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엔 어떤 지방이 안전한가?

지방은 정말 복잡한 영양소이다.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3대 필수영양소인 것은 분명한데, 사람들마다 “먹어야 한다” “먹지 말아야 한다” 말이 다르다. 어떤 과학자들은 몸에서 저절로 합성되는 영양소이기에 따로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어떤 학자들은 탄수화물의 해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로 지방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한다. 콜드웰 에셀스틴과 같은 심장의학과 의사는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의 주범’으로서 식탁에서 단 한 방울의 기름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최근 유행하는 방탄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먹는 음식 중에 지방함유량을 98프로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지방에 대한 사람들의 극단적인 입장을 제외시키더라도 지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이중적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지방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자기 몸이 그런 지방 덩어리가 되는 것은 결코 원치 않는다. 고기의 고소한 맛은 지방 때문이다. 따라서 축산농가들은 고기의 지방 비중을 높이기 위해 동물들을 살찌우는데 바쁘다. 거주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고 성장촉진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인다. 거의 운동을 시키는 법이 없다. 고기맛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일본 마즈자카 꽃등심을 얻기 위해 일본 농가에선 송아지들이 태어나면서 거의 움직이지 못하도록 줄에 묶어놓는다고 한다. 




오늘날 현대인들 중에 성인병이 많고 비만체형이 늘어난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한다. 우리들이 먹는 가축들이 비만체형에 각종 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먹는 대상 따라 몸도 따라가게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가 날씬한 체형을 원한다면 지방이 주는 고소함을 포기하고 고기보다는 채식 위주로 가야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고소한 식감을 결코 포기하지 못한다.



반면 지방을 바라보는 관점도 일관적이지 못하다. 고기의 기름을 볼 때는 흡족하고 즐겁게 감상하면서도 자기 몸의 지방을 볼 때는 끔찍스럽게 본다. 누구나 삼겹살집에서 고기 구을 때 지글지글 타오르는 기름을 보며 혐오감정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 대부분 군침을 흘린다. 하지만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섰을 때 눈두덩이 더 두꺼워졌다거나 입던 바지가 어느 날 올라가지 않는다든가 목에 안 잡히던 주름이 갑자기 생긴다든가 하면 그날은 온종일 초상집 간 것처럼 우울해 진다. 자기 몸에 쌓인 지방에 대해서는 마치 외계 괴물체를 보듯 혐오스럽게 보는 것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다이어트와 체형 관리 트렌드는 몸에서 지방을 제거하기 위한 현대인들의 간절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은 필수영양소의 한 가지이다.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하긴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모든 지방들을 대표하는 지방은 좋은 것이지만, 게중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문제는 나쁜 지방 때문에 모든 지방이 공공의 적으로 몰려 비난과 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 지방은 평범한 사람들이 선택하기에 종류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일반인들은 어떤 지방이 좋고 나쁜지 도저히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과연 지방이란 무엇이며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좋은 지방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필자도 이런 고민을 갖고 지방 관련 여러 책들을 보다가 괜찮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미국 코코넛 연구 센터 대표로 있는 브루스 파이프가 쓴 책이다. 책 이름은 <코코넛 오일의 기적>이다. 브루스 파이프는 의사와 영양사 박사 학위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보통 영양사나 일반인들이 쓴 책과는 수준이 다르다. 내용이 어렵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일반인들도 쉽게 훌훌 넘어갈 정도로 책 내용은 쉽다. 다만 의학적 타당성에 입각해 개인 체험이 아닌 그동안 코코넛 오일에 대한 학술연구에 기반을 두고 썼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얻었다. 첫째는 현재 알고 있는 기름 중에서 코코넛 오일처럼 몸에도 좋으면서 저렴하기까지 한 기름은 없다는 점 하나와 둘째 좋은 기름이란 어떤 기름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안전한 기름이란 무엇인지 그 기준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은 브루스 파이프 <코코넛 오일의 기적>에 나온 내용을 통해 좋은 기름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겠다.




지방의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 ‘포화도와 크기’


지방에 대해 알아보는 사람들은 포화지방 혹은 불포화지방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말이 정확히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포화’라는 것이 우리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 걸까?


모든 지방산은 대부분 여러 개의 탄소 원자에 다수의 수소 원자가 결합한 구조이다. 각각 탄소 원자에는 최대 2개의 수소 원자가 붙게 된다. 모든 탄소 원자에 수소 원자가 2개씩 붙은 지방산 분자는 수용 가능한 수소가 모두 채워져 ‘포화’ 상태라고 부른다. 만일 수소 원자 한 쌍이 빠진 지방산이 있다면 단일불포화지방산이라고 부르고, 수소 원자가 2쌍 이상 빠진 지방산은 고도불포화지방산이라고 부르게 된다. 게중에 수소 원자가 더 많이 빠질수록 지방의 포화도는 더 떨어지게 된다. 



브루스 파이프는 포화지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미국 학교의 스쿨버스 비유를 들고 있다. 즉 스쿨버스는 탄소 사슬에 해당하고, 학생들은 수소 원자라고 보면 된다. 탄소 하나에 수소 두 개가 붙듯이 스쿨버스 좌석들은 한 자리에 두 명씩 앉을 수 있다. 이중 빈 좌석 없이 꽉 채운 스쿨버스가 있다면 포화지방을 말한다. 더 이상 사람들을 태울 자리가 없는 상태이다. 만약 학생 두 명이 내려 좌석이 하나가 비면 단일불포화지방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학생이 네 명 이상이 내려서 빈 좌석이 두 개 이상 생기게 된다면 고도불포화지방이 되는 것이다. 만약 학생이 절반 밖에 채워지지 않은 버스가 있다면 불포화도가 매우 심한 지방이라 보면 된다.


포화도는 왜 중요할까? 수소 원자가 많이 빠질수록 불포화도는 심화되는데 수소 원자 한 쌍이 빠진 자리엔 인접한 탄소 원자들이 이중결합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수소 원자가 많이 빠질수록 이중결합이 많아져 탄소 사슬의 연결이 약해져 우리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지방 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방산 사슬 길이’


지방산 사슬의 길이도 변수이다. 즉 스쿨버스의 크기도 중요하다. 어떤 지방산은 탄소 원자가 2개만 있는가 하면 어떤 지방은 24개 이상 가진 지방산도 있다. 탄소 원자가 2개만 있는 지방산은 좌석이 2개라 학생을 4명까지 실을 수 있는 소형 스쿨버스라고 보면 되고, 탄소 원자가 24개 있는 지방은 48명까지 태울 수 있는 대형 스쿨버스라고 보면 된다.


영양학에서는 이것을 좀 더 근사하게 말해서 탄소 원자가 6개 미만인 경우, 단사슬 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 SCFA)이라고 부르고, 탄소 원자가 6개에서 12개까지인 경우를 중사슬 지방산(medium-chain fatty acid(MCFA)이라고 한다. 그리고 탄소 원자가 14개에서 24개까지를 장사슬 지방산(long-chain fatty acid, LCFA)이라고 이름 한다.

그리고 길이가 비슷한 지방산 세 개가 글리세롤 분자 하나로 연결되어 만들어진 분자는 지방산 길이에 따라 장사슬 트리글리세리드(long-chain triglyceride, LCT), 중사슬 트리글리세리드(medium-chain triglyceride, MCT), 단사슬 트리글리세리드(short-chain triglyceride, SCT)라고 명명했다. MCT 같은 경우는 꽤나 유명해서 마트나 약국에서 식품성분표시명에 자세히 보면 눈에 띌 경우가 많을 것이다.


탄소 사슬의 길이는 식이지방의 소화 흡수 방식과 물질대사 방식, 그리고 지방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지방의 포화도가 높고 사슬 길이가 길수록 지방은 더 단단해지고 녹는점 또한 높아진다. 예를 들어 돼지기름 속에 있는 포화지방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이지만, 콩기름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은 실온에서 액체상태로 있다.


단사슬 지방산은 매우 희귀하다. 자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경우는 우유나 식초에 포함된 아세트산과 부티르산 정도이다. 중사슬 지방산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카프로산, 카프릴산, 라우르산 정도가 코코넛 오일에 들어있을 뿐이다.


장사슬 지방산은 자연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지방산이다. 장사슬 지방산은 가장 효율적이고 치밀하게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 물질이기 때문에 지구상의 대부분의 동식물에 들어 있는 지방세포는 거의 다 장사슬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 장사슬 지방산은 소화과정이 길고 완전한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몸에 축적된다. 우리가 비만으로 고생하는 것은 다 이 장사슬 지방산 때문이다.


반면에 중사슬 지방산은 간문맥을 통해 흡수되어 바로 에너지로 전환된다. 췌장의 소화를 돕고 인슐린 효소를 따로 사용하지 않는다. 흡수율과 에너지 전환율에서 장사슬 지방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높은 효율성을 지니고 있다. 더구나 마그네슘과 칼슘, 비타민B와 지용성 비타민류인 비타민 A, D, E, K 등의 흡수를 돕기까지 한다.   




자유 라디칼, 지방의 해로움은 결국 이놈 탓! 


모든 기름을 설명할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자유 라디칼의 존재이다. 자유 라디칼은 원자 주위의 전자 하나를 잃어 짝이 없는 전자 하나만 남은 떠돌이 분자이다. 결혼 못하고 죽은 처녀귀신과 몽달귀신이 더 무섭듯이 외톨이 자유 라디칼은 그 상태가 지극히 불안정하고 또한 강력하다. 마치 총각 도둑이 이웃집 부부가 사는 집을 담넘어 들어가 부인을 보쌈해 오듯 자유 라디칼은 미친 듯이 주변 분자를 공격해 자신에게 부족한 전자를 빼앗는다. 그러면 전자 하나를 잃어버린 분자는 고반응성 자유 라디칼로 변해 또 주변 다른 분자의 전자를 빼앗게 된다. 이런 파괴적인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수백 수천 개의 분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여자 도둑 하나가 마을과 지역 전체를 도둑의 집단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라디칼로 바뀐 분자들은 그 본래 갖고 있던 물리적 화학적 특성도 완전히 변해 버린다. 이 분자가 기존에 살아 있는 세포의 일부였다면 세포 전체의 기능이 영향을 받는다. 자유 라디칼이 세포를 공격하면 체내의 보호막이 찢겨진다. 


또한 자유 라디칼의 공격으로 세포 유전자 정보가 들어 있는 핵이나 DNA와 같은 중요한 세포 구성 물질들이 손상을 입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세포 변형이나 돌연변이로 세포가 죽을 수도 있다.


자유 라디칼이 정말 무서운 것은 세포 단위의 문제가 결국 몸의 모든 영역의 문제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자유 라디칼에 의한 세포 손상은 결국 몸의 주요 장기와 관절 신체 조직 등의 광범위한 손상을 가져온다. 


따라서 오늘날 대부분의 노화 학자들은 자유 라디칼로 인한 세포 파괴가 노화의 주범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60여 가지 퇴행성 질환과 자유 라디칼의 연관성이 밝혀졌고, 다른 질병들과 자유 라디칼의 관련성이 추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자유 라디칼 때문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동맥경화와 뇌졸중, 정맥류, 치질, 피부 노화와 피부염, 관절염, 소화불량과 불임, 백내장, 무기력증, 당뇨와 알레르기와 단순 기억력 감퇴까지도 자유 라디칼에 의한 세포 괴사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자유 라디칼과 지방은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사실 자유 라디칼을 발생시키는 것은 단순히 기름 하나에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미세먼지와 먹고 입는 음식과 옷에 들어있는 화학첨가제 및 유독 물질이 자유 라디칼을 형성한다.


그러나 우리가 노력으로 몸에서 형성되는 자유 라디칼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식용유의 선택이다. 음식을 요리할 때 사용하는 기름을 어떤 기름으로 쓰느냐에 따라 우리 몸에 발생되는 자유 라디칼의 양이 크게 달라진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름들이 우리 몸에 자유 라디칼의 생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기름의 성분들에 대해 더 잘 알아야만 하는 것이다. 




고도불포화지방, 우린 가장 좋은 걸로 알지만 가장 나쁜 기름


우리는 흔히 포화지방은 나쁘고, 고도불포화지방은 좋다는 식의 영양학적 조언에 익숙하다. 그래서 동물성 기름 대신에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은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튀김이나 볶음에 활용하는 콩기름이나 옥수수기름과 같은 식물성 고도불포화지방산은 우리가 피하려고 애쓰는 동물성 지방보다 하나도 좋은 점이 없다. 오히려 가열을 하면 몸에 더 나쁜 성분으로 변화한다.



식물성 기름은 왜 나쁜 걸까? 바로 불포화성에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수소 원자가 많이 빠질수록 지방사슬의 불포화도는 높아진다. 수소 원자가 빠진 곳은 탄소의 이중결합이 발생하여 탄소와 수소의 결합조직이 산화와 자유 라디칼 생성에 매우 취약해 진다. 


고도불포화지방산은 산소나 열, 빛에 노출되면 바로 산패가 시작된다. 태양의 직사광선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형광등의 흐릿한 인공 조명 밑에서도 산화가 시작된다. 기름이 산화와 산패 과정을 밟으면 자유 라디칼이 생겨나기 때문에 그 기름은 우리 몸에 무척 해롭다.


몸에 발생된 자유 라디칼은 우리 몸에 비축되어 있던 항산화물질을 소진하고 세포와 조직을 망가뜨리는데 그 과정이 연쇄반응으로 일어난다. 


기름을 구입할 때 유통기한을 많이 보는데, 기름은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산패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하는 시점에서 바로 산패가 시작된다.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할 때 벌써 산소와 열과 빛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미 기름이 공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산화는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마트나 슈퍼마켓에서 기름을 구입했을 때는 이미 산패가 상당수 진행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쯤 되면 기름의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원료 생산지와 소비자의 거리와 유통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많이 걸릴수록 기름의 산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공장에서 추출되는 기름은 정제 과정에서 석유 용해제를 사용하고 또 그 석유 용해제를 이용하여 채소나 씨앗에서 기름을 분리한다. 그리고 석유 용해제를 없애기 위해 정제하고 표백하고 탈취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여기에는 섭씨 200도가 넘는 고온 가열 과정이 들어있다. 



이 과정에서 기름은 엄청난 산화와 산패 과정을 밟고 엄청난 양의 자유 라디칼을 발생시킨다. 특히 대부분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의 필수성분인 리놀레산이 하이드록시노네날이라는 유해물질을 발생시킨다. 하이드록시노네날은 일본의 뇌과학자 야마시마 데쓰모리가 책 <<식용유가 뇌를 죽인다>>에서 밝힌 것처럼 신경세포 괴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위험물질이다. 




이 부분에 더 알기 원하시는 분들은 나의 글 ‘식용유 한방울에 당신의 뇌는 죽어간다’(https://ultramarathoner.tistory.com/74)를 참조하기 바란다


기름은 눈속임의 천재이다. 식물성 기름이 정말 무서운 것은 ‘원료의 산화와 산패에 대해’ 일반인의 눈으로서는 전혀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스위스 네슬레 연구소의 위르크 뢸리거 박사는 <<자유 라디칼과 식품 첨가제>>라는 책을 통해 가장 해로운 식물성 기름도 최고의 이상적 조건에서 갓 추출한 기름처럼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기술했다. 대부분 식물성 기름은 2차 산화물의 경우 맛과 향이 변하고 변질이 눈에 띄지만, 1차 산화물일 경우에는 전혀 맛과 향의 변화가 없어 갓 짜낸 기름과 똑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한 기름을 먹으면서도 그 사실을 전혀 인식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똥인지 된장인지는 냄새로 구분 가능하고 최종적으로 먹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식탁에서 먹는 기름이 갓 짜낸 순수한 기름인지 1차로 산패한 기름인지는 색과 맛과 향 어느 것으로도 구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이미 산패한 기름을 먹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기름은 이미 생산지에서 열매를 땄을 때부터 산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공장에서 석유 용제를 사용하여 기름을 추출하고 고온으로 정제 과정에서 산패가 심화되고, 물류 창고에 저장하고 뜨거운 트럭에 실려 운반되는 과정에도 열에 의해 산패가 진행된다. 보통 식물성기름을 냉장보관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기름도 신선식품이다. 냉장보관은 필수이다.


또한 기름의 투명도와 가시적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투명한 유리나 플라스틱 병에 담아 보관하는데, 이 때 빛에 노출되어 산패가 더 한층 더 진행된다. 이미 식품매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산패가 상당수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구입한 식물성 기름을 부엌 찬장에 두고 몇 달을 묵혀둔다. 때에 따라서는 마개를 열어 공기가 들어간 기름을 상온에 두고 몇 달 동안 사용하기도 한다. 


최고로 산패가 심화되는 경우는 후라이팬에 음식을 가열하는 과정이다. 조리과정은 식물성 기름의 산패를 가속화 한다. 이미 공장에서 1차적으로 섭씨 200도 이상 가열했던 기름을 식품 조리 중에 재차 200도 가까이 가열함을 통해 기름 안에 엄청난 양의 산화 라디칼이 발생된다. 그런데 터무니 없게도 일부 소비자들과 음식점에서는 기름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한 번 사용한 식용유를 건더기만 걸러내고 재탕 삼탕 활용하기도 한다. 사실 이런 행위는 미친 짓이다. 


한번 먹고 남긴 음식이 식었다고 튀김 음식을 재차 가열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조리 형태이다. 한 번 사용한 기름을 재탕하면 기름의 산패와 자유 라디칼 생성이 압도적으로 심해진다. 


따라서 식물성기름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이 간단한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필수적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씨앗을 구입해서 집에서 직접 짜 먹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너무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권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되도록 ‘냉압식 추출 기름’이나 ‘착유기로 짜낸 기름’를 사용하고, 공장에서 고온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기름을 사용하도록 하자. 냉압착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 먼저 고온 가열 과정이 없어 산화와 자유 라디칼 형성에서 비교적 안전하다. 또한 씨앗 안에 천연 항산화물질이 대부분 남아있어 산화와 자유 라디칼 생성 속도를 늦춰져 기름의 산패를 지연시킨다. 


그렇다면 냉압식 추출 기름이면 모두 안전할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기름은 열매에서 짜낸 그 시점에서 산패가 시작한다. 따라서 이런 기름도 산패와 자유 라디칼 생성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피해를 줄이려면 빛이 잘 통하지 않는 불투명 용기에 담아 냉장보관하고 모든 기름은 마개를 딴 시점에서 최대한 빠르게 소비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조리를 할 때는 가능한 튀김요리나 볶음요리를 지양하고 무침이나 찜 요리를 지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포화지방, 오랫 동안 지방의 누명을 뒤집어 쓴 억울한 기름


1950년대와 1960년대 과학자들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증가의 연관성을 밝혀내며 포화지방의 섭취가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고 다른 질병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여 포화지방과 암과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른 결과를 얻고 과학자들은 깜짝 놀라게 된다.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사용하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에 비해 포화지방은 암의 발병요인이 아니라 예방효과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오히려 정제된 고도불포화 기름이 암을 촉진하며 불포화도가 높을수록 위험했다.



연구에 의하면, 천식, 알레르기, 기억 상실, 노인성 치매와 같은 질병들도 정제된 고도불포화지방을 먹는 사람들에게서 훨씬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불포화지방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까지 교란하고 백혈구의 숫자를 감소시켰다. 즉 고도불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약해지고 병에 잘 걸리게 된다.     


그에 반해 포화지방은 탄소 이중결합이 없는 안정적인 기름이다. 탄소 이중결합은 쉽게 부러져 자유 라디칼을 형성하는 약한 고리이다. 따라서 이중결합이 많은 고도불포화지방은 대량의 자유 라디칼을 만들어낸다. 그에 반해 탄소 이중결합이 없는 포화지방은 다량의 자유 라디칼을 만들어 내는 일이 없다. 열과 빛, 산소에 노출되도 정제된 불포화지방처럼 급격하게 산화되거나 산패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으로서 가치가 불포화지방산보다 훨씬 높다. 특히 음식조리나 장기보관용 기름으로 사용할 때 훨씬 유용하다. 포화지방은 일반적인 조리 온도에서도 거의 변질되지 않는다.  그만큼 안전한 기름인 것이다. 만일 집에서 후라이팬 기름으로 사용할 기름을 고른다면 포화지방을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다. 


그리고 공기에 접촉한 상태로 상온에 보관을 하더라도 쉽게 산화되지 않는다. 찬장에 오래 보관하며 필요할 때만 먹어도 안전한 기름이다. 


그렇다면 포화도가 높은 기름 중에서 어떤 기름이 조리할 때 가장 좋을까? 단연 코코넛 오일이다. 코코넛 오일은 모든 식이지방 중에서 산화와 자유 라디칼 생성에 대한 저항력이 가장 강한 기름이다. 우리 인체에 좋은 영향만 주고 나쁜 부작용이 거의 없는 가장 안전한 기름이다. 




트랜스지방, 자타공인 기름 대마왕


공장에서 만들어져 그야말로 가장 인공적인 기름인 트랜스 지방은 우리 몸과 가장 맞지 않는 기름이다. 우리 몸은 천연 지방산을 대사할 수 있지만 인공 지방은 사용 불가능하다.


쇼트닝과 마가린을 대표로 하는 이들 경화유는 식물성 기름을 추출과 정제, 탈취 하면서 섭씨 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장시간에 걸쳐 수 차례 가열된다. 그리고 수소를 첨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고체형 지방으로 형태가 바뀌게 된다. 더 높은 온도에 더 많은 시간 노출될수록 트랜스지방은 더 많이 생성된다.



쇼트닝과 마가린에는 트랜스지방이 평균 35% 가량 들어있는데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48%까지 포함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쇼트닝과 마가린만 조심하면 될까? 아니다. 우리가 흔히 식용유로 사용하는 액체형 식물성 지방도 공장에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생산할 때 15%~19% 가량의 트랜스지방이 생성된다. 따라서 냉압착 방식의 추출 기름이 아니라면 어느 식용유나 그 안에 15~20%는 트랜스 지방이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틀리지 않는다.


트랜스지방은 현대 의학자들이 가장 인체에 해롭다고 보는 기름이다. 이미 많은 연구 결과가 트랜스지방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오늘날 만연된 동맥경화증과 심장병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1997년 발표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따르면 14년 동안 8만명이 넘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939명의 심장마비 환자를 조사해 본 결과 트랜스지방을 다량 섭취한 여성들은 가장 적게 섭취한 여자들에 비해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53%나 높았다.


위 연구가 준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은 심장마비와 총 지방 섭취량은 아무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방을 많이 섭취했다고 심장병이 더 많이 발생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어떤 지방을 섭취하느냐가 심장질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공중위생학 연구진과 브리검 여성 병원 의료진은 심장병을 예방하려면 총 지방 섭취량을 줄일 것이 아니라 트랜스 지방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트랜스 지방은 심장과 혈관질환에만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암과 다발성 경화증, 게실염, 당뇨 합병증을 비롯한 각종 퇴행성 질환에 광범위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오늘날 트랜스지방은 그 고소한 맛과 보존성 때문에 제한 없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제과점과 마트,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식품에 이들 마가린과 쇼트닝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혼밥과 가정식 냉동식품의 강세로 냉동가공식품도 활황을 맞고 있는데 이들 음식도 대부분 경화유를 사용해 조리한 것이다.


감자튀김과 각종 쿠키와 비스킷, 냉동피자, 케이크, 사탕, 아이스크림과 유탕처리된 라면과 튀김 과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모든 음식들이 트랜스지방 범벅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옥수수기름, 콩기름, 홍화씨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 정제된 식물성 기름도 트랜스 지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이들 기름은 이미 공장에서 정제하기 위해 고온 처리하는 과정에 이미 트랜스지방이 일부 형성되었고, 가정에서 조리 과정을 통해 다량의 트랜스지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조리하지 않는 샐러드용 기름은 안전할까? 아니 불행히도 그렇지 못하다. 대부분 매장에서 판매되는 샐러드용 드레싱은 트랜스지방 함유 식품이다.


그렇다면 트랜스 지방에 안전한 기름은 없는 걸까? 포화지방이 비교적 안전하다. 포화지방으로 이뤄진 지방은 내열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조리 과정을 통해 트랜스지방과 자유 라디칼이 생성되지 않는다. 열에 안전한 기름은 포화지방뿐이다. 따라서 집에서 음식 조리용으로 쓰기에는 포화지방만이 안전한 기름이다. 




순수 코코넛 오일 VS MCT 오일


MCT 오일하면 많은 이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방탄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매우 인기 있는 지방이다. 부분적 코코넛 오일로 불리는 MCT 오일은 중사슬 트리글리세리드로서 스포츠 영양제와 병원의 정맥주사액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부 사람들이 MCT 오일을 순수 코코넛 오일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MCT 오일이 100% 중사슬 지방산(MCFA)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순수 코코넛 오일의 중사슬 지방산 함량은 64%에 불과하다. 



MCT 오일이 특별하게 쓰이는 곳은 병원에서 특수한 질병에 걸린 환자들, 예를 들면 흡수 불량 증후군이나 낭포성 섬유증, 간질 환자의 치료와 단백질과 지방 대사와 미네랄 흡수에 문제를 가진 이들을 위해 사용되었다. 병원 미숙아 치료와 양분 공급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시중에 판매되는 분유의 주성분으로 쓰이고 있다. 


MCT 오일은 거의 액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섭씨 24도 아래서 딱딱한 고체로 존재하는 순수 코코넛 오일에 비하면 요리용으로 사용하기 편리하다. 


방탄커피의 창시자이자 15년간 75만 달러를 들여 자신만의 건강식을 발견했던 베스트셀러 <<최강의 식사>>를 쓴 데이브 아스프리는 MCT 오일이 순수 코코넛 오일보다 우월한 기름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MCT 오일을 중시하는 이유는 순수한 MCT 오일이 100% 중사슬 지방산만으로 이뤄져 생체에 가장 잘 작용할 수 있고 흡수율이 좋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반 코코넛 오일보다 6배나 더 많은 중사슬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으며 케톤체를 일반 코코넛 오일보다 훨씬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케톤 다이어트에 보다 적합하단 점을 강조하고 있다. 



   

코코넛 오일과 MCT 오일은 그 구성이 다르다. 순수 코코넛 오일은 라우르산(48%), 카프릴산(8%), 카프르산(7%)와 다양한 천연 기름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반면에 MCT 오일은 카프릴산 75%에 카프르산 25%로 구성된다. 


데이브 아스프리의 말처럼 카프릴산과 카프르산, 라우르산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변환율에 차이가 난다. 탄소수가 적을수록 분해 속도가 빠르고, 간에서 바로 케톤으로 변환 되는 비율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에너지 변환속도는 카프릴산(C8) > 카프릭산(C10) > 라우르산(C12) 순으로 빠르다.


MCT 오일 추종자들은 엄밀하게 말해 라우르산은 중사슬 지방산이 아니라고 말한다. 라우르산이 장사슬 지방산처럼 림프절을 통해 대사되기 때문에 MCT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키백과사전에도 일반적인 중사슬 지방산이 간문맥에서 95% 흡수되는데 반하여 라우르산은 25~30%만이 간문맥에서 흡수된다.

    

반면에 <<코코넛 오일의 기적>>를 쓴 영양학 박사이자 의학자인 브루스 파이프는 순수 코코넛 오일이 MCT 오일보다 훨씬 좋은 기름이라고 주장한다. 


브루스 파이프는 코코넛 오일의 핵심은 라우르산이라고 말한다. 특히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 미생물 효과를 생각하면 라우르산을 대체할 지방산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모유에도 카프르산보다는 라우르산이 많이 들어 있다. 분유에 순수 코코넛 오일 대신 MCT 오일을 넣는 것은 건강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비용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라우르산이 카프르산이나 카프릴산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우르산이 제거된 MCT 오일은 코코넛 오일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빠진 불완전한 형태의 기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천연 코코넛 오일은 불순물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천연 물질들이 냉압착 방식으로 들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체에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라우르산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이 비누와 화장품 클렌징 원료인데, 라우르산을 사용하고 남은 카프르산과 카프릴산을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하는 형태가 MCT 오일이라면서 공장에서 정제한 기름이기 때문에 순수 코코넛 오일보다 몸에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라우르산이 장사슬지방산처럼 림프절을 통해 대사되는 경우는 MCT 오일 위주의 식사를 할 경우만 해당된다고 한다. 장사슬 지방산도 우리 몸에 필요한 지방인데, 장사슬 지방산을 거의 섭취하지 않고 중사슬 지방산만 섭취하게 되면 중사슬 지방산 중 가장 탄소 수가 많은 라우르산을 장사슬지방산처럼 흡수하여 대사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탄소가 14개까지가 중사슬 지방산이다. 라우르산은 탄소가 12개이기 때문에 당연히 중사슬 지방산에 속한다. 


양쪽 입장을 들어보면 코코넛 오일과 MCT 오일 중 무엇을 먹어야 할지 혼동이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입장은 코코넛 오일과 MCT 오일 모두 장점이 뛰어난 기름이므로 함께 이용하면 좋다는 입장이다. 즉 MCT 오일은 중사슬 지방산 활용률이 높고, 다이어트와 알츠하이머 예방과 치료를 위한 케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익한 기름이다. 물론 체중감량 및 장 건강 외에도 다양한 건강상의 잇점이 충분하다. 반면에 순수 코코넛 오일은 수천년 전부터 자연식품이자 천연 항생제로 사용되어 왔고 MCT 오일보다 광범위한 건강상의 이로움이 있으며 각종 요리에 원재료로 활용되어 온 역사가 검증한 기름이다. 


따라서 특정한 기름의 효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사용자의 필요성에 따라 두 가지 기름을 시기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이미지 참조: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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