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언장은 버킷 리스트로 대체하자

어느 청춘보다 더 꽃스런 <꽃보다 할배> 시리즈가 장안에 화제다. 한중일 처자들의 마음을 앗아간 꽃보다 남자 시리즈204대천황과는 거리가 먼 평균 연령 76세의 할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에게 대중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 싶고, 가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은 많으나 가진 것은 기타 하나 동전 한닢뿐인 청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배낭여행의 실버버전의 파장이 이토록 경쟁이 치열한 예능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할아버지들의 세계여행담은 그렇게 매력적인 스토리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TVn<꽃보다 할배> 시리즈는 벌써 7부작 연작으로 제작 방영되고 있다.

 

꽃할배들의 여행을 TV로 간접 감상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잣대로 그 여행을 바라볼 것이다. 젊은이들은 니들이 게맛을 알아?”하며 모 패스트푸드점의 크랩버거의 참맛을 일깨워준 신구 할배의 얼굴이 반가워서이기도 할 것이고, 케이블 TV를 즐겨보던 중년 아저씨들은 이순재 할배의 도대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떠난 3중보장 여행이란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할 터이며, 아침방송 막장 드라마에 익숙한 아주머니들에겐 MBC 드라마에 오랜 시간 나왔던 박근형 할배의 실버 로맨스 스토리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정말 오랜 기간 드라마와 영화에서 푸근한 오빠와 아저씨 역을 해온 국민오빠 백일섭의 서민적 세계 나들이가 궁금하기도 했을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 중장년에 이른 많은 분들은 이 꽃할배 4인방을 보며 많은 부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저 나이에 공짜 세계 여행을 갔다올 수 있는 기회가 부럽고, 젊은이들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 걸음을 걷는 체력이 부러웠을 것이고, 혜성같이 나타나 혜성같이 사라지는 스타들의 반짝 무대에서 5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평생현역의 노익장이 부러웠을 것이다.

 


2017년 한국인의 버킷 리스트, 세계여행 or 빚 다 갚기

 

세계여행은 많은 사람들의 대표적인 꿈이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라고 하면 대부분 모든 사람들의 리스트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목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세계여행은 단지 하룻밤의 단꿈에 불과할 뿐 자신에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에서도 다뤘지만 여행이란 젊어서는 돈이 없어서, 나이 들어서는 시간이 없어서, 늙어서는 기력이 없어서 서민들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그림엽서에나 나오는 남들의 공간이 아니던가?

 

그러나 한번 뿐인 인생이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리고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1년이나 기껏 6개월 정도라면 나머지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우리의 인생이 7-80년에 앞으로 100년을 산다해도 그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닌 환경에서 주어진 어쩔 수 없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많은 분들의 신세 한탄 하는 것을 들어보라. "아이 낳아 대학 보내고 집 한칸 장만하고 딸래미 시집 보내고 이제 좀 여유가 생기나 했더니 암이랍디다" 하는 말이 너무 익숙하지 아니한가? 집안과 가족을 위한 삶은 있었으나 정작 자신의 인생은 없었던 우리 시대의 너무 평범한 리얼 스토리이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운 이 때, 우리나라 국민들의 최고 버킷리스트는 빚을 다 갚는 것이라고 한다. 빚으로 스트레스 받으며 빚갚다 인생을 다 보내는 너무 불행한 삶이다.

 


인생식당에 내가 넣는 주문서, 버킷리스트

 

예전엔 몰랐지만, 지금 와서 깨닫게 된다. 인생은 철저히 주문제 생산방식의 식당이라는 사실이다. 인생이란 식당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메뉴를 적어 주문하고 정당한 댓가를 치루지 않으면 인생은 결국 아무 것이나 만들어 임의대로 배달해 준다.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인생식당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메뉴 목록을 주문해야 한다. 그 메뉴 목록이 바로 버킷 리스트이다.

 

아니 정년을 지나 이제 힘도 없고 돈도 없고, 써주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버킷리스트 타령이냐고 되묻는 중장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적고, 남아있는 기력이 적고, 남은 돈이 없을수록 버킷리스트는 중요하다. 우리에게 마지막 남아 있는 인생의 기회를 최소한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유언장을 적기 전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라!


사람이 나이를 먹고 인생이란 고개를 넘어 주변에 알고 지내던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부고장을 받게 되면 죽음이란 사실이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로 여겨진다. 이럴 때 사람들은 인생을 정리하며 남아 있는 이를 배려하여 유언장을 작성한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아들, 아직 결혼을 못한 딸, 그리고 홀로 오랜 시간을 살아갈 아내를 생각하며 가족들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괴로운 마음을 유언장에 담는다.

 

그러나 정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에게, 자신이 제대로 책임을 다했는지 생각해 보지는 못한다.

 

 

나는 내가 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당신은 정말 당신에 대한 예의를 다했는가? 나의 꿈에 대한 존중, 나의 존재에 대한 사랑, 나의 시간에 대한 예의, 나의 삶을 꾸려 가느라 고생한 나의 신체에 대한 보살핌 등등.... 내가 내 자신에게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었는가? 아마도 그렇게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심층심리학의 아버지 구스타프 칼 융은 인간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고 했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장미는 장미꽃을 피워야 하고, 철쭉은 철쭉꽃을 피워야 한다. 자신은 자신의 꽃을 피워 나가야 한다. 남이 되기 위해, 남처럼 되기 위해, 남이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인생을 낭비하기에는 세월이 너무 아깝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닌 곳에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지금 당장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라

 

 

버킷 리스트를 속히 작성하라!

 

버킷 리스트? TV나 드라마에서 많이 들어온 리스트인데, 웬지 생소하고, 괜히 시간 낭비하는 것 같고, 써 봐야 이뤄지지도 않을텐데. 괜히 기분만 더 나빠지는 것 아냐?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에 빠지며 리스트 작성을 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일수록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남에게 끌려 사는 인생, 환경에 지배당하는 인생, 결국 삶의 전체를 뒤돌아보았을 때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본 시간이 전혀 없었다면 그것이 나의 인생일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버킷 리스트는 인생이란 식당에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요구하기 위해 기록하는 주문서이다. 내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조차 모른다면 인생이란 식당에서 제대로 된 메뉴를 맛볼 기회는 정녕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 사람은 인생식당에서 맛없는 음식만 나오고 인생의 쓴맛만 맛보았다고 푸념을 늘어 놓을 자격이 없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곰곰히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보자. 자신이 나이가 들어 늙고 병들어 사지 마비환자가 되어 24시간 침상에 누워지내고 있다면 무엇이 가장 아쉬울지? 혹은 죽고 관 속에 들어가 있다면 이 삶에서 무엇에 대해 가장 미련이 남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음성, 부모의 기대치, TV나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로 머릿속이 혼탁하지 않았던 과거 어린 시절 순수했던 당신의 영혼이 가장 좋아하고 기뻐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돌아보자.

 

그것이 일일수도 있고, 그것이 사람일수도 있고, 그것이 어떤 사물일수도 있다. 자신의 인생에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었던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그 때가 언제였는지를 더듬어 보는 것이다.



묻지도 따지지 않고 무조건 YES,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라 

 

그리고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면 기쁘게 실행하도록 하자. 억지로 이루기 위해 이빨을 악물 필요는 없다. 버킷 리스트는 성취만이 전부가 아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인생을 결과로만 평가한다면 모든 삶은 죽음으로 환원되는 단일 현상일뿐이다. 그러나 인생은 과정이기에 그 모든 삶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도, 꿈을 꾸는 과정도, 꿈을 심는 과정도 모두 빠뜨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과 병상 생활로 종합병원과 장례식장, 납골묘지는 이미 나에게는 친숙한 공간이다. 가로 세로 30센티 미터 밖에 안되는 납골함에 안치된 가족들을 둘러보고 또 주변의 많은 죽음들을 바라보며, 삶이란 너무 짧고 무의미하게만 느껴진다.


제대로 살아보지 못하고 가족보다 일찍 떠나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가족들은 저마다 무지개색 꽃들과 생전의 아름다운 사진들로 납골함 겉을 화려하게 장식하만, 이미 과거 완료가 된 그들의 삶과 현재진행형인 우리들의 삶의 간격은 결코 좁혀질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이 이룬 것들보다 그들이 이루지 못한 것들이 너무 가슴아프게 느껴진다. 한 사람들의 무덤에는 그 사람의 시신뿐만이 아니라 그가 생전에 이루고자 했던 수많은 꿈의 다발들도 함께 매장된다고 하지 않던가?


정말 해보고 싶었느나 정작 그것에는 인생을 쓰지 못하고, 정녕 가슴 속에 담아 두고도 하지 못한 말들, 쓰고도 보내지 못하고 서랍속에 남겨둔 러브레터처럼 이래서 누군가 들어야 할 말을 듣지 못하고, 누군가 받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인생은 마감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킷 리스트는 남아 있는 인생의 우선순위표이자 후회 없는 인생의 동반자이다. 버킷 리스트를 제대로 작성하면 자신의 인생에서 남은 기간 직업과 취미를 정하고 인간관계를 맺을 때 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이 꿈꾸는 삶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차피 한번 뿐인 삶, 처음 하는 일에는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니 후회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고 후회하는 후회보다 일단 저질러보고 후회하는 삶이 덜 후회하는 법이다.

 

'꽃보다 할배'의 큰 형님 이순재 할배, 80이 넘는 최고령 나이에도 불구하고 작은 파란 여행가방을 들고 그 연세에도 영어회화책을 펴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본방사수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시청률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순재 할배는 최초에 '꽃보다 할배'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 칼에 'YES'라고 했다고 한다. 이순재 할배의 YES 도전정신이야말로 그 연세에 공짜로 세계여행도 가고 황금시간대에 예능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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