관을 타고 온 몸을 순환하며 심장과 신장, 간을 상하게 하다가 나중에는 뇌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간성 뇌증이라 하고 가볍게는 수면 각성이 혼란해 지는 증상에서 심하면 우울증, 정신착란과 섬망 증상을 보이다 극단적인 사례는 혼수상태에 빠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4. 장누수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보통 소화관의 세균들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장내세균 수가 늘어난다. 위장에 살고 있는 세균은 1㎖당 1,000개 정도이고, 소장의 장내세균은 1만 개 정도인데, 대장의 장내세균은 100억~1조 개나 된다.
그런데 소장의 장내세균이 10배인 10만 개 정도로만 늘어나도 장내세균총의 균형이 무너져 소수 세균만이 폭발적으로 증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와 동반하여 장 점막의 흡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장 투과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흔히 평소 술 한잔도 하지 않는데 지방간에 걸렸다는 소식을 주위에서 접하게 된다. 그 중에는 SIBO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소장내에 세균이 증식하여 가스가 생성되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 장 세포 사이가 느슨해 지면서 장이 새는 장 누수 증상(Leaky gut)이 나타날 수 있다.
장의 방어벽이 깨지면 그 틈으로 내독소가 혈액을 타고 간으로 이동하여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간경변, 간암 등을 일으킨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른 체형이라 하더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수 있으며 이 질환은 최근 급증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간 이식 대기자 2위가 이 질환의 소유자들이라고 한다.
5. 섬유 근육통
지금까지 확실한 원인을 규명하기 힘든 질환인 섬유 근육통은 현재 의학계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질병이다.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한 만큼 표준 치료법도 없다.
그런데 섬유 근육통 환자들 중 많은 환자들에게서 SIBO가 나타난다. 특히 이들 환자의 소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수소 농도가 검출된다. 수소 농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소장내에 세균이 증식하여 내독소를 뿜어냈다는 것을 말한다.
에다 아카시 박사는 소장에서 발생된 독소가 간의 해독 역량을 넘어설 때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며 전신에 독성 물질을 퍼뜨리는 ‘독혈증(내독소 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독혈증 정도가 심해지면 전신에 통증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실험용 쥐의 피부에 내독소를 주입하면 바늘이 닿은 부분은 물론 그와 상관이 없는 전신에 통증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1999년 미국 류머티즘 학회에서 발표된 이중 맹검 시험 보고에 의하면, 섬유 근육통 환자에게 SIBO의 치료제로 활용되는 네오마이신을 복용하게 했을 때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6. 다양한 부인과적 통증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갖고 있는 여성은 6명 중 1명꼴로 남녀 평균치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갖고 있는 여성 중 많은 수가 부인과적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부인과적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자궁 내막증, 난소낭종, 골반 내 염증성 질환 등이 원인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하복부 통증의 경우에는 과민성 장 증후군과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골반통이 나타날 때 혈변이나 변비 등이 동반될 시에는 그것이 장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남성보다 위장 통증에 민감한데, 그 이유는 위장 통증을 느끼는 뇌의 전측 대상회와 섬피질의 활동이 남성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화관의 수축과 진폭이 남성보다 약하여 음식물의 장내 이동시간이 길어 변비가 많은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복통은 생리주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여성의 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평소 통증 완화제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낮은 황체기 후반과 생리 시작 초반부에는 장 통증을 느끼기 쉽다고 한다.
7. 자폐증
소장내 세균 증식은 자폐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은 장 세포 사이의 미세한 틈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이 만든 독소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런데 장내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에는 ‘4-에틸페닐설페이트(4-Ethylphenylsulfate, 4-EPS)’가 있는데, 이 독소는 자폐증 환자의 혈중에서 높은 수준으로 관찰된다고 한다.
또한 SIBO는 뇌기능에도 문제를 가져온다. 뇌의 해마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는 신경세포를 활성화 하고 증식을 촉진하여 기억력과 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쥐실험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몸에서 장내세균을 없애면 편도체에서 BDNF가 분비되지 않아 기억력이 저하되고, 감정이 무뎌지는 신경질환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위험한 질병의 배후에 있는 장내세균들
오늘날 의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세균과 질병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밝혀졌다. 예전에는 원인을 찾을 수 없을 경우 대부분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원인이 특정 장내세균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위암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이다. 20여년 전 호주의 병리학 의사 로빈 워런과 소화기 전문의 베리 마셜 박사가 ‘소화성 궤양의 90%가 헬리코박터 균에 의한 감염이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지 위암의 원인은 스트레스와 유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헬리코박터 균과 관련이 없는 위암은 1%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모든 위암의 99%는 직간접적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의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는 그의 장에서 특정한 세균들이 많이 발견된다. 대장암 환자들의 장에는 푸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의 증가가 눈에 띈다. 원래 이 세균은 입속에 존재하며 입 냄새의 원인균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충치에서 발견되는 이 세균이 대장에 내려가 대장암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균은 알츠하이머환자의 70%에서 발견되는 매우 위험한 세균이다. 이 균만 철저히 박멸하면 일정 수준 이상 알츠하이머의 예방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고기와 지방을 많이 먹으면 동맥경화가 생긴다고 하는데, 그것도 장내세균의 대사 분비물과 관련이 있다. 돼지고기나 쇠고기 등의 적색 고기나 달걀에 풍부한 성분인 콜린을 섭취하면 장내세균은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trimethylamine-N-oxide, TMAO)라는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TMAO가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일으킨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TMAO가 생성되었다고 그것이 모두 심장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장내 세균총을 가진 사람들은 심장병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몸에 유해균인 퍼미큐티스 푸소박테리아 등의 유해균이 많은 장내세균 환경을 가진 사람에서 동맥경화와 심장질환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 그렇다면 몸에 좋은 유산균을 충분히 먹으면 심장병과 알츠하이머와 암 등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은 어느 정도 이치에 맞는 결론이다. 실제 많은 경우 유산균과 발효식품의 도움으로 장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우리에게 유익균으로 알려졌던 일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가 오히려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1. 유익균이라고 다 몸에 유익할까?
우리가 날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이유는 장내세균총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이상적인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유산균 섭취는 만능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섭취하고 있는 일부 프로바이오틱스 중에는 일부 사람들의 몸에 오히려 해로운 작용을 하는 균주가 있다.
다음 장내세균들은 흔히 우리에게는 유익균으로 알려져, 보통 시중에서 구입한 프로바이오틱스 영양제에 필수적으로 포함된 균주이다. 분명 이들 유산균을 통해 장내 세균총과 장운동이 개선되었다는 보고도 많다. 하지만 에다 아카시 박사의 말에 따르면 아래의 유산균들은 당뇨병 환자들의 장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균이라고 한다.
락토바실러스 계열 중 락토바실러스 루테리(Lactobacillus reuteri), 락토바실러스 퍼멘텀(Lactobacillus fermentum), 락토바실러스 카제이(Lactobacillus casei),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Lactobacillus plantarum), 락토바실러스 존슨니(Lactobacillus johnsonii), 락토바실러스 인테스티날리스(Lactobacillus intestinalis), 락토바실러스 가세리(Lactobacillus gasseri),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Lactobacillus acidophilus) 등이다.
에다 아카시 박사는 당뇨병환자들의 장을 그 이전부터 관찰한 결과, 질병 발발 5년 전부터 이들 유산균들이 장에 증가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만약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이나 가족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 균주가 들어있는 유산균 섭취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당뇨가 심하게 진행된 분들은 이들 유산균 복용을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당뇨의 위험성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굳이 억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람의 장내세균총은 개인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일일이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리고 프로바이오틱스는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를 동시에 섭취하여 서로의 장단점을 상쇄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균주들의 구성에 따라 그 결과를 단언하기도 어렵다.
만약 위에서 에다 아카시 박사가 지목하고 있는 락토바실러스 계열의 유산균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면 과감하게 모두 끊으라고 얘기하겠지만, 시중에서 이들 균주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제품군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섭취하고 있다면 일단 소량으로 섭취를 시작하여 몸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여 보고, 별다른 개선 효과가 없거나,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다고 느껴지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될 것이다.
한편 소장내에 장내세균이 너무 많으면 D-유산산증이 생긴다. 세균이 탄수화물을 먹고 배출한 ‘D-유산’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산성화 되면서 앞에서 말했던 브레인 포그 증상이 나타난다.
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평소 브레인 포그 증상을 보이는 환자 중 47%가 소장내 세균 과잉 증식 증상을 앓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이들 모두가 비피더스균과 유산균 보조제를 장기간 섭취했고, 요구르트도 37%가 섭취했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해 항생제 치료와 병행하여 그동안 먹어왔던 비피더스균과 유산균 보조제 섭취를 금하자 장 문제의 70%가 개선되고, 브레인 포그 증상 또한 85%가까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영양제가 아닌 낫또와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은 안전할까? 물론 장이 건강한 사람들에게 이들 음식은 매우 유익한 작용을 한다. 그러나 에다 아카시 박사는 평소 SIBO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들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낫또와 요구르트 등의 음식은 소장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유해 세균들의 먹이가 되며, 장내에서 급격한 발효를 일으킨다. 따라서 설사와 복통, 가스와 변비 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식이섬유의 빛과 어둠
의사와 영양학자들이 식이섬유 섭취를 권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식이섬유가 장내세균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장내세균들은 식이섬유를 먹고 몸에 유익한 각종 대사물을 만든다.
장내세균이 배출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사물에는 짧은 사슬 지방산이 있다.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부틸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 짧은 사슬 지방산은 교감신경절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율을 높인다. 그에 따라 몸은 기초 체온이 상승하고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변화한다. 그리고 지방 세포가 지방을 흡수하여 살이 찌는 것을 막는다.
또한 소장 점막에 있는 K세포와 L세포를 자극하여 위장관 호르몬인 인크레틴(Incretin)을 분비하게 한다. 인크레틴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며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식욕을 낮추는 췌장 단백질의 일종인 펩타이드 YY(Peptide YY, PYY)의 분비를 촉진한다.
그야말로 오늘날 현대인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체중 감량과 날씬한 몸매 유지에 가장 유용한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신문이나 잡지, TV와 인터넷에는 ‘장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식이섬유 섭취를 강조하는 정보가 널리 유통되고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보통 건강한 사람들에게 이들 발효식품과 수용성 식이섬유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평소 장 트러블을 갖고 있는 사람들, 특히 SIBO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식이섬유 섭취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과민성 장 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장에는 일반인들에 비해 짧은 사슬 지방산이 과도하게 상존하고 있다. 이들의 장에서는 베일로넬라와 락토바실러스 균들이 많이 발견된다. 이들 균주들은 아세트산과 프로피온산 같은 짧은 사슬 지방산과 유산을 만들어 내는 세균들이다. 그러므로 이들 세균들의 먹이가 되는 식이섬유 등을 다량 섭취하면 과민성 장 증후군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인크레틴이 필요 이상 많이 분비될 경우 소화관 운동이 느려지는데, 이렇게 되면 과민성 장 증후군이 더 심화되거나 하부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져 그 결과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평소 과민성 장 증후군과 SIBO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프로바이오틱스와 수용성 식이섬유와 발효식품 섭취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음식물을 섭취할 때는 자신만의 기준을 확립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은 소장에서 세균이 폭증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장내세균 역습에 따른 다양한 증상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 시간에는 장내세균의 역습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과 식사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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