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언제부터 늙기 시작할까?

당신은 흔히 주변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내가 너 때문에 늙는다. 늙어!”, “힘든 직장 생활 때문에 제가 10년은 먼저 늙었습니다.” "결혼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파싹 늙네요" 이런 말을 듣다보면 늙는 것이 시간의 자연스런 흐름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나 일 때문에 늙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사람은 과연 언제부터 늙기 시작하는지 그 시점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어떤 사람들은 피부에 주름이 한 줄 더 생겼을 때 늙었다고 생각하고, 어떤 이는 돋보기를 쓰지 않으면 신문을 읽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늙었다고 느낀다. 또 어떤 이는 검은 머리에 하나 둘 새치들이 많아지기 시작할 때 늙어감을 절감한다

 


 

정말 우리는 인생의 황혼기 이후에야 늙기 시작하는 걸까?

 

생물학을 배운 사람들은 모든 생명체가 탄생성장성숙노쇠죽음의 과정을 밟는다고 알고 있다. 이러한 일생의 순서도와 흐름도를 고려한다면 우리의 노화는 성숙 과정이 이후, 인생의 후반부에 점진적으로 시작되는 현상이다.

 

동양의 역학자들의 관점도 비슷하다. 역학의 십이운성이란 개념은 탄생에서 번영의 정점을 맞았다가 쇠하고 병들어 죽고 다시 태어나는 생명체의 순환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노화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도 지금까지는 인간의 노화가 인생의 마지막 부분에 질병과 함께 시작되는 점진적 노쇠화 과정이라고 보았다. 즉 노화는 인생의 후반기에 일률적으로 시작되는 일종의 퇴행 현상이라 생각했.

 

하지만 최근 노화 연구자들은 노화의 시작점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노화의 시기는 그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으며 노화의 시초도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된다는 입장이다.



 

노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

 

2015년 미국 듀크대학교 의과대학의 벨스키(D. Belsky) 연구팀은 매우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뉴질랜드인 1037명을 대상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38세까지, 장장 38년에 걸쳐 노화에 관련한 18가지 신체 기능 지표를 측정한 것이다. 그 결과 사람들의 노화의 시작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1. 신체 기능이 쇠퇴하는 것을 노화의 기준으로 볼 때 노화의 시작은 30대에 이미 시작한다.

2. 노화는 개인차가 심하다어떤 사람은 26세부터 노화가 시작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50대에 노화가 시작되기도 한다.

3. 노화 과정의 70%는 환경적 에피제네틱스(epigenetics)의 영향을 받는다.


벨스키 연구팀의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노화가 매우 개인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노화는 개인차가 심한데, 이것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변수가 함께 고려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벨스키 연구팀은 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의 노화 방지 노력은 늙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찌감치 젊을 때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뇌와 간은 노화의 시작이 다르다"

사람은 조직 기관별로 노화의 시작점 달라

 

여기서 더 나아가 노화 현상이란 개인 수준에서만 다른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의 신체 조직 기관별로도 노화의 시작은 제각각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지는 인간의 각 신체별 노화의 시작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의 오장육부와 조직과 기관은 같은 사람의 것임에도 각각 노화의 시점이 달랐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한 사람의 뇌와 간은 노화의 시작이 판이하게 다르다. 인간의 뇌는 20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반면에 간은 70세에 도달해서야 늙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흔히 수능 볼 때는 영어단어를 잘 외웠는데 마흔이 되니 잘 외워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이 말이 진실임이 증명된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의 뇌는 수능을 보고 난 스무살 무렵부터 늙기 시작한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지금까지는 흔히 70세 이후 치매가 나타나면서 뇌의 노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의 뇌는 몸과 마음이 팔팔한 20세부터 늙기 시작하는 것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뇌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는 20세 이후에도 끊임없이 공부를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간은 매우 젊음이 오래 유지되는 기관이다. 70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 건강이 좋지 못하다. 지방간과 B형 간염, 감암으로 40대부터 간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은 제대로 관리해주면 평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기관인데 얼마나 혹사를 시켰으면 70세부터 노화가 시작되는 기관이 40대에 고장이 나고 마는 걸까? 음주와 폭식, 과로와 스트레스는 간과는 상극이다. 간이 제 나이를 찾을 수 있도록 각별히 아껴주어야 할 것이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지는 그 외에도 대장과 소장은 55세부터 노화가 시작되며, 유방은 25, 방광은 65, 허파 20, 사람의 음성은 65, 눈은 40, 간장은 70, 신장은 50, 전립선 50, 35, 치아 40, 근육 30, 청각 55, 피부 25, 미각과 후각 60, 임신 여부 35, 머리털은 50세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앞의 결과들을 한번 연령에 따라 분류해 보자.


20대 노화 시작 기관: (20), 허파(20), 유방(25), 피부(25)

30대 노화 시작 기관: 근육(30), (35), 임신 여부(35)

40대 노화 시작 기관: 치아(40), (40),

50대 노화 시작 기관: 신장(50), 전립선(50), 머리털(50), 청각(55), 대장과 소장(55)

60대 노화 시작 기관: 미각과 후각(60), 방광(65), 음성(65)

70대 노화 시작 기관: (70)

 

위 사실은 우리가 건강을 관리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첫째, 연령대에 따른 별도의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운동을 정하고, 영양제를 보충하고, 생활습관을 형성할 때 각각 연령대 별로 노화 예방을 위한 맞춤식 자기관리 방법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보충영양소와 운동 및 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뇌에 좋은 영양제인 오메가3와 아스타잔틴과 같은 영양제는 20세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늦어도 30세부터는 퇴화되는 근육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근육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40대가 되면 치과에 더 자주 가고, 치간 칫솔과 치실을 꼭 사용하도록 하고, 칼슘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40대는 노안이 시작되는 만큼 황반색소를 보충해주기 위해 루테인과 지아잔틴 등의 눈 보호 영양제를 보충해주도록 한다.



 

둘째, 노화를 관리할 때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아무래도 여성쪽이 남성보다 노화에 더욱 취약한 것 같다. 여성에게 민감한 기관인 피부(25)나 유방(25), 임신 여부(35)가 남성 기관인 전립선(50)보다 더 빨리 늙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늦어져 만산이 많은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되도록 이른 나이에 출산을 마치는 것이 좋겠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보다 더 수명이 길지만 노화의 영향은 일찍 받는 만큼 노화 관리를 더 일찍 시작하고 평소에 노화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오늘날 이 시대에 각별히 신경을 써 주어야 하는 신체 기관이 따로 있다.

 

정보화 시대에 혹사되고 있는 뇌와 눈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 4차산업 시대를 맞아 우리 두뇌가 처리해야 하는 정보량은 해마다 기아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주로 시각적 정보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영상기술의 발달과 핸드폰의 일상화로 우리의 눈은 혹사되고 있다.

 

뇌의 노화와 퇴화는 조기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매는 본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에 너무나도 큰 부담을 지우는 사회적 질병인 만큼 스무살부터 특별 관리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허파의 노화가 20세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최근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기관이 폐와 기관지이다. 사람의 폐는 한 번 상하면 다시 복구가 되지 않는다. 미세먼지에 의한 손상은 영구손상이다. 그런데 이 기관이 20세부터 늙기 시작한다고 한다. 앞으로 100년 장수 시대가 열렸는데 이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일 20세에 폐에 문제가 생기면 80년을 고생해야 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뇌와 폐건강 만큼은 20세부터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겠다.

 

이상을 통해 볼 때 종래에 인생 후반기에 시작하는 노화관리 방식은 문제가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화 관리는 스무살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 하고, 늦어도 30대에는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노화 예방법 역시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노화의 양상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개인이 제대로 노화관리를 하려면 몸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지 말고 각각 조직과 기관의 노화 차이에 따른 별도의 노화관리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젠 노화관리도 단순히 100세 장수 시대를 열기 위한 총론적 방법보다는 각 주요 조직과 장기의 노화를 예방하기 위한 세부적인 각론을 연구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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