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재취업시 피해야할 직업, 찾아야할 직업

어린 시절 커서 뭐 할래?”라는 선생님의 질문만큼, 오늘날 중장년층들이 스스로 묻는 퇴직 후 뭐할까?”라는 질문은 흔하고도 절실한 질문이다. 전혀 명예롭지 않은 명예퇴직과 희망하지 않았던 희망퇴직이 만연된 대량실직 시대에 중장년층은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

 

<여보, 회사 그만두면 내일 뭐 하지?>는 휴대전화 전문제조업체 팬택에서 12년간 인사담당자로 활동하고, 전국 100여개 대학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취업과 채용 관련 교육과 컨설팅을 해온 저자 박삼용 이사와 헤드헌팅 분야와 HR 분야에서 25년간 경험을 쌓아온 이영래 이사가 함께 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취업 안내 도서이다.

 

필자의 경우,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재취업이 잘되는 전망 밝은 업종과 직무에 대한 챕터였다. 원론적인 내용이라 구직 활동에 실제 활용하는 데는 직접적 도움을 주진 못하지만 방향감각을 잡고 무게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어 짧게나마 정리해 보았다.

 

 

1. 취업 잘 되는 업종 찾기를 멈춰라

 

중장년층이 재취업 전선에 나왔을 때는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다. 아직도 자녀들의 학비가 많이 필요한 시기이고, 노후자금도 부족한 상태이며, 자신의 건강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취업이 잘 되는 업종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산업화, 경제개발 시대가 지난 오늘날에는 어디를 가나 일자리보다 구직자가 넘쳐나기 마련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직무와 선호하는 업종은 대부분 비슷하다. 그러나 원하는 처우를 갖춘 회사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다.

 

이미 자본과 노동에 있어 국경의 개념이 사라진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는 세계의 노동자들과 경쟁을 하고, 세대를 넘어 젊은이들과 경쟁을 하며, 신기술 발달에 따라 기계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버리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지 실업률을 고민하지 않는 나라는 없으며,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젊은이들마저 일자리가 없어 정부의 정책 1순위가 일자리 창출인 나라가 아주 많다. 이런 시대에 취업이 잘 되는 업종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

 

다만, 과거의 경력과 경험을 충분히 살렸을 때 중장년층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업종과 직무는 있다. 그럼,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은 어떤 일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고 효과적일 것인가?

 

 

2. 경력과 노하우가 중요한 직업을 선택하자

- 관리직, 기술영업군, 기계장치 운전, 특수기계, 품질관리 등

 

중장년층이 가진 가장 큰 재산은 오랜 직장생활 동안 얻은 한 분야의 직업 수행 경력과 업무력, 인간관계, 조직관계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일 것이다. 특히 특수한 기계와 소재 분야, 정밀 기계와 상품의 품질관리 분야는 오랜 세월 운영 관리해온 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고 하나의 성과를 관리해 나가는 조직관리력은 오랜 관리직 수행 경험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재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중장년층이 가장 먼저 지원해야 할 분야는 자신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다.

 


3. 힘과 신체 조건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피하자

- 유통, 운송, 건설, 택배, 이사 등

 

업무수행 능력이 힘과 열정, 체력에 달려 있는 업종은 중장년층이 일차적으로 지망할 업종은 아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물건을 배달해야 하는 택배업이나 무거운 연장과 도구를 활용하고 추위와 더위 가운데 업무를 진행시켜 나가야 하는 건설 토목업은 중장년층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은 분야이다. 무거운 짐을 짧은 시간 안에 안전하게 날라야 하는 이사 업체 관련 직종이나 수면 시간이 절대 부족한 화물운송 관련 직업 역시 중장년층에게 좋은 직업이라 보기는 어렵다.

 

힘과 열정, 체력은 젊은이들의 강점인 반면 중장년층에겐 약점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젊은이들이 앞선 분야에 중장년층이 동일 선상에 뛰어든다는 것은 승산 없는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중장년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과 체력이 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종사할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올릴 수도 없을 뿐더러 자신의 건강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직업 분야를 선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4. 기술과 기능이 우선시 하는 일을 선택하자

- 중장비 운전, 정밀기계, 특수기계, 목공, 공예 등

 

기술과 기능은 한 분야에 오랫동안 전념하며 동일한 작업을 반복 수행해옴에 따라 얻어지는 숙련도와 연관이 있는 분야이다. 기술과 기능은 단기간에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훈련을 거듭하여 쌓인 세월의 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 만큼 중장년층에게 특화된 전문 영역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앞선 일본사회에서도 정년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직업인들은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기능을 보여주고 있는 장인들이었다. 특히 수작업에 의한 전문 직업들이 인상적이었는데, 기타와 바이올린 같은 악기 제조업이나 소수 맞춤형 가구 제작이나 맞춤 양복 제작, 핸드 메이드 쵸콜릿 같은 것들은 소량 제작 판매로 꾸준한 생계유지를 보존하는 업종이었다.

 

기술과 기능을 위주로 하는 직업은 직무 특성상 공장이나 작업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만큼 혈기 왕성한 젊은 층들이 꺼려하는 직업 형태이다. 따라서 중장년층에게 진입 장벽이 낮고 오래 유지할 경우 근무 연속 기간에 따른 숙련도에 따라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힘과 체력을 요구하지 않는 만큼 중장년층에게 유리한 업종이다.

 

 

5. 젊은 감각과 센스가 필요한 일은 피하자

- 통신기기 판매, 화장품 판매, 미용, 패션 등

 

핸드폰이나 액세서리, 화장품, 미용, 패션 분야는 젊은층이 선도하는 분야이다. 쌍둥이도 세대차를 느낀다는 시대에 중장년층이 이들 분야에 들어가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나이 차이보다는 문화 차이 때문이다. 중장년층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나 직업에 들어가는 것 자체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약 들어가더라도 직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기가 어렵고, 빨리 변화하는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고 유행을 따라가기도 버거울 뿐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그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했다고 하더라도, 주 고객층인 젊은층들이 나이든 중장년층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젊은이 상대 업종에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6. 사람이 많이 고용되는 일을 선택하자

- 소비재 유통, 서비스, 여행, 관광 등

 

취업도 결국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이다. 취업자가 아무리 경력과 실무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직업의 수요가 없어 취업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중장년층은 젊은층보다 취업 기회가 더 좁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취업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을 많이 뽑는 분야, 취업 확률이 높은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기술과 기능에 있어서는 전문 영역에 도전하여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기술과 기능을 활용하지 못할 바에는 가장 수요가 많은 영역에 도전하여 구직활동의 기회를 확보하고 취업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직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7.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일은 피하자

- 자동 인출, 단순 계산, 물류 분류, 하이패스 등

 

얼마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41로 이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바둑처럼 경우의 수가 많고 상대방의 마음까지 읽어야 하는 종목에서까지 기계가 인간을 압도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로봇기술의 발달이 블루칼라의 대량해고를 가져왔고, IT와 사무자동화 기술이 화이트칼러의 대량해고 시대를 열었다.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고용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눈에 보지 않아도 충분히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기계와 인간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자리 잡은 상황인데 이 싸움의 결과는 뻔한 것이다. 천재도 이기지 못한 기계를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이길 수 있을 것인가?

 

기계와는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보다 경쟁 자체를 피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기계가 하는 단순 반복적인 일을 피하고 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 그 직업에 매진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 3D 프린터, 무인자동차가 도입될 4차 산업 혁명 이후의 시대를 염두해 두어야 한다. 이러한 신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게 될지 특히 자신의 직업 분야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눈여겨보아야만 한다. 4차 산업 시대는 남의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8. 연륜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자

- 교육, 컨설팅, 멘토, 코칭 등

 

중장년층이 한 직업에 종사하며 오랫동안 쌓아온 업무 경험과 노하우, 조직생활의 경험은 훌륭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중장년층이 되면 스스로 훌륭한 주연되기보다 주연을 뒷받침 하는 조연이자 연출자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풍부한 인생경험은 방향을 잃은 후배들에게 훌륭한 카운셀러가 될 수 있고, 노력하는 후배들을 조련하는 코치이자 멘토가 되기에 충분하다. 다양한 조직생활과 창업 노하우들은 사업체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가능케 한다.

 

인생의 깊이로 숙성시킨 중장년층의 연륜은 젊은 세대와 기계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중장년층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자신이 해 왔던 일 꼬리에 ‘~코칭’, ‘~멘토글자를 붙여보자. 자신이 수십년간 마케팅 업무를 해왔다면 마케팅코치, 골프를 쳤다면 골프코치, 회사의 인간관계로 고통을 겪어왔다면 기업조직 카운셀러로 새롭게 일어서도 좋을 것이다.

 

 

9. 필수 직무에 초첨을 맞춰 일을 선택하자

 

백 단위 세대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필수적 기본 구성은 부동산, 미용실, 제과점, 세탁소, 분식점이라고 한다. 천 단위 세대 아파트 단지에서는 부동산, 미용실, 제과점, 세탁소, 분식집 외에 게임장, 커피숍, 옷가게, 정육점, 학원, 헬스클럽 등 부가 상가들이 들어서게 된다.

 

회사도 마찬가지라서 규모에 상관없이 관리, 재무, 생산, 영업 등의 필수 직무는 그 어디서나 존재한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확장되어 중견기업으로 발돋음 하면 필수 직무는 해외영업, 국내영업, 기획, 홍보, 광고, 마케팅, 품질, 생산 기술 등 다양한 직무로 세분화 된다.

 

여기서 중장년층은 어느 부분에 집중해서 구직활동을 벌여야 할까?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은 가능한 필수 직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전체 기업 중 대기업 비중과 중견기업의 수가 한정되어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세분화된 직무는 일자리 수가 적어 취업기회를 얻기 어렵다. 특히 중장년층의 재취업은 거의 중소기업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때 필수 직무에 초점을 맞춰 구직활동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 출처: 철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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